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믿는 기대작에 발등 찍힌 게이머들, 사자성어로 돌아 본 2020년 게임 뉴스 #3

등록일 2020년12월31일 08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코로나19라는 역대 최악의 사태에 휘둘리다 보니 2020년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질병 위기 국면이 국민들의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탓에 올 한해는 그 어떤 때보다 우울하고 또 힘든 해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게임업계에게 있어 2020년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또 다음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해이기도 했다. 올해에도 게임업계에서는 수많은 이슈들이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으며 또 아쉬움과 기대감을 남기기도 했다.

 

게임포커스가 2020년 게임업계의 주요 뉴스들을 돌아보았다. 조금 낡은 감이 있지만, 사자성어로 올 한해 게임업계의 굵직한 이야기들을 요약해보았다.

 

지부작족(知斧斫足) – 아 테스형! 게임이 왜이래! 믿었던 기대작의 배신

 



 

'지부작족(知斧斫足)',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2020년 한해, 게이머들의 발등은 이미 너덜너덜해졌다. 여느 때처럼 기대작들이 연이어 시장에 출시되었지만, 이 중에는 게이머들의 기대를 져버리거나 출시 전 공개했던 내용에 한참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준 것들이 많았다. 

 

블리자드가 올해 2월 출시한 RTS 게임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는 공개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게임이지만 실제 결과물은 처참할 정도로 민망했다. 최신 기기에 맞춰 해상도를 높이고 모델링과 텍스처를 상향했지만, 해상도는 기존의 것을 늘려놓은 것에 불과했으며 텍스처가 바뀌어 오히려 게임의 시인성이 나빠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깐포지드'로 대표되는 글자 깨짐 현상은 게이머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에서 무기한 환불을 결정했지만, 외주 개발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너티독이 올 여름 출시한 기대작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역시 게이머들을 실망시켰다. 이미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에서는 전작에서 플레이어의 분신과도 같았던 '조엘'의 비극적인 최후로 게임이 시작된다. 복수를 다짐하는 게이머들에게 게임은 용서를 강요했고,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연출과 결말이 더해졌다. 게임의 완성도는 분명 대단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에 많은 게이머들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다만 여론과는 별개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는 각종 게임 관련 상을 휩쓸면서 대중과 평단의 괴리감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수 차례 게임 발매를 연기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렸던 CDPR의 오픈월드 액션 RPG '사이버펑크 2077'의 배신도 현재 진행 중이다. 발매 전, 성기(!)의 사이즈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과 사이버펑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세계관 설정, 여기에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시스템을 통해 '사이버펑크 2077'은 모든 게이머의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사이버펑크 2077'이 처음 공개된 이후 게임시장에는 비슷하게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채택한 게임들이 속속 등장했을 정도.

 

그러나 실제로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었다. 단순히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 아니라 미완성된 게임을 급하게 출시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 플레이스테이션4 및 엑스박스 원 버전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적화 문제가 부각되었으며, 주요 플랫폼으로 내세운 PC 버전에서조차 각종 버그들이 난무해 플레이어가 연출인지 버그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CDPR은 콘솔 버전의 패치를 약속하고 환불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상처받은 게이머들의 마음은 돌이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믿었던 기대작들이 게이머의 발등을 여러 차례 내리찍은 가운데, 올 한해 게임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흥행작들도 등장했다. 이제는 끝물이라는 배틀로얄 장르에 MOBA의 게임성과 2차원 감성을 더한 님블뉴런의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은 PC방 사용시간 순위 상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온택트' 분위기에 힘 입어 배틀로얄 방식의 파티 게임 '폴가이즈'나 2020년 출시된 게임은 아니지만 마피아 게임의 극한을 추구하는 '어몽어스'도 올 한해 깜짝 흥행작으로 올라섰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차세대 콘솔을 중심으로 한 기대작들이 포진하는 가운데, 더 이상 게이머들의 마음이 상처받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용호상박(龍虎相搏) – 차세대 콘솔 시대 개막, 닌텐도가 웃었다

 


 

활발한 한국어화 타이틀, 굵직한 기대작들로 무장한 플레이스테이션4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이제 다시 차세대 콘솔 게임의 시대가 시작된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X/S'가 그 주인공. 매 세대마다 번갈아 가며 콘솔 시장의 대세 플랫폼 자리를 차지했던 이들이기에 차세대 게임기기에서 어떤 기종이 웃을 것인지도 초유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발매 초기인 2020년 말을 기준으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가 조금 더 호평을 받는 모양새다. '플레이스테이션5'는 초고속 SSD를 통해 로딩 시간을 단축시켰으며, 4K 그래픽을 지원하는 통합 CPU 및 GPU 기반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각진 디자인의 전세대 기기와 달리, 이번에는 미래 지향적인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해 공개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특유의 디자인 덕분에 '카이바(유희왕에 등장하는 캐릭터) 에디션'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5'에서 가장 호평을 받는 부분은 '적응형 트리거'와 '햅틱 피드백'이라는 신기술을 탑재한 컨트롤러 '듀얼 센스'다. '적응형 트리거'는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한 환경과의 반응 요소들을 트리거 버튼에 그대로 담아낸 것으로, 활이나 총을 쏠 때 특유의 촉감과 반발력을 구현해 게임의 경험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섬세한 사운드와 진동 등 시각 이외의 요소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사실감을 더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이에 맞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X/S' 역시 4K 해상도와 60FPS 등 고성능으로 무장한 가운데, 접근성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을 이루었다. 전시공간을 배려한 사각형 디자인과 함께 '엑스박스'를 통해 제공 중인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를 지원하고 저가형 모델 '엑스박스 시리즈S'를 함께 선보인 것. 특히 '엑스박스 시리즈S'에서는 대여 개념의 'All Access' 판매 정책을 도입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엑스박스를 통해 게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기존에 출시된 게임과의 호환 등을 통해서도 엑스박스 특유의 콘텐츠 부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로의 차세대 게임기로 전면전을 예고한 가운데, 올해의 의외의 승자는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였다. 

 

올해 봄, 게이머는 물론 기존에 콘솔로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매료시켰던 화제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 효과로 닌텐도 스위치의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대원미디어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의 올해 2분기 판매량은 9만 964대로 전년 동기대비 106% 증가했다. 보급률도 상승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콘솔 게임 이용자 중 약 41%가 닌텐도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차세대 콘솔과 비교하면 성능 저하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만큼, 닌텐도 역시 빠른 시일 내에 닌텐도 스위치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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