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기념작에 걸맞는 볼륨과 재미 갖춘 '슈퍼로봇대전 30', 변화로 신선함도 더했네

등록일 2021년11월03일 0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슈퍼로봇대전 30'을 클리어했다.

 

결론부터 적자면, '슈퍼로봇대전 30'은 30주년 기념작에 걸맞는 볼륨과 재미를 갖춘 작품이었으며, 오래된 시리즈임에도 변화를 시도해 신선한 재미를 더했다는 점에도 점수를 주고 싶은 수작이었다. 아직 구입하지 않았다면 어서 구입해 플레이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들어가기 전에, 기자와 리뷰어는 플레이스테이션5에서 디지털 얼티밋 에디션으로 플레이했으며, 체험판 클리어 보상만 받고 1회차 처음부터 시작했다. 리뷰어는 여주인공-우주루트를 선택해 '숙련자 모드'로 진행했다.(기자는 남주인공을 골랐다)

 



 

오래된 시리즈라 열렬한 팬층이 있는 게임이지만 '하던 사람들만 하는 게임'이라는 선입견도 있을 것 같다. V, X, T나 이전 '슈퍼로봇대전'을 해 본 사람들이 30의 구매를 고민할 때 필요할 정보를 확인하고 넘어간 뒤 게임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V, X, T와의 차이점
가장 먼저 숙련도 시스템이 삭제되었다. 소위 '슈퍼 3턴 대전'으로 불리게 된 이유이기도 할 텐데...

 

시나리오마다 기본 승리조건 외에 어려운 조건을 걸어서 원작재현 및 성취감 등을 노리는 시도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았으니... 미션 목적으로 턴 제한이 있다거나 특정 적을 특정 유닛으로 격파해야 하는 등 숨겨진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유저의 취향대로 턴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시나리오 셀렉트 시스템'. 메인 미션 진행 순서를 유저의 선택에 맡기는 형태로 기존의 분기 시나리오와 비슷하지만 선택하지 않은 분기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A(필수), B, C 작품의 합류와 D작품의 파워업 이벤트가 있다면, A B C를 모두 합류시킨 다음 D로 갈 것인지 D부터 하고 갈 것인지 혹은 A만 합류시키고 그냥 넘어갈 것인지 유저가 선택하는 시스템으로, 특정 미션은 클리어한 뒤에도 다시 등장해 자금 및 경험치 파밍이 가능하다.

 



 

캐릭터 지형대응이 삭제된 점도 눈에 띈다. 유닛 지형대응만 존재하므로 캐릭터 지형대응을 S로 만들어 유닛 지형대응 B를 커버하는 방식은 이제 불가능하다.

 

플레이 느낌, 좋았던 점들
숙련자 난이도의 경우 초반부까지는 확실한 매운맛을 보여준다.

 

이벤트로 첫 등장하는 기체가 주변 잡졸 셋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인데 잡졸은 10마리쯤 나온다.

 

본대 증원을 기다리며 그저 도망다녀야 하는데, HP 200 EN 0으로 지상에 착륙해서 이동력 차이 1 만 믿고 8턴 도망다니다가 회복된 EN으로 적을 격추한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초반을 넘어서면 기체 개조가 모자라더라도 특별히 어렵지 않다. 정신기, 서포트, 유닛 특수능력 등 난이도를 나주는 장치가 많아 전체적으로 난이도를 낮춰준다.

 

전반적으로 미션 출격 유닛 수에 제한이 걸려 사용할 기체를 골라야 한다. 많은 미션 수와 함께 회차 플레이(트로피 컴플릿을 위해 최소 2회차가 필요)까지 하며 고루 써볼 수 있지만 초회 플레이에선 조금 답답할 수도 있겠다.

 



 

미션 난이도가 물론 출격 수에 맞게 설정되어 있긴 하지만, 확실히 '좋아하는 캐릭만 출격시켜서 키워 주세요' 라고 어필하는 듯한 꽤 제한된 출격 수라고 느꼈다. 다시 적지만 미션이 굉~장히 많고 반복 미션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작품의 모든 캐릭터를 키우는 게 어렵지는 않다.

 

플레이하며 확 와닿는 '슈퍼로봇대전 30'의 특징은 30주년 기념작에 걸맞게 볼륨이 크다는 점이다.

 



 

게임 내 개방조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미션 숫자만 최소 100개 이상으로 전작들에서 '하는 김에 너희들 기체도 다 강화해 뒀어!' 로 퉁치고 넘어갔던 상황들을 대부분 별도의 소규모 미션으로 빼서 구현해 뒀다.

 

거대한 '슈퍼로봇대전 놀이동산' 을 구현해 두고 유저 마음 내키는대로 들어가서 놀 수 있게 만든 느낌으로, 필수 미션을 깨서 한단계 전진하면 선택 미션이 우수수 떨어져 정신없게 만든다.

 

아쉬운 부분을 찾아보자면...
자동전투 시스템 전반이 아직 정립이 안 된 느낌을 준다. 대략 '적군 턴에 하던 것을 아군 턴에도 한다' 정도의 느낌이고 정신기 사용, 원호방어 등등 나름 열심히 하긴 하지만...

