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커스가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대표 작곡가 3인방과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양주영 디렉터가 생각하는 스토리와 음악, 연출의 조화와 그 견해에 대해 들어봤다. 더불어, 작곡가 세 명에게 음악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 소회 그리고 각종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의 분량이 다소 긴 편으로 독자의 편의를 고려해 총 3부로 나뉘어 연재될 예정이다. 더불어 '블루 아카이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음악에 한해, 인터뷰 중간에 삽입해 인터뷰이의 답변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할 예정이다.
먼저 1부에서는 작곡가들의 소개와 '블루 아카이브'로의 합류 과정, 그리고 양주영 디렉터가 말하는 음악의 중요성과 작곡가들의 작곡 방법 및 비즈니스 과정에 대해 간단히 짚었다.
다음으로 2부에서는 'Unwelcome School' 등 작곡가들이 작업한 '블루 아카이브' 음악 일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작곡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현업 종사자들의 팁 및 조언과 '사운드 아카이브' 및 공식 OST에 대한 소회까지 정리했다.
*인터뷰 2부에서 이어집니다.
*첨부된 CG 중 스토리와 연관된 이미지가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음악으로 유명한 게임들이 정말 많지만, '블루 아카이브'도 여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음악이 좋은 게임'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자평 하신다면
양주영 디렉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음악이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인정하고 지원해주는 회사의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서브컬쳐 게임의 핵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로망(비효율)에 리소스를 투자하는 용기가 필요한데 이게 회사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결정입니다.
하지만 김용하 EPD님과 함께 게임을 만들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많은 배려를 받아왔던 것 같습니다. 가령 이번 최종편에서는 한 번만 쓰이고 말 장면을 위해 전용 BGM과 전용 연출을 엄청나게 넣기도 했었고요. 결국 훌륭하신 전문가들을 믿고 맡기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이게 가장 중요한 거겠죠.
Mitsukiyo: '좋은 콘텐츠에 좋은 음악이 어우러져서'이지 않을까 싶어요. '블루 아카이브'의 음악은 게임과 떨어뜨려 놓으면 평범한 서브컬처 음악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음악은 '음악만 듣는 것' 보다 뒤에 어떤 배경과 세계관이 뒷받침 해주는지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사람마다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겠지만, 대개 노래에 가사와 스토리가 있으면 그 노래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고, 또 좋아하지 않는 음악 스타일이라도 좋아하는 가수가 부르면 그 노래에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기는 법이니까요. '청춘을 느낄 수 있는 음악'과 '청춘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어우러져서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습니다.
KARUT: 일단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껏 다른 게임의 메인으로 주로 사용되지 않았던 일본 서브컬처 풍의 음악이나 인터넷 음악 장르의 적극적인 활용이 컸던 것 같아요. 또 게임 BGM으로 단지 뒤에서 게임의 분위기만을 표현하는 방향이 아닌, 보다 각 아티스트의 특성을 살리고 BGM의 제작 방식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제작이 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게임이 출시되기 전까지 '블루 아카이브'의 BGM을 작업하면서 '내가 평소에 전자음악이나 인터넷 음악을 작업하는 느낌의 작법으로 BGM을 작업하는 게 반응이 정말 괜찮은 걸까?' 같은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제 예상외로 BGM에 대해 호평해 주시는 걸 보면서 굉장히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Nor: 우선 양주영 디렉터님의 세계관과 스토리에 대한 흥미롭고 신선한 지시가 있는 점이 큰 것 같아요. 또 KARUT님, Mitsukiyo님 두 분 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의 음악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세 명이 모여 작업하고 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곡가들의 노하우, 작업 방식, 좋아하는 '블루 아카이브'의 곡, 아끼는 작업물
게임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는 지망생을 위해, 현업 종사자로서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나 팁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입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화성악은 중요한지, DAW는 무엇이 좋을지 추천해 주신다면
Mitsukiyo: 저는 디제잉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작곡을 어떻게 입문해야 하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작곡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게임 음악을 좋아해서', '게임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였어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작곡 초기에 기존의 게임 음악의 어레인지를 많이 해 왔고, 그런 분위기로 작곡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작곡을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께 조언을 드리자면, 음악을 많이 들어보고 분석을 많이 해보고, 카피를 많이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요새는 인터넷 검색만 잘해도 좋은 내용들이나 자료들이 많습니다. 학원이나 학교에서나 배울 수 있는 내용들도 요새는 인터넷에 많이 포스팅 되어있어요. 