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IT기기 제조업체인 레노버가 올해부터 게이밍 하드웨어, e스포츠 시장을 포함한 전체 게임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연간 매출액 50조 원에 육박하는 PC시장 1위 기업이 뛰어난 성능과 가격으로 중무장한 게이밍 하드웨어 브랜드 '리전'을 앞세워 게이머 사로잡기에 나섰습니다.
PC, 모바일기기를 제조하는 전문제조사들에게 있어 게이밍 시장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장비를 구매해 적극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게이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게이밍 하드웨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난 성능의 게이밍 제품을 내세우며 경쟁을 하고 있을 때 레노버는 하나의 트랙을 더 추가하게 됩니다.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지 않고 구매력을 가지는 모든 젊은 소비자들을 잠정적 게이머로 보고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게이밍 브렌드 ‘리전’을 바탕으로 한 e스포츠 대회 운영을 시작한 것이지요.
그들이 진행하는 e스포츠 대회는 프로가 대상이 아닌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합니다. 게임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게이머와 비게이머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레노버가 프로 선수들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아마추어 시장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것이죠.
일반 게이머들이 느끼는 프로와의 비현실적인 격차를 아마추어라는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친근하게 만들고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자신을 알리고 프로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니 레노버에게는 잠재적 구매고객 확보와 아마추어 e스포츠 시장을 선점하는 일석이조의 선택이 되는 셈입니다.
프로경기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었던 1회와 2회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레노버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리전 오브 챔피언스’의 경기를 프로 경기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홍콩/마카오,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1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격상시킨 것이죠.
대회의 성격은 프로로 활동하는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에게만 참가 자격을 부여했지만 모든 부분에 있어서 프로 리그와 비교해도 부족할 것이 없는 수준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약한 환경에 있는 아마추어들을 위해 대회에 필요한 모든 경비는 주최측이 지원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경기가 모든 비용을 자비로 해결하거나 사실상 받으나 마나 한 매우 적은 소량의 금액을 지원받는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레노버의 행보는 파격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 합니다. 여기에 연습을 위한 레노버의 게이밍 하드웨어가 모든 선수들에게 지원이 되었습니다.
물론 최정상급 프로 경기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그래도 아마추어들에게 프로 경기 스케일에 대한 간접 경험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e스포츠 시장의 성장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이지만 규모에서 LoC를 능가할 아마추어 대회는 없는 수준이니 레노버가 아마추어 시장에 얼마나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지 이해가 될 것 입니다.
아마추어 리그를 바라보는 개최국 태국 시장의 분위기도 상당히 성숙합니다. 아마추어 단계에서부터 프로로 육성하기 위한 매니저와 스텝을 붙여주는 게임단이 있으며 많지는 않지만 선수들에게 가장 큰 무기이자 힘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는 팬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일반 스포츠에서만 후원 활동을 하는 이온 음료 업체, 현지의 식품 업체들이 LoC의 스폰서를 자처했습니다. 동남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태국 e스포츠 시장의 저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수들의 분위기도 프로와는 다릅니다. 아마추어의 패기로 볼 수 있을까요? 한국 e스포츠 시장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기량으로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선수들의 모습, 실제로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경기를 진행하는 리그가 존재하며 아마추어가 프로를 상대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지의 e스포츠 문화는 엘리트에 엘리트만 인정받는 한국과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문화도, 생각도, 경기에 참여하는 이유도 제각각인 11개 국가의 선수들이 모인 LoC의 첫 날 경기에서는 한국, 태국, 대만,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4강 체제가 완성되었습니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는 28일, 세계 최고의 아마추어 팀이라는 영광이 어느 국가에게 돌아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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