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乙巳年), 푸른 뱀의 해였던 올해는 한국 게임산업이 어려움을 겪은 2023년~2024년에서 벗어나 재도약을 준비하는 한해였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구조조정과 프로젝트 취소, 서비스 중단 소식이 전해졌지만, 그보다는 힘든 시기 속에 준비한 신작들이 하나둘 출시되고 2026년 라인업이 소개되는 밝은 소식이 많은 한해였던 것 같다.
2024년 말 계엄 사태부터 이어진 정치 불안과 경제 불황으로 2025년 상반기에는 어려운 시기가 이어졌다. 2023년부터 이어진 국내 게임산업 불황이 바닥을 친 시기로, 신작 출시 자체가 많지 않았던 시기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3월 출시된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우려 섞인 시선 속에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국내 게임사들에게 신작 출시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 타이틀이 됐다.
이후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과 '뱀피르',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등 분기마다 새로운 히트작이 나오며 힘든 시기를 보낸 게임사들에게 희망을 줬다.
PC, 콘솔 플랫폼 도전도 이어져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이 호평받았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DLC '서곡'을 선보여 본편 판매량도 한 단계 끌어올렸고, 국내 게임사들에 싱글플레이 게임 사업모델이 작동하는 사례를 보여줬다.
2025년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특히 IP를 활용한 신작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IP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한 한해였다. 온라인게임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배틀그라운드', '메이플스토리', 'FC온라인' 등 기존 강자들의 인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11월 출시되어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콘솔게임에서는 'GTA6' 출시가 2026년으로 밀린 가운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주목받았고,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한국의 소울라이크 장르 개발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팔콤의 걸작 '하늘의 궤적' 풀 리메이크 버전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기존 팬들에 더해 JRPG 팬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게이머들의 평가와 판매량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게임포커스에서는 매년 연말기획으로 그 해에 출시되었거나 서비스가 시작된 게임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별 '올해의 게임'을 선정해 발표해 왔다. 2025년의 선택을 공개한다.
먼저 플랫폼 별로 2025년 국내에 출시되었거나 서비스가 시작된 작품 중 주로 판매량(매출), 화제성이 높았던 작품들을 후보로 선정한 후 게임포커스 편집부의 심사를 통해 올해의 게임을 선정했다.
올해의 PC 온라인게임: '아이온2'
후보작: '아이온2'
2025년에도 PC 온라인게임 신작 출시는 저조했다. 대부분 타이틀이 PC와 모바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PC 온라인게임 부문 후보가 없을 경우 부문 통합도 검토했지만, 엔씨소프트 '아이온2'가 PC를 메인 플랫폼으로 출시되었기에 PC 온라인게임 부문 후보로 선정했다.
'아이온2'는 '아이온의 완전판'을 목표로 개발된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타이틀이다. 전작의 상징적 아이덴티티였던 '천족과 마족의 영원한 대립'과 '8개의 고유 클래스'를 그대로 계승했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된 미려한 그래픽과 수동 전투,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방대한 콘텐츠가 호평받고 있으며, 개발과 운영이 힘을 합쳐 유저 소통에 힘써 엔씨소프트 신작 중 오랜만에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아이온2'는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출시되었지만 최신 사양의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한 플레이가 쉽지 않은 초 고사양 타이틀이다. 향후 이런 사례는 더 늘어날 것 같다.
'아이온2'는 전작과 긴 텀을 두고 나와 편집부에서도 그래픽, 액션 양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으며 단독 후보로 반대 없이 올해의 PC 온라인게임으로 선정됐다.
올해의 모바일게임: '마비노기 모바일'
후보작: '마비노기 모바일', '세븐나이츠 리버스'
2025년은 2024년 현저해진 모바일게임 시장의 고착화, 레드오션화가 지속되었지만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한해였다.
신규 유저 창출이 힘들어지며 신작 게임은 기존 게임 유저를 빼앗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모객 비용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IP를 활용한 신작들은 IP 팬들을 확보하기 쉽고, 신규 유저도 일정 부문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기존에도 모두가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는데, 대형 IP와 게임성이 갖춰지면 통한다는 것이 올해의 모바일게임 후보들, '마비노기 모바일'과 '세븐나이츠 리버스'로 증명됐다.