기초 자료들은 한국어로 검색해도 잘 나오지만, 좀 더 자세하고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영어로 검색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Mitsukiyo: 이어서, 화성학의 중요성은 결과론적으로만 말하면 배우는 편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필수는 아니고 본인이 필요성을 느낄 때 배워도 늦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화성학(이론)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곡을 쓰기 위해 필요한 학문이 아닌, 곡을 해석하기위해 필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곡을 해석할 수 있으면 좋아하는 포인트를 조합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응용해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디깅과 카피를 필요로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조합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지 모르니 잘 조합된 곡을 분석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음악은 재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입니다. 이 재능은 '천부적인 능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감각'을 뜻합니다. 이 재능(감각)은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꾸준하게 훈련을 한다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미드를 많이 보면 영어가 점점 귀에 트이듯이 음악도 많이 들으면 리듬감(시창)과 음감(청음)에 대한 능력과 감각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Mitsukiyo: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우선 저는 Cubase 12 Pro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ubase가 더 좋다는 건 아니고, 저한테 잘 맞는 프로그램이라서 오랜 기간 동안 쓰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계속 쓰고 있는 쪽입니다.
DAW에 뭐가 더 좋다 라는 정답은 없고, 무엇을 써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본인한테 잘 맞고 편한 걸 쓰시면 돼요. 다만 DAW 별로 장단점은 있는 편인데, EDM과 리듬게임 위주의 곡을 좋아한다면 FL Studio와 Ableton live를 추천 드립니다. 녹음, 미디시퀀싱, 믹싱, 에디팅 위주로 작업을 한다면 Cubase와 Studio One을 추천 드립니다. 거기서 믹싱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싶다 하시면 Studio One, 작곡 쪽에 비중을 두고 싶다 하시면 Cubase를 추천 드립니다.
KARUT: 가끔씩 저의 SNS로 작곡을 처음 시작하시거나 작곡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으신 분들께서 조언이나 팁을 부탁하실 때마다 항상 말씀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현재 제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음악 외에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른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하는 것, 더 나아가 '좋아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내가 이것을 왜 좋아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섞이고 점점 자신의 아티스트적인 캐릭터와 음악적 색깔이 확실해 지고, 하고 싶은 것의 목표가 생겨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엇보다 음악 외에도 창작 활동을 시작할 때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에 제일 첫 번째로 말씀을 드립니다.
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연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음악을 만들면서 어떤 장르의 음악을 만들지 스스로 감이 오지 않을 때도 있고, 게임의 여러 가지 상황과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다양한 음악적 표현법을 알고 있어야 각 상황에 맞게 대응과 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KARUT: 그리고 게임 음악의 작곡 팁이라고 한다면, 역시 고전 게임이든 최신 유행하는 게임이든 여러 가지 장르의 게임을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를 직접 플레이하면서 플레이 중에 좋았던 곡을 찾아내면서 분석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실제로 게임에서 플레이를 해보고 BGM을 느끼는 감상과, 스트리밍이나 OST으로만 접하는 것으로 느끼는 것에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역시 직접 플레이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Nor: 당연히 되도록 많은 음악을 듣고 데이터베이스를 늘리고 실제로 곡을 많이 써봐야 합니다. 그리고 즐겁게 작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곡을 자신이 싫어하거나 즐길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도 같은 인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다양한 음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블루 아카이브'에 사용된 음악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 작곡할 때 겪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양주영 디렉터: 저는 모든 곡들이 다 좋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aoharu'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 곡을 듣자마자 프롤로그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바로 했을 정도니까요. 아직도 일할 때마다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곡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곡들 중에서도 좋아하는 곡들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웃음)
Mitsukiyo: 저는 역시 'Constant Moderato'이지 않을까 싶네요. 첫 퓨처 베이스, 첫 '블루 아카이브' 곡 등등 '처음' 이라는 중요한 타이틀이 많이 들어간 곡이고, 전 곡을 통틀어서 음악을 제작하는데 제일 시간이 많이 소요된 곡이기도 합니다. 고민도 많이 하고 처음 만들어보는 장르에 벽을 느껴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이 음악을 만들며 산전수전을 겪긴 했지만 결국 최선을 다해 마무리 짓고, 또 그 곡의 어레인지 버전을 '사운드 아카이브'에서 연주하고, 메인 스토리의 중요한 장면에서 사용되며,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준 계기가 된 첫 번째 곡이라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이 가는 음악입니다.
