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스팀'의 성인 게임 삭제는 카드사의 압력 때문"... 외신 통해 입장 밝혀

등록일 2025년07월21일 14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밸브가 카드 결제 대행사들의 기준에 맞춰 '스팀'에 성인 전용 콘텐츠 게시를 금지하고 성인 게임들을 대거 삭제하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밸브는 해외 매체 PC Gamer를 통해 이러한 대규모의 성인 게임 삭제 조치가 실제로 카드사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밸브는 최근 '스팀'의 규정 및 가이드라인에 카드사, 은행, 인터넷 네트워크의 제공업체의 규칙과 기준을 위반하는 콘텐츠, 특히 특정 유형의 성인 전용 콘텐츠를 게시할 수 없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일정한 규칙성을 갖지 않고 성인 게임들을 대거 삭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스팀'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어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성인 게임들이 출시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성인 게임 삭제 조치는 그동안의 가이드라인과는 반대되는 행보였기에 많은 추측을 낳았다.

 

이중 가장 설득력을 얻은 주장은 카드사가 배후에서 압력을 가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 결제 대행사가 성인 사이트 '폰허브', 일본 동인 및 성인 콘텐츠 판매 플랫폼 'DLsite'의 카드 결제 제한 사례와 같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성인 게임이 판매되고 있는 '스팀'의 운영사 밸브에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이에 밸브는 전체 카드 결제가 막히는 피해를 입는 것보다, 차선책으로 어쩔 수 없이 카드사의 요구를 수용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게이머들과 업계의 추측은 사실로 밝혀졌다. 밸브는 해외 매체 PC Gamer를 통해 "최근 '스팀'의 특정 게임이 결제 처리 업체와 관련 카드 네트워크 및 은행에서 정한 규칙과 표준을 위반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결제 수단이 상실되면 게이머들이 '스팀'에서 게임 콘텐츠를 구매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막고자 문제가 되는 게임들을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가 2020년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들이 '폰허브'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고발성 보도를 한 이후 사회적인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카드사들은 성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에서의 카드 결제를 정책 위반을 이유로 전면 금지하고 나선 바 있다. 특히 '폰허브'나 'DLsite' 등의 플랫폼은 카드 결제가 금지돼 JCB 카드 등 우회 결제 루트가 권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법원, 정부가 미성년자들이 등장하는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의 유통, 확산을 방임한 책임을 카드사에게도 묻고 있어, 책임을 최대한 지지 않기 위해 '선긋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성인 동영상과 성인 콘텐츠 판매 플랫폼이 타겟이었다면, 이제는 그 범위가 넓어져 성인 게임이 유통되는 '스팀'에도 카드사의 압력이 가해지는 모양새다.

 

또 일각에서는 카드사, 결제 처리 업체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밝히지 않은 채 자의적인 해석을 덧붙여 플랫폼 전체의 결제를 막는 방식으로 검열, 규제를 하는 것은 월권 행위 또는 권력 남용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콘텐츠의 가치 판단을 자신들이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밸브 사례와 같이 플랫폼 운영사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높은 카드 결제를 제거하지 않는 한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사실상의 강제적 규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밸브의 입장에 대해 PC Gamer는 "'밸브가 결제 처리 업체의 폭정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같은 회사와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주의 반(反) 포르노 시민단체 '콜렉티브 샤우트'는 이번 '스팀'의 가이드라인 추가 및 성인 게임 삭제 조치가 자신들이 주도한 업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여성 및 아동 성착취 방지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로, 이들은 과거 '스팀'에 출시됐던 성인 게임 '노 머시(No Mercy)'가 성폭력과 근친상간을 미화한다며 게임 삭제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펼친 바 있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 및 결제 처리 업체에 이메일 서한을 보내는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이를 통해 '스팀'에 새로운 정책이 도입돼 수백 개의 강간, 근친상간 게임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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