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한마디에 강백호와 기자의 가슴도 뛰었다. 전설적인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의 감동이 모바일 게임으로도 재현될 예정이다.
디엔에이가 7월 3일부터 7일까지, 자사가 올 여름 정식 서비스할 예정인 모바일 농구 게임 '슬램덩크'의 CBT를 진행했다. '슬램덩크'는 동명의 인기 스포츠 만화 IP를 사용한 3대 3(모드에 따라서는 최대 5대 5)으로 농구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 원작에 등장한 인기 캐릭터들을 직접 육성하고 조작할 수 있다.
'슬램덩크' 모바일은 중국에서 한차례 서비스되어 출시 초반 좋은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에서 한차례 성공을 거두고 국내 시장을 연이어 공략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국내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현지화 수준을 보여주는 경우도 종종 있어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슬램덩크' 모바일은 뭔가 다르다. 오프닝 영상에서부터 박상민의 "너에게로 가는 길"이 정겨운 음질과 함께 플레이어를 반겨준다. 스토리 영상에서는 일본어 음성이 재생되지만, 이 밖의 게임 내 거의 모든 콘텐츠에서는 한국어 음성을 만나볼 수 있는 점도 디엔에이 측이 현지화에 신경을 썼다는 증거. 농구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라 정식 출시를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다.
위치 선정 중요한 모바일 농구 게임, 입문은 쉽되 마스터는 어렵게
디엔에이가 국내에 서비스할 예정인 '슬램덩크'는 모드에 따라서는 최대 5대 5로 농구 대결을 펼칠 수 있는 농구 게임이다. 다만 5대 5 대전의 경우 주말 특정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어 주된 플레이 모드는 3대 3 하프 코트 대결. 여타 모바일 게임의 요일 던전 같은 콘텐츠는 없지만 PvP 콘텐츠가 주가 되는 만큼, '왕자영요' 같은 모바일 대전 게임의 형태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복잡한 조작이 어려운 모바일 플랫폼을 감안해 '슬램덩크'의 조작법은 단순하다. 블로킹, 패스, 슛 등 농구 게임의 기본적인 조작 방법들은 대부분 터치 한번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캐릭터의 필살기 역시 복잡한 조작 없이 터치 한번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 농구의 기본적인 전술이나 경기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별도의 튜토리얼 없이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조작이 단순한 대신 '슬램덩크'에서 중요한 것은 위치 선정과 타이밍 싸움이다. 플레이어가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질 경우, 다른 플레이어가 견제를 하지 않는 '노 마크' 상태에서는 골이 들어갈 확률이 대폭 상승한다. 하프 코트에서 주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좁은 코트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어떻게 따돌리고 득점 기회를 얻을 것인지에 대한 눈치 싸움이 재미. 타이밍에 맞춰 공을 막거나 가로채는 등의 타이밍 싸움도 농구 게임으로서 '슬램덩크' 모바일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요소다.
이에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도 '슬램덩크' 모바일이 매력적인 이유다. 플레이어의 선수 레벨이 올라가면서 스킬을 강화하고 특수 능력들이 더해지는데,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와 아군의 시너지, 다른 플레이어의 특성을 알면 알수록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가 늘어나게 된다. 다만, CBT 버전에서는 인원의 문제로 인해 AI와 매칭되는 경우가 잦아 '슬램덩크'의 제대로 된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AI 매칭을 최소화해야 국내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슬램덩크'의 감동을 다시 한번, 캐릭터 획득도 어렵지 않다
원작이 있는 만큼, '슬램덩크' 모바일에서 원작의 감동을 얼마나 느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PvP 콘텐츠 이외에도 게임 내에서는 싱글 모드를 통해 원작 '슬램덩크'의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다. 음성이 일본어인 점은 조금 아쉽지만, '슬램덩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 꽤나 세심하게 꾸며진 것이 특징. 스토리에 맞춰 미션을 달성하는 등의 도전 과제 위주로 싱글 모드가 구성되어 있어 랭크전 이전 게임에 익숙해지기 좋겠다.
CBT 버전을 기준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약 15종 정도. 앞서 게임을 서비스 중인 중국과 비교하면 캐릭터 풀이 좁은 편인데, 정식 출시 이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캐릭터
를 업데이트할 것인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각 캐릭터들은 포지션 이외에도 저마다 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강백호'의 경우 '훅훅 디펜스'가 구현되어 있는 등 원작의 요소들을 적절하게 녹여냈다. 원작에서는 존재감이 조금 옅었던(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안경선배 권준호'의 성능이 생각보다 준수하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게임인 만큼 캐릭터 획득에 대부분의 BM이 집중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점 내에서 특정 금액을 지불하고 캐릭터를 확정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CBT 버전을 기준으로 캐릭터를 획득하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캐릭터의 태생 등급이 없이 모든 캐릭터가 최하 등급부터 성장하는 것 역시 기존의 모바일 게임 흐름에 지친 게이머라면 반가울 만한 부분.
중요한 것은 마스터리와 잠재력, 육성 난이도는 높다
캐릭터도 정가로 구매할 수 있고 PvP 중심의 게임에서 돈은 뭘로 벌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캐릭터의 입수 난이도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얻은 캐릭터를 최고 수준까지 육성하는데 필요한 노력은 여느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캐릭터의 육성은 크게 레벨과 마스터리, 잠재력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레벨 육성은 게임 내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화로 올릴 수 있지만 마스터리와 잠재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핵심 마스터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캐릭터 카드가 필요하지만 매일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구매한다면 무과금, 소과금 게이머들도 원하는 선수를 집중해서 육성할 정도는 된다는 것이 나름대로의 위안이다.
잠재력은 과거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의 '룬 페이지'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각기 다른 능력치를 부여하는 잠재력들로 세트를 구성할 수 있는데, 잠재력의 획득처가 타 재화에 비해 제한적인 편이라 원하는 세트를 맞추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꾸준히 게임을 즐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일수록 더 즐거워질 모바일 농구게임 '슬램덩크'
디엔에이가 2020년 중 정식 서비스할 예정인 '슬램덩크' 모바일은 원작의 익숙한 캐릭터들을 내세운 모바일 농구 게임이다. 중국 현지에서의 출시 초반 인기를 입증하듯 게임의 완성도와 농구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만족스러운 수준. 간단한 조작이지만 위치 선정과 타이밍 대결 등 농구의 핵심적인 재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숙련자들끼리의 대결에서는 좀더 팽팽한 경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의 수익 구조는 캐릭터를 얻는 것은 쉽지만 육성에는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도록 했다. 복수의 캐릭터를 한꺼번에 육성해 매 게임마다 다른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다면 과금은 필수지만,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싶다면 무과금 게이머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BT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AI와 매칭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 중국에서 출시된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낮은 랭크나 게임 초반부에서는 AI와 매칭시켜 소위 '접대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격이 급한 국내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매칭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되도록 사람 대 사람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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