넷마블의 '뱀피르'처럼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순항중인 신규 IP 신작도 있었지만 IP를 활용한 신작 개발은 2026년 더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올해의 모바일게임 후보로는 자사 IP를 활용해 개발되어 좋은 성적을 거둔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선정됐다.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설명이 필요없을 넥슨 대표 IP 중 하나인 '마비노기'에 기반해 모바일게임으로 개발된 MMORPG 신작이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며 많은 우려 속에 출시되었지만 많은 불안요소를 극복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업데이트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상태로 출시되어 힘겹게 업데이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업데이트와 유저들과의 소통이 향후 롱런을 위한 과제가 될 것 같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큰 이견 없이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되며, 넥슨과 '마비노기 모바일'은 최고의 2025년을 보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성공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넷마블 간판 IP '세븐나이츠'의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개발된 타이틀이다.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 등 원작의 주요 요소는 계승하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더 재미있는 '세븐나이츠'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의 모바일게임으로는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선정됐다.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성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강했지만 기대 이상의 답을 제시한 게임성, 연초 발매되어 롱런하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콘솔게임: '하늘의 궤적 the 1st'
후보작: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퍼스트 버서커: 카잔', '하늘의 궤적 the 1st'
2025년은 2024년에 이어 아시아, 한국과 일본에서 주목할 만한 콘솔게임 신작이 다수 출시된 한해였다. 서구권에서는 'GTA6' 출시와 함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GTA6' 발매가 2026년으로 미뤄지며 김이 빠진 모양새가 됐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나온 타이틀들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는데, 그런 추세가 2025년에도 이어졌다. 서구권에서 나온 게임 중에는 소규모로 개발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와 소니 퍼스트파티 타이틀 '고스트 오브 요테이', 기어박스의 간판 시리즈 신작 '보더랜드4' 등이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냈는데, 가장 성적이 좋은 타이틀이 인디게임으로 분류되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라는 점이 서구권 게임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콘솔, 스팀 플랫폼 도전도 이어져 좋은 평가를 받으며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까지 수상한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 주목할 만한 타이틀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고전 걸작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해 나온 타이틀들이 좋은 반응을 받았다. 스퀘어에닉스의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팔콤의 '하늘의 궤적 the 1st',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어화해 선보인 '루나 리마스터 컬렉션' 등이 국내 판매량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인기를 모은 타이틀들 중 국내에서 특히 좋은 평가와 판매량을 보인 세 타이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퍼스트 버서커: 카잔', '하늘의 궤적 the 1st'가 올해의 콘솔게임 후보로 선정됐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유비소프트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프랑스의 신생 개발사 샌드폴 인터렉티브의 첫 작품이다. 턴제 RPG에 조작 요소를 넣어 턴제 게임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비슷한 스타일의 RPG가 다수 개발되는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전투의 재미에 매력적인 서사, BGM 등 게임의 구성요소 전반이 호평받으며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턴제 RPG의 기본적인 요소가 '극복'해야 하는 것이냐는 이견도 있었다. 턴제 RPG의 전투를 개선했다기보다 다른 스타일이라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네오플에서 개발한 하드코어 액션 RPG이다.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하며 IP 특유의 '액션쾌감'을 정교하게 구현된 3D 액션으로 구현해 냈다. 도전적인 난이도의 보스들, '던전앤파이터' 스토리의 핵심 인물인 '카잔'을 내세운 스토리, 매력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3D 셀 애니메이션 그래픽 등이 호평받았다.
퍼블리셔가 늦게 정해지며 제대로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작을 잘 모르는 게이머들에게 기대만큼 어필하지 못했지만 네오플의 개발력은 보여준 만큼 차기작에 더 큰 기대가 쏠리는 작품이다. 네오플 윤명진 대표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작으로 4~5 타이틀의 액션게임을 꾸준히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팔콤이 개발해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가 한국어화 출시한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JRPG '궤적' 시리즈의 첫 작품을 리메이크한 타이틀이다. 스토리와 BGM, 캐릭터성 등 그래픽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다는 평가를 받던 팔콤에서 그래픽까지 수준급으로 끌어올려 기존 팬들과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에게 모두 호평받는 드문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에 탄탄한 팬층이 있던 타이틀이 제대로 된 퀄리티로 개발되어 나오며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그래픽이 크게 어필 요소가 아니던 팔콤 타이틀 중 처음으로 그래픽도 호평받은 타이틀답게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을 찾는 게이머가 많아 소니에서도 반겼던 타이틀이다.
2025년 올해의 콘솔게임으로는 '하늘의 궤적 the 1st'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로 편집부의 의견이 갈렸다. JRPG에서 큰 영향을 받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보다는 JRPG 본연의 재미를 담은 '하늘의 궤적 the 1st'를 지지하는 의견이 근소하게 앞서 '하늘의 궤적 the 1st'이 올해의 콘솔게임으로 선정됐다.
2025년은 대부분 플랫폼에서 전반적으로 신작 타이틀이 많지 않은 한해였지만, 2026년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오랫동안 준비한 기대작을 내놓는 게임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콘솔 플랫폼에는 한국, 중국, 일본 게임사들이 좋은 작품을 다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서 2026년 초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타이틀 4종,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중국 그리프라인의 '명일방주: 엔드필드', 일본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모두 동아시아 개발사의 신작인데 어떤 성적을 거둘지에 세계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GTA6'이 또 다시 연기되지 않고 발매된다면 콘솔 구매, PC 업그레이드 붐이 다시 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국산 콘솔게임들이 주목받았는데,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국산 콘솔게임이 많이 나오는 한해가 될 것 같다. 붉은 말의 해에 나오는 '붉은사막'과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연초부터 좋은 소식을 들려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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