KARUT: 제가 '블루 아카이브'에서 작업한 BGM 중 마음에 드는 곡은 한 곡만 선택하기에는 어렵습니다만, 가장 재미있게 작업했던 'Denshi Toujou!'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혼자서 '가면라이더 쿠우가'를 다 보고 여운을 즐기고 있던 와중에 Mitsukiyo 님에게, '혹시 전대물 좋아하시나요?' 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때 '혹시?'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 전대물 콘셉트의 BGM 제작 요청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특촬물'에 엄청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팬으로서, 이 BGM은 저의 사적인 욕망(?)을 가득 담아서 작업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역대 '슈퍼 전대'의 오프닝을 찾아서 전부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전대물 음악을 들어본 결과, 86년도~04년도 사이에 나온 전대물의 음악이 가장 강하게 인상이 남았기에, 이쪽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80년대 일본의 특유의 브라스 소리, 열혈의 이미지 그리고 화려한 편곡을 표현하는 것은 처음 전대물 음악을 만드는 당시에 저에게는 어려웠지만 최대한 표현해보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KARUT: 그리고 BGM 중간에 '카이텐져!' 라고 외치는 보이스 샘플이 들어가 있는데, 원래는 이 샘플을 추가할 예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Mitsukiyo님과 개발팀 분들께서 "카이텐쟈~!"라고 외치는 효과음을 넣어보자는 의견을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따로 녹음 및 이펙팅을 해서 효과음을 만들고 곡에 추가했더니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구요. 개인적으로도 만족할 만한 BGM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곡의 제목인 'Denshi Toujou!'은 사실… 다들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Senshi Toujou!'을 잘못 표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주변에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더군요. (주영: 그랬군요? 저도 몰랐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곡 제목이 '전자 등장(電子登場)'이 되었지만, 곡의 제목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제 곡이 제일 먼저 검색되어 나오니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Nor: 모두 마음에 드는 곡들이지만, 역시 저도 양 디렉터님과 마찬가지로 'aoharu'네요. 사실 저는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나가서 놀거나 하는 일이 적은 '인도어(indoor)파' 학생이어서 제대로 된 청춘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거의 '재패니메이션'으로만 배운 청춘이라고 해야할까요? (웃음) 이런 면들이 작품과 더 어우러지는 부분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외에 '블루 아카이브' 작업물이 아닌, 다른 곡 중에서도 특별히 아끼는 작업물이 있으신가요? 간단하게 소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Mitsukiyo: 저는 제가 창작하는 모든 음악에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 두개를 뽑는다면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OST와 'ユメの喫茶店'이라는 개인 앨범을 고르고 싶네요. (이것은 일본의 동인 이벤트 2020년 봄 M3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장르와 세계관을 음악으로 자유롭게 표현했다' 라는 제작 의도가 잘 드러나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테마인 판타지, 오리엔탈, 재즈, 카페 등 모든 것들을 표현한 음악이라 개인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는 작업물입니다.
KARUT: 2021년 9월쯤에 개인 발매한 곡 중 'Assault Gear'라는 음악이 있습니다. 현재 음악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DAW는 'Ableton live11'지만, 이 곡 같은 경우는 제가 9년 가까이 사용하던 'FL Studio'을 마지막으로 개인 릴리스용으로 완성한 곡입니다.
