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가끔만 생각나도 게임중독 고위험군? 광주정신건강복지센터의 황당한 게임중독 자가진단표

등록일 2019년06월08일 2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 질병 코드 등재와 관련해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한 공공기관이 의학이나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은 진단 지표를 사용해 엉터리 게임중독 진단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기관은 바로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이 기관에서 제공하는 자가검진 항목 중 '인터넷 게임중독 척도' 자가진단(바로가기)은 설문한 대상 모두들 무조건 잠재적 위험군으로 보고 있는 심각한 오류가 있음이 게임포커스의 취재결과 확인됐다.

 

문제가 되는 한국형 진단 기준 IGUESS

 

이 진단표의 문제점은 바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게임중독 선별 도구(Internet Gaming Use-Elicited Symptom Screen, IGUESS)’를 사용함에 있다.

 

IGUESS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DSM-5를 바탕으로 한국 연구진(조선진, 이해국, 임현우 등)에 의해 개발된 자가 보고식 선별 척도로 이 척도는 9가지의 항목을 지난 12개월간 경험한 빈도에 따라 0에서 3까지 체크하며 10점을 절단 점수로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타당화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즉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이를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로 사용할 수는 없는 상황.

 

모든 설문에 전혀 아님을 눌러도 잠재적 위험군이다 하나만 선택해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자가진단에 참여하는 모든 일반인은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

하지만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이 지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진단표에는 10점으로 언급된 절단 점수 즉, 모두 아니다를 선택했을 때 나타나야 될 일반 사용자라는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혀 아님’을 모든 문항에 체크해도 결과는 ‘잠재적 위험군’으로 표시된다.

 

중독포럼에서 공개된 최소 점수가 1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지표 중 단 하나라도 ‘가끔 그렇다’, ‘자주 그렇다’, ‘거의 항상 그렇다’를 누르게 되면 그 즉시 ‘고위험군’으로 분류 된다. 혹시나 연령과 성별, 지역에 따라 조금씩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않을까 하고 반복해서 설문에 응했지만 ‘잠재적 위험군’과 ‘고위험군’ 단 두 가지의 결과만을 볼 수 있었다.

 

중독포험에 개시되어 있는 게임중독 진단 선별 도구의 설명(절단지표10)

 

공식 홈페이지의 설계상의 오류가 아니라면 이 설문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이 아니라 정신의학계가 주장하는 중독자, 혹은 중독 고위험군에 확실하게 속하는 사람이 중독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판단하는 용도로 사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설문 자체가 설문에 응하는 모든 일반인들을 ‘잠재적 위험군’으로 나누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어 수정이 시급하다.

 

한편, 문제가 되는 해당 진단표의 기준이 된 IGUESS는 국내에서 게임중독 질병화 추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카톨릭대 이해국 교수가 참여했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