 

히트&어웨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거나, 맵 한쪽 끝부분에 다닥다닥 붙어있다거나 엉성한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단순 반복 미션을 클리어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맘편히 맡겨놓을 수준은 아닌 정도로 느꼈다.

 

이벤트/퇴각 대사를 자동 스킵해 주지 않기 때문에 자동전투를 시켜놓고 마냥 방치할 수도 없다. 이 부분은 패치해줬으면 한다.

 



 

미션의 전력치 만으로 확인 불가능한 정보가 많고 권장 레벨 등 안내가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하고 싶은데, 전력치가 매우 낮아 안심하고 들어갔더니 3턴 안에 끝내야 하는데 모두 방어만 하고 있어 압도적인 전력치가 필수인 미션이라거나 전력치가 비슷하지만 한쪽은 저레벨의 적이 다수 포진하고 한쪽은 수십레벨 차이나는 고레벨의 적이 소수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번역 이슈. 트로피 번역이나 기체명 등 여기저기 마무리가 조금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 전체 텍스트 분량에 비춰 보자면 매우 작은 부분이지만 역시 눈에 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픽이나 원작 재현, 암전 등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 아니 갑론을론이 벌어지고 있지만 리뷰어는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를 크로스오버 어드벤쳐 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물론 신경쓰이는게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총평
고민하지 말고 사서 해 봅시다. 바뀐 게임 시스템이 취향을 조금 빗겨갈 수 있고 아쉬운 부분이 눈에 들어올 수 있겠지만, 이번 30주년 기념작은 한번쯤 플레이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아무리 정리해 보려고 해도 완성도가 아쉬운 시나리오 셀렉트 시스템, 바꿔보자고 하니 바꿔보긴 하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HP HUD, 잘 쓰던 숙련도 시스템은 온데간데 없고...

 

하지만 게임을 켜면 손을 뗄 수 없다. 아무튼 아무튼 계속 하게 된다.

 



 

오늘 20화 깼으니 내일 21화, 22화 깨자 이런 식으로 숫자 1씩 더하는 게임이 더 이상 아니다. 새 로보트가 참전하는 미션을 깨고 나오니 다른 로보트의 사이드킥이 합류하는 미션이 생겨 있어 갔다가 나오니 아까 참전한 로보트의 무장 업그레이드 미션이 생겨 있고, 그 미션을 깨고 오니 MxP를 조금만 모으면 전함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그렇다. 정해진 스테이지를 자기가 좋아하는 로보트로 '클리어' 하는 게임의 핵심은 그대로지만 미묘하게 RPG가 섞인 느낌이 생겼다.

 

기존 '슈퍼로봇대전'이 50화 정도 되는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주연 캐릭터를 내가 선택해서) 느낌이었다면 '슈퍼로봇대전 30'은 목검과 나무방패를 들고 시작한 주인공-과 전함-이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동료를 모으고 성장해 나가는 게임이 되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리뷰어는 25년 전 '제2차 슈퍼로봇대전 G'로 처음 이 시리즈를 접했는데, 일본어를 전혀 해독할 수 없어서 처음 나온(무려 합체!하는) 'V건담'의 웃소가 주인공일 것이라 착각하고 웃소만 키웠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웃소가 처음부터 등장했고 리뷰어는 V2의 빛의 날개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물론 맵병기 범위를 보고 한번 더 눈물을 흘렸지만...

 

감동한 리뷰어와 기자는 이번 '슈퍼로봇대전 30'에 100점의 점수를... ... 매기면 안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자.

 



 

이번 작품으로 '슈퍼로봇대전'에 입문하려는 유저라면
조금 산만하고 설명이 부족한 게임이긴 하지만, 하고싶은 대로 하면 되는 게임이다. 다만 난이도 숙련자는 피하는 게 좋겠다.

 

복잡한 시스템은 거의 삭제되고 유저 편의에 꽤 신경쓴 편이기 때문에 입문작으로 '슈퍼로봇대전 30'을 고른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못 만든' 작품은 절대 아니다. 출연작에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팬심을 일부러 배제하고 평가한다면 딱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해상도가 쨍한 것도 아니고 연출 프레임이 깔끔한 것도 아니고 음성도 일부만 들어가 있는 데다가... 등등. 다만 앞서 언급했듯 '만듬새가 이상한 것'은 아니니 게임 값은 충분히 한다.

 



 

V, X, T 를 모두 해 봤다면
이미 샀을 테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必要韓地?

 

리뷰어의 감상은 확실히 최근 '슈퍼로봇대전' 중에 제일 좋았다는 것이다. 변화하려는 시도도 좋고 결과물도 신선하고. 사이드킥 합류나 기체 업그레이드를 각각 미션으로 다 쪼개 놓은 작업량을 감안하면 긴 개발 기간이 충분히 이해되는 수준이다.

 

팬심을 넣은 평점은 95점. 아쉬운 부분을 '그럴 수 있지' 로 넘길 정도로 시나리오 셀렉트 시스템이 신선했다. 꼭 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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