이 곡을 아끼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기교를 부려서 '테크니컬' 하고 '스킬 풀' 한 곡을 완성 시켜보자!' 라는 취지에서 작업했던 곡이기 때문입니다. 또 곡을 만들고 있을 때에 제가 좋아하고 연구하던 여러 가지의 장르의 음악들을 한 곡에 담은, 개인적인 욕망이 가득한 곡이어서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곡의 장르를 동인음악이나 리듬게임에서 표기되던 일본식 Hi-Tech Trance로 잡아두고 세부적으로는 Hard Techno의 분위기, Tech Dance의 리듬, Complextro 한 Drop 파트가 더해졌습니다. 또 당시 일본 케이브 사의 ‘도돈파치 대부활'을 열심히 플레이 하고 영감을 받아 슈팅 게임 느낌이 나는 파트도 추가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과한 정보'의 음악이 만들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곡의 믹스나 곡의 전개 등에서 제가 만족할 만한 느낌의 곡이 나왔다고 생각되어 애착이 가는 곡 중 하나입니다.
Nor: 저는 아끼는 곡 보다, '블루 아카이브'라는 게임 자체를 아끼게 된 것 같아요. '블루 아카이브' 덕분에 저의 다른 작품들을 돌아보고 더욱 아끼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작곡가 일을 하면서 점점 떨어지던 음악에 대한 동기부여를 '블루 아카이브' 유저 분들의 많은 관심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개인 곡에 쏟을 힘을 잃게 되는데, 요즘은 곡을 만드는게 즐겁고 자신감도 많이 회복해서 개인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게임 음악에 대한 인식의 긍정적 변화, '사운드 아카이브'의 비하인드 스토리
최근 몇 년 사이 오케스트라 공연, 비대면 온라인 공연이 열리거나 게임 OST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등 게임 음악에 대한 관심과 주목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작곡가 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앞으로도 그 중요성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시나요
Mitsukiyo: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의 발전, 스트리밍의 활성화 등으로 '게임'이라는 카테고리가 전문화 되었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눈으로 즐기는 수요층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게임 음악, 스토리 등의 요소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게임 음악의 중요성과 관심도도 높아질 것이고, 그 음악들을 여러 형태로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하네요. 저 또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KARUT: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저도 정확하게는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근 게임에 접근하기 쉬워졌고 또 대중성과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게임 OST와 음악이 단순히 게임을 꾸며주는 요소가 아닌, '그 게임을 플레이했던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플레이했던 게임을 추억했을 때, 물론 게임의 캐릭터나 이미지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겠지만 그와 동시에 게임의 BGM도 같이 머리 속에서 재생되고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어 말하자면 ‘게임의 OST가 게임을 상징하는 것으로 발전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보다 더욱더 게임의 OST가 중요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수요와 중요성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저희 같은 작곡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게임 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나 미디어 믹스 같은 다양한 매체에서 플레이어 분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Nor: 지금과 같이 유저 여러분들이 게임 음악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신다면 당연히 게임 음악의 시장과 규모는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봐요. 물론 퀄리티도 높아지고 새로운 아티스트들과 신선한 음악과 공연들도 더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발매됐던 OST가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예상 하셨는지, 또 내부에서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양주영 디렉터: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가 됩니다만,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OST 이후 두 번째 게임 OST를 낼 수 있어서 저 스스로도 의미가 있고 감회도 새로웠습니다. 게임에서 BGM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기에 OST 또한 잘 될 것 같다는 예감이 있었고, 제 예상보다 훨씬 더 인기가 좋아서 진행하는 내내 즐거웠고요. 앞으로도 계속 게임 개발을 하면서 OST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Mitsukiyo: MX 스튜디오 내부에서 저희들의 음악을 정말 좋아해 주시고 또 지지해 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OST가 판매 사이트에서 카테고리 랭킹 1위를 오래 유지하고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게임 음악 OST가 이렇게까지 큰 인기를 보이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놀랐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저희 작곡가들뿐만 아니라, 개발자 모두의 힘으로 일궈낸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곡들도 있고, OST에 수록되지 않은 명곡들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실물 OST 앨범을 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KARUT: 처음으로 참여한 '블루 아카이브' OST가 현물로 나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음악을 하면서 작곡가로서 게임의 BGM으로서 참여하는 것과 OST로 