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으로 운에 의해 좌우되는 뽑기(가챠) 시스템은 사실 모바일게임 유저들에게는 애증의 존재다.
운이 좋다면 비용을 많이 지출하지 않아도 스펙을 올리고 자신의 콜렉션을 채울 수 있지만 운이 나쁘다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돈만 쓰고 아이템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뽑기 시스템에 대한 유저들의 애증은 매우 깊다.
물론 이런 운의 요소 때문에 뽑기를 끊는다 해도 막상 내가 아끼는 캐릭터 또는 아이템이 새로 출시되면 다시 뽑기 버튼에 손을 올리는 경험을 다들 해봤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유저들은 재화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고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 각자 독특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자신이 뽑으려는 뽑기가 아닌 일부러 다른 뽑기를 먼저 진행 해 안좋은 결과를 얻은 뒤 상상 속 운 게이지를 채우기도 하고 특정 시간에 뽑기를 돌리면 결과물이 좋다고 생각해 특별한 시간에 뽑기를 하기도 한다.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뽑기에 진심이 된 모바일게임 유저들이 자주 쓰는 원하는 결과물을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유저들의 민간 신앙(?)을 정리해보았다.
뽑기에 성공하려면 제물을 바쳐야...
원하는 뽑기를 돌리기 전 일부러 다른 뽑기에서 망하는 제물 방식의 역사는 꽤나 깊은 편으로 정확히는 강화 시스템에서 먼저 출발했다.
강화 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일정 단계까지는 강화를 실패해도 강화 수치와 아이템을 보장해주지만 일정 단계 이상부터는 둘 다 잃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화 전 유저들 입장에서는 강해지기 위해서는 필수 단계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쉽사리 도전할 수는 없는 부분이었다.
이 때 유저들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자 강화 수치는 높지만 등급은 낮은 아이템의 강화를 시도해 강화가 성공하면 주력 아이템의 강화 시도를 멈추고 만약 강화 실패로 낮은 등급의 아이템이 사라지면 운 게이지가 찼다는 생각에 주력 아이템의 강화를 시도했다. 이 때 사라진 낮은 등급의 아이템을 제물이라 불렀던 것.
이런 제물 방식은 지금의 모바일게임 뽑기 시스템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이어졌다.
일부러 게임 내에서 무료 재화를 쓰는 뽑기를 하거나 다른 게임 또는 같은 게임 내 다른 계정의 유료 뽑기를 망해서 나름의 제물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1인 게임 방송을 보는 일부 유저들은 평소 뽑기 운이 없는 방송인의 뽑기 방송을 보며 함께 뽑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방송인의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 뽑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 때 뽑기가 성공했을 시 후원 음성으로 기만까지 하는 경우도 꽤나 많은 편이어서 뽑기를 진행하는 사람은 물론 시청자도 함께 즐기는 독특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뽑기 명당, 그리고 황금시간대를 찾는 유저들
게임 커뮤니티를 즐기는 사람들은 특정 시간대 혹은 특정 장소에서 뽑기를 진행하면 뽑기 결과물이 좋다는 글을 자주 봤을 것이다.
물론 글마다 시간대나 장소가 다소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가장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은 시간대와 장소를 소개할 예정이다.
유저들이 말하는 뽑기가 잘되는 시간대는 새벽 시간대다. 정확한 시간은 유저들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새벽 1시에서 2시가 조금 더 많이 선호되는 편이었다. 일부 유저들은 플레이 하는 사람이 그나마 적은 시간대여서 뽑기의 결과물이 좋다는 의견도 보였지만 민간 신앙이 그러하듯 정확한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소에 대해서는 화장실에서 뽑기를 돌려야 잘 나온다는 말이 많았지만 일부는 직장에서 업무 시간에 몰래 돌리는 뽑기 결과물이 좋았다는 글도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굿판 음악(무악)만큼 간절한 뽑기 BGM
토속 민속 신앙 행위 중 가장 우리에게 유명한 것은 바로 굿(굿판)일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나쁜 기운을 내쫓고 개인과 가정 나아가 나라의 안녕을 위해 하늘 혹은 신에게 바치는 의식을 행했는데 이것이 바로 굿이다.
이 굿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무악(巫樂)이라 부른다. 이 무악은 지역마다 편성되는 악기와 그 악조가 달라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뽑기 민속 신앙에서도 똑 같은 양상을 보인다.
사람들마다 뽑기 시 결과물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뽑기 시 나름의 NGM을 들으면서 진행하는 사람 존재하는 것.
대표적인 뽑기 BGM으로 손꼽히는 것은 남아메리카 수리남 공화국의 밴드 Sangrafu의 'Na Wan Ray'이다. 희한하게도 그 속뜻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가사가 “제발 나와라예. 나와라요. 나와라 이제. 나와라 이놈아” 이런 식으로 무언가가 나오기를 바라는 듯한 내용으로 들려 인터넷 방송인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가끔 뽑기를 할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뽑기를 진행한다.
그 외에도 뽑기(가챠)와 관련된 노래는 여럿 있지만 독특하게도 스마일게이트는 회사가 직접 '에픽세븐'의 유저들을 위한 '가챠송'을 직접 제작해 눈길을 끈다.
제이레빗의 '간식송'의 가사를 바꿔 GM 타마린느가 직접 부른 이 가챠송의 부제는 '뽑기할 때 들으면 대박나는 노래'다. 해당 노래의 가사 속에는 “나와라 제발, 한번에 제발, 황금빛 영웅을 주세요(많이 많이). 천장은 안돼. 한번에 나와. 모두가 행복해지는 굿 가챠 타임” 등 공감되는 가사가 가득 담겨 있었다.
다만 해당 영상 댓글에는 “감사합니다. 가챠송 틀어 놓고 뽑았더니 스트라제스 폭사(주어진 재화 내에서 뽑기를 실패했다)했습니다”, “올라온거 보자마자 헤로나 천장으로 먹었네요. 감사합니다 에픽세븐” 등 마냥 웃을 수 없는 댓글도 있으니 판단은 유저 몫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모든 게임의 유저들에게 애증의 존재인 뽑기 민속 신앙에 기대하는 것도 괜찮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가 알지만 실천하기 힘든 “뽑기는 계획적으로 한다”라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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