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이 되어 스토리 즐기는 '드래곤볼 Z 카카로트', 팬이라면 실망 않을 것

등록일 2020년03월05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드래곤볼 Z'의 세계를 무대로 주인공 손오공(카카로트)이 되어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드래곤볼 Z 카카로트'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다. 트로피 난이도가 꽤 낮은 편이라 스토리 클리어 후 하루 정도만 투자하면 누구나 무난하게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오공 체험 액션 RPG'라는 장르를 달고나온 것처럼 손오공이 되어 드래곤볼 Z 스토리를 따라가며 즐기는 게임이다.
 


 
사이버커넥트투 특유의 애니메이션 그래픽으로 표현된 '드래곤볼 Z'의 이야기는 기존 드래곤볼 게임에서는 다 그려내지 못한 원작의 명장면을 비롯한 세세한 장면, 본편에 다뤄지지 않은 처음 그려지는 장면까지 수록되어 드래곤볼 시리즈 팬이라면 지금까지 게임들에서 느낀 아쉬움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느낀 점을 정리해 본다.
 
스크린샷 제공, 리뷰 작성: 爆乳P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사실 리뷰어나 기자는 물론 많은 팬들이 'RPG'로 드래곤볼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에 과거 패미컴용으로 나왔던 카드 배틀 스타일을 기대했을 것 같다. 보드게임 형식으로 진행되는 '드래곤볼' 시리즈부터 플레이한 기자로서는 그런 스타일도 살짝 기대했는데...
 


 
실제 게임은 당연하다면 당연히 기존 '제노버스'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는 전투 스타일에 RPG 스타일이 가미된 게임으로 나왔다.
 
드래곤볼다운 느낌을 살리려 애쓴 느낌이 났고, 역시 구식 턴제 전투를 기대했던 건 무리였다는 생각도 든다. '용과같이7'이 일본 RPG사에 남을 초절 걸작으로 나와 턴제 RPG의 힘을 보여준 직후에 플레이해서 그런 기대가 생겼던 걸까.
 
원작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에서 생기는 장단점
제노버스 스타일의 전투 시스템이라 기본적인 속도감이나 타격감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스토리를 따라가야 하는 게임이다보니 커스텀 캐릭터에 모든 등장인물의 필살기를 배워서 조합할 수 있었던 제노버스와 달리 원작대로 캐릭터마다 스킬이 지정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운용 가능한 스킬이나 전투 양상이 제노버스보다 단조롭게 느껴지는 면은 있다.
 


 
제노버스에서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해서 프리저의 데스빔이나 데스볼을 구사하는 식의 전투는 불가능하고, 원작에서 사용하던 기술들만 사용해 전투에 임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적어서 전투가 단조롭다는 느낌을 조금 받게 된다. 손오공, 베지터, 손오반, 피콜로, 트랭크스(미래)가 조작 가능한 캐릭터로 나머지 동료들은 서포트 전용으로만 출연한다.
 


 
서포트 캐릭터의 경우 야무치와 크리링이 너무 성능이 좋았다. 사실상 이 둘만 파티에 넣으면 전투에서 어려움을 겪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서포트를 쓰지 못하는 전투도 많으니 어느 정도 조작에 익숙해질 필요는 있다.
 
'Z'의 시작과 끝, 사이어인 등장부터 마인 부우와의 대결까지
기본적인 스토리는 'Z'의 시작과 끝, 사이어인 참전부터 마인 부우전까지를 그린다. 스토리를 충실히 담고 원작 장면들을 재현하고 있지만 원작을 보지 않고 게임만으로 스토리를 다 보고 이해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 서브 스토리(손오공과 피콜로의 운전면허 등)가 수록되었고 메인스토리에서 등장하지 않는 주변 인물들의 소소한 사이드 스토리가 나오는 건 볼거리이다. 원작 팬이라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손오공의 초사이어인 변신, 마인 부우와의 최종전과 같은, 원작에서도 중요한 스토리의 분기 부분에는 제법 기합을 넣은 연출을 볼 수 있어서 이런 부분만으로도 팬이라면 한번쯤 플레이해볼만 하다.
 


 
시나리오 초중반 루즈하게 진행하다 뒷부분에서 기합을 넣은 연출에 드래곤볼 뽕이 차는 느낌으로 텐션 조절을 잘 하고 있다.
 
RPG 요소를 두루 즐겨보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느껴진다
RPG 요소를 보면 기본기는 충실하게 잡았다고 느꼈다.
 
드래곤볼 모으기, 요리재료나 메카닉 개발 재료 수집을 위해 마을을 돌아다니고 낚시도 하고 마을 사람들 부탁도 들어주고.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콘텐츠들은 아니지만 RPG니까 들어있는 요소라는 느낌도 조금 받았다.
 


 
스킬을 배울 때 필요한 'D 메달'이나 '오브'류는 맵을 꼼꼼하게 보면서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남아돌 텐데, 메인 스토리만 빠르게 밀려는 유저들에게는 어떤 의미에서 게임의 허들로 기능한다.
 
메인 스토리만 따라갈 게 아니라 드래곤볼 Z의 세계를 즐기라는 개발진의 의도대로 플레이한다면 막히는 곳도 없고 밸런스도 잘 맞아떨어질 텐데, 스토리만 보려는 유저에겐 부담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드래곤볼 Z 카카로트'를 RPG로 평가한다면 무난하게 할만했다는 정도로 평가해야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땅을 뛰어다니는 RPG와 다르게 날아다니는 것이 기본인 세계관이라 속도감 있게 이동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아쉬운 점들
드래곤볼 Z 카카로트의 단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역시 캐릭터에 대한 부분일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스토리 중 이벤트로 잠깐 쓸 수 있는 초베지트나 오천크스같은 캐릭터를 엔딩 후의 프리 세션에서 플레이할 수 없게 해 둔 것은 이해하기 힘든 판단이다.
 
스토리 상에서야 그렇다 쳐도, 스킬도 오리지널로 다 만들어 두고 프리 모드에서 사용을 못 하게 막은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스토리를 진행해버리면 과거 서브 퀘스트를 할 수 없다는 부분이다.
 
드래곤볼 Z 카카로트의 오리지널 요소 '커뮤니티 보드'는 역대 드래곤볼에 등장했던 캐릭터의 앰블럼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여러가지 버프를 받는 기능이 있는데, 보통 캐릭터 엠블럼은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해서 받게 된다. 그런데 메인 스토리 진행해 따라 지나친 서브 퀘스트는 다시 받을 수 없어서 퀘스트 관리를 안 하고 메인 스토리를 밀어버린 유저는 앰블럼이 비어서 커뮤니티 보드 버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추후 DLC로 트랭크스의 타임머신으로 과거 퀘스트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타임머신은 정비중이라 사용할 수 없다고 하고 언제 업데이트될지 알 수 없으니 이제 시작하려는 유저라면 미리미리 서브 퀘스트를 정리하고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길 권한다.
 
총평
기본적으로 제노버스 전투를 베이스로 한 무난한 RPG 타이틀이었다. 팬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을 테고, 드래곤볼이라는 이름은 알지만 잘 모르는 유저라면 게임으로 입문하며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트로피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메인 스토리를 클리어하고 하루 정도만 투자하면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게임을 즐기며 트로피도 쉽게 획득하고 싶다는 유저에게도 추천한다.
 
시리즈가 오래되었으니 스토리를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임으로 적절했다고 본다. 그리고 다음에는 올드 스타일로 턴제 전투 RPG 하나 내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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