발매하는 것이 음악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꿈이 이었기 때문에 이를 이룰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Mitsukiyo님의 곡과 Nor님의 곡은 평소에 워낙 음악적으로 훌륭하신 분들이라서 이 두 분의 곡을 제외한 제 곡에 대한 호평은 솔직히 전혀 예상을 못 했고, 그리고 이렇게까지 게임의 OST에 많은 관심을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OST에 대한 호평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Nor: 저희끼리 농담으로 '우리 너무 곡 잘 쓰는거 아니냐~'라고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셀프 세뇌'를 하고 있었어요. (웃음) 이렇게 큰 관심을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운드 아카이브' 공연을 준비하셨을 때 고생이 많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도 당시 정말 즐겁게 감상했던 기억입니다. 이러한 온라인 공연을 선보이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준비 과정이나 끝난 후 밝힐 만한 소회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양주영 디렉터: '사운드아카이브'는 글로벌 서비스 0.5주년 기념 이벤트로 기획되었습니다. 공연의 전체 기획은 김용하 EPD님이 넥슨과 함께 진행하셨고, 긴박한 일정 임에도 많은 분들이 노력해 주셔서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Mitsukiyo: '글로벌 서비스 0.5주년을 기념해서 유저 분들에게 무엇을 전달할까? 음악회를 하자!' 라는 단순한 기획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모두의 뜻이 일치해서 순조롭게 잘 진행 및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당시 연주된 곡들은 글로벌 서버에서 공개된 BGM 중 밴드 편곡이 잘 어울리는 곡, 그 중에서도 라이브 연주로 진행하는데 크게 문제 없는 곡들로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KARUT: 앞서 언급한 케이스와 비슷하게, '사운드 아카이브'도 Mitsukiyo 님의 의뢰로 '블루 아카이브' 0.5주년 음악회에 디제이로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때 만들었던 메들리는 'AGF' 때 '블루 아카이브' DJ 파티에서도 플레이했고, 이 외의 디제잉 파티에서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평소 디제잉을 할 때 짧게는 30분이나 40분 정도 하는데 음악회에는 5분 가량이 주어졌어요. 그래서 원곡의 믹스 셋을 만들어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제가 작업했던 몇몇 BGM을 메들리로 리믹스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촬영 전날까지도 수정하고 작업했던 기억이네요.
KARUT: 장소를 대관해서 영상을 촬영하고, 카메라가 잔뜩 있는 장소에서 디제잉을 하는 등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신기하기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블루 아카이브'에 BGM으로서 참여한 이후 작곡가 세 명이 한 곳에 오프라인에서 오랜만에 모이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참여한 게임의 공식 유튜브에 제가 나온다거나, 실시간으로 채팅을 확인하면서 반응을 보는 등의 즐거운 경험들이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뜻 깊었던 이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Nor: 사실 저는 즐겁게 디제잉을 하고 온 것이 전부여서, 저보다는 밴드 세션 분들과 미츠키요 님의 고생이 많지 않았을까 합니다. (웃음)
긴 인터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으실 독자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양주영 디렉터: '블루 아카이브'의 음악, 저도 한 명의 청취자의 입장으로 매번 감탄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이라는 것이 어렵고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도 많지만, 좋은 음악이나 좋은 아트를 접할 때 그때마다 훌륭한 창작자들이 나와 동일한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 '고양감'이 게임 개발을 계속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즉, 좋은 창작자분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웃음) 여기 계신 작곡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Mitsukiyo: 먼저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아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작곡가로서 '블루 아카이브'에서 보여드리고, 또 들려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으니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KARUT: 이번에 '블루 아카이브'를 통하여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중구난방으로 답변 드린 것 같고…… 악곡에 대한 이야기는 뭔가 '카이텐져'의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요. (웃음) 평소에 하던 작업을 떠올리면서, 당시 BGM을 만들 때의 감상이나 추억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 또 여러 가지 의미로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블루 아카이브' 개발팀 그리고 '블루 아카이브'의 선생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청계천에 식인 대게, 피라냐와 조우하지 않도록 더욱 다양한 활동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웃음) 선생님 여러분! 앞으로도 '블루 아카이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Nor: 앞으로도 '블루 아카이브'와 작곡가 분들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양주영 디렉터님에게는 다음 '이즈나' 픽업 곡으로 'IZUNA DAISUKI'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정말 열심히 만들 자신이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주영: 으헉ㅋ 참고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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