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게이머들을 놀라게 한 깜짝 소식이 있었다. 아틀러스의 대표 RPG 시리즈 '페르소나'의 명작 '페르소나 4 더 골든'이 스팀으로 발매된 것. "본편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외전은 잘 해봐야 닌텐도까지"라는 팬들 사이의 암묵적인 룰을 깨고 마침내 페르소나가 PC의 영역까지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페르소나 4 더 골든'은 2008년 플레이스테이션2로 발매된 '페르소나 4'에 여러 콘텐츠와 후일담을 더한 완전판으로, 2012년 비운의 게임기인 PS Vita 독점으로 발매된 바 있다.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작이지만, PS Vita를 구매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흠이라면 흠. 마침내 PC로도 '페르소나 4 더 골든'을 즐길 수 있게 되어 팬들 역시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JRPG의 건재함을 과시한 '페르소나 5'도 좋은 작품이지만 '페르소나 4 더 골든'을 빼놓고 페르소나 시리즈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발매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최신 게임 못지 않은 구성과 깊이를 갖추고 있는 '페르소나 4 더 골든'을 보면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이라는 칭호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단순히 PS Vita 버전을 PC로 옮긴 것만은 아니다. 해상도 확장을 통해 PS Vita보다 더욱 선명한 화질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 역시 대폭 인하되어 부담없이 명작을 즐길 수 있다. 시리즈 팬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페르소나 5'로 시리즈에 처음 입문해본 초심자들도 꼭 즐겨보면 좋을 타이틀이다. '페르소나 4 더 골든'까지 PC의 품에 돌려보낸 PS Vita, 이젠 정말 안녕을 말할 때가 된 듯하다.
더욱 선명한 해상도로 P4G의 재미를, 영-일 음성도 지원한다
기존에도 콘솔 독점 타이틀이 PC로 발매되는 일이 많았다. 다만 개중에는 기기의 성능 차이를 간과하고 단순히 게임을 이식해 해상도나 조작 체계 부분에서 아쉬움을 낳은 게임들도 많다. 워낙 갑작스럽게 '페르소나 4 더 골든'의 PC 이식이 발표되어 걱정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다. 8년 전 게임이기에 얼핏 보면 아쉬운 그래픽이지만, 찬찬히 변화를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의 발전이 있다.
PC(스팀) 버전에서는 HD로 해상도가 리마스터 되었다. 최대 1920x1080까지도 지원하는데, PS Vita 버전이나 플레이스테이션2로 발매되었던 원작과 비교하면 텍스처가 선명해지고 색감 역시 보다 원색에 가까워졌다. PS Vita 버전의 경우 일부 구간에서는 계단 현상이 두드러졌던 반면, PC 버전에서는 모든 장면에서 쾌적한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페르소나 4 더 골든'은 노란색을 중심으로 원색 계열의 색감을 주로 사용하기에 HD 리마스터로 게임을 즐기면 더욱 강렬한 경험을 느낄 것이다.
사소하지만 영어와 일어 음성을 모두 제공한다는 점도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는 긍정적인 부분. 페르소나 시리즈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영어 음성을 녹음한 성우진들이 꽤나 호화로운 편이다. 평소에 북미 지역의 성우에도 관심을 가졌다면 듣는 재미까지 더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콘텐츠의 완성도가 상당했던 만큼, 스팀 버전에서 더해지거나 삭제된 콘텐츠는 없다. '페르소나 4 더 골든'에서 새롭게 추가된 네트워크 요소들도 그대로 수록. 다만 콘솔 버전의 조작 체계를 키보드에 맞춰 제공하는데, Q와 E키로만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게임패드를 사용한 조작도 제공하지만 진동 기능은 탑재되어 있지 않다. 작품 내에서 진동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팬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간혹 일부 PC에서는 애니메이션 출력이 지연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기자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어 기기 사양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게이머들의 기기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는 상황. 아직 애니메이션 출력 문제와 관련된 공식적인 해결책이 없는 만큼, 조금 기다려볼 필요가 있겠다.
본편의 아쉬움 보완한 완전판, 풍성한 콘텐츠로 무장했다
새삼스럽지만 초심자들을 위해 본편과의 차이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본편 발매 이후 추가 콘텐츠를 대거 수록하고 신규 인물을 등장시킨 완전판을 선보이는 페르소나 시리즈 전통의 방식은 사실상 '페르소나 4 더 골든'의 흥행 이후로 굳어진 셈. '페르소나 3'도 PSP 이식작과 후일담인 'FES'을 통해 확장판을 선보였지만, 완전판이라 부를 정도의 대대적인 변화를 준 것은 '페르소나 4 더 골든'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페르소나 4'도 상당한 수작이지만, 사실 내면을 이리저리 살펴보면 불편한 부분들이 많았다.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셔플 타임'은 단조로워서 후반부로 갈수록 짜증을 유발하며, 캐릭터 간의 성능으로 인해 버려지는 파티 구성원들도 있었다. 특히 페르소나 합체의 경우 플레이어가 일일이 모든 조합 가능성을 실험해봐야 해서 '페르소나 4'는 사실 대중적이기 보다는 상당히 하드코어한 JRPG에 가까운 편이었다.
'페르소나 4 더 골든'은 이에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고 게임에 볼륨을 더해주는 새로운 콘텐츠를 다수 추가한 버전이다. '셔플 타임'은 '올 겟 보너스'를 노리는 퍼즐 게임의 형태로 변경되었으며, 페르소나 합체 역시 '검색 합체' 기능을 통해 결과물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편의성이 대폭 증가했다. 여기에 일부 캐릭터의 성능을 개편하고 합체 기술 등을 추가해 파티를 꾸리는 과정에서의 전략적인 폭도 더욱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완전판 만의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도 '페르소나 4'보다는 '페르소나 4 더 골든'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원작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12월까지만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지만, '페르소나 4 더 골든'에서는 2월까지로 그 기간이 연장되었다. 물론 늘어난 분량만큼 불꽃놀이, 스키장 등 여러 이벤트와 또다른 분기 스토리가 추가된 것은 덤. 신규 캐릭터 '마리'의 존재감은 조금 평가가 갈릴 수 있지만, 그래도 게임 전체의 구성에 풍성함을 더해주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PS Vita 시기의 역작 P4G, 앞으로는 PC로 즐기자
스팀을 통해서도 발매된 '페르소나 4 더 골든'은 원작 '페르소나 4'에 여러 추가 요소들을 더한 완전판이다. 발매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최신작인 '페르소나 5 더 로열'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완성도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등 시리즈 최고 명작의 품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단순히 PS Vita 버전을 PC로 이식한 것이 아니라 HD 리마스터를 거쳐 보다 선명한 화질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시리즈 초심자 이외에도 기존 팬들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 원색 계열의 색감이 상당히 부각되는데,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 다만 키보드 조작이 조금 불편하고 게임패드 이용 시 진동 기능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페르소나 4 더 골든'을 즐기기 위해 PS Vita를 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페르소나 4 더 골든'과 PS Vita는 뗄 수 없는 사이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카트리지 생산 종료에 이어 마지막 존재 이유이던 '페르소나 4 더 골든'까지 PC의 품으로 보내주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정말 PS Vita와 작별해야 할 시간이 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가격은 일반판의 경우 19,800원, 디지털 디럭스(아트 및 사운드트랙 포함)의 경우 24,8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기자처럼 사놓고 후회하지 말고 팬이라면 처음부터 디지털 디럭스를 구매하자.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