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 질병 코드 등재와 관련해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한 공공기관이 의학이나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은 진단 지표를 사용해 엉터리 게임중독 진단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기관은 바로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이 기관에서 제공하는 자가검진 항목 중 '인터넷 게임중독 척도' 자가진단(바로가기)은 설문한 대상 모두들 무조건 잠재적 위험군으로 보고 있는 심각한 오류가 있음이 게임포커스의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진단표의 문제점은 바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게임중독 선별 도구(Internet Gaming Use-Elicited Symptom Screen, IGUESS)’를 사용함에 있다.
IGUESS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DSM-5를 바탕으로 한국 연구진(조선진, 이해국, 임현우 등)에 의해 개발된 자가 보고식 선별 척도로 이 척도는 9가지의 항목을 지난 12개월간 경험한 빈도에 따라 0에서 3까지 체크하며 10점을 절단 점수로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타당화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즉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이를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로 사용할 수는 없는 상황.
자가진단에 참여하는 모든 일반인은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
하지만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이 지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진단표에는 10점으로 언급된 절단 점수 즉, 모두 아니다를 선택했을 때 나타나야 될 일반 사용자라는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혀 아님’을 모든 문항에 체크해도 결과는 ‘잠재적 위험군’으로 표시된다.
중독포럼에서 공개된 최소 점수가 1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지표 중 단 하나라도 ‘가끔 그렇다’, ‘자주 그렇다’, ‘거의 항상 그렇다’를 누르게 되면 그 즉시 ‘고위험군’으로 분류 된다. 혹시나 연령과 성별, 지역에 따라 조금씩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않을까 하고 반복해서 설문에 응했지만 ‘잠재적 위험군’과 ‘고위험군’ 단 두 가지의 결과만을 볼 수 있었다.
공식 홈페이지의 설계상의 오류가 아니라면 이 설문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이 아니라 정신의학계가 주장하는 중독자, 혹은 중독 고위험군에 확실하게 속하는 사람이 중독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판단하는 용도로 사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설문 자체가 설문에 응하는 모든 일반인들을 ‘잠재적 위험군’으로 나누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어 수정이 시급하다.
한편, 문제가 되는 해당 진단표의 기준이 된 IGUESS는 국내에서 게임중독 질병화 추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카톨릭대 이해국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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