최근 게임관련 정책과 관련해 한 대학교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었다. 많은 시간이 할애되진 않았기에 깊거나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게임과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집단인 학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요즘 벌어지는 다양한 토론회가 오히려 걱정이 된다는 말을 듣게 됐다. 당시엔 너무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가볍게 웃어 넘겼지만 최근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이켜보니 최근 게임을 주제로 한 간담회나 토론회 혹은 미팅이나 인터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언론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혹은 자신의 주장을 사설이나 칼럼 형태로 담아내는 글도 많아졌다. 내용은 분야별로 다양했지만 논점은 하나였다. 지금까지의 게임산업을 바꿔야 된다는 것이다.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은 '많은 것이 모자른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던 기자에게 '많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다소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특히, 예정에 없던 장미대선을 앞두고 그동안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을 해오던 학자들 사이에서 그동안 아무런 관심을 표명하지 않다가 최근 갑자기 게임산업에 관심을 표하고 게임산업과 관련된 발언을 하는 학자들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행동이 순수하게 게임산업을 위한 것이 아닌 무엇인가 다른 의도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속마음을 알 수는 없으나 지금 여러 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진심인지 거짓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도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게임산업과 관련해 최근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이들이 정말로 게임업계를 진정으로 위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게임업계를 되살려야 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분들이 게임업계를 더 망치려고 하는 것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만난 모 교수가 했던 말이다. 진짜 업계인들 모두가 스스로에게 한번쯤은 자문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