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와 한국게임학회가 '늘어나는 중국게임 수입 어떻게 봐야하나'를 주제로 신년 토론회를 진행한 가운데,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중국 게임 수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소녀전선'이나 '왕이되는자' 등 중국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판호 발급을 재개했음에도 외산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를 전혀 발급하고 있지 않아 한국과 중국 사이의 불균형한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모바일 게임 매출 100위 권 게임 중 35개가 중국 게임에 해당한다.
국내 게임사 부족 현상으로 인해 중국 게임 수입은 불가피하다
이엔피게임즈 역시 '반지' 등 중국 게임을 활발하게 수입하고 있는 게임사. 이승재 대표는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게임이 줄어들면서 중국 게임을 서비스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국내 게임사 수가 크게 감소하는 반면, 종사자의 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국내 게임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국내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국산 게임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부득이하게 중국 게임을 서비스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어 그는 국내 중소 개발사들이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대형 게임사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투자 환경으로 많은 중소 개발사들이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래픽이나 유료화 모델 등 단기적인 수입에만 집중하는데, 이로 인해 자본력을 갖춘 대형 게임사들에게 국내 중소 개발사들이 밀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
여기에 구글 플레이 등 마켓 사업자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중국 개발사들이 자체 서비스에 나서며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 개발 및 서비스,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직면한 문제점이다.
중소 개발사의 위기, 한국 게임만의 경쟁력 필요하다
그는 중국 게임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내 중소 게임사들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무한 경쟁 시대에서 단순히 중국 게임의 수입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중소 게임사들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 이승재 대표의 입장.
중국 게임들의 경우 기술 노하우나 발전한 유료화 모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분명한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국내 게임에서는 이런 차별화된 매력이 부족하다. 또한 그는 중국 게임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개발사들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 게임의 수입과 관계 없이 국내 게임사들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창의성과 상업화를 융합할 수 있는 전방위적이고 장기적인 R&D가 필요한 것은 물론, 개발사들의 실패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승재 대표의 입장. '브롤스타즈'와 '클래스 로얄' 등 인기 게임들을 연이어 출시하는 개발사 슈퍼셀이 위치한 핀란드의 경우, 초기 개발 자금으로 7억 원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게임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노력이나 과정에 따라 대출 금액을 감액해주는 등의 지원을 제공한다.
이승재 대표는 "이미 대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중소 개발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게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라며 "무한 경쟁 시대에서 특정 현상으로 인해 중국 게임의 수입을 제한하는 것으로는 효과가 없다. 국내 게임사가 경쟁력을 갖춘다면 중국 게임의 수입을 자연스럽게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태희 팀장,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이 참석해 늘어나는 중국게임의 수입과 국내 게임사들의 대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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