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조금 먼 길을 돌아 마침내 PC 버전으로,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

등록일 2025년11월25일 10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넷마블의 신작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이하 오버드라이브)가 출시됐다.

 



 

게임 이름이 다소 길고 이미 서비스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어라이즈)'와 무엇이 다른지 헷갈릴 수도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오버드라이브'는 '어라이즈'에 여러 새로운 액션 및 시스템들을 추가하고 뽑기와 같은 모바일 문법을 어느 정도 걷어낸 PC 액션 게임이다. PC(스팀)와 Xbox로 플레이 할 수 있다.

 

'어라이즈'가 따르고 있는 원작 소설과 웹툰은 '성진우'라는 '먼치킨'이자 성장형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즉 게임의 주인공이 월드를 모험하는 '모험가 1'이 아닌 '성진우'여야만 했기 때문에, 넷마블은 경쟁형 PVP를 제외하고 타임어택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우는 등 기존 게임들과는 다소 다른 문법으로 대응했다. 액션성과 성장 요소를 극대화했고, 헌터들과 '성진우'의 무기 뽑기 그리고 패스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했다.

 

아무래도 그동안 경험할 수 있었던 게임들과는 다소 문법이 달랐기 때문에, 출시 전 나는 흥행할 수 있을지 궁금증과 우려가 함께 들었던 기억이다. 이런 나의 우려가 무색하게도 '어라이즈'는 넷마블의 게임 외 IP의 게임화에 대한 노하우와 노련함이 빛을 발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대상을 수상하고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되면서 넷마블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효자 타이틀이 됐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라이즈'가 가진 한계도 드러났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작품에 맞춰 설계되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모바일게임의 문법과 비즈니스 모델이 녹아든 게임이었던 만큼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측면에서, 또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어라이즈'의 흥행 돌풍이 잠잠해진 2025년 등장한 '오버드라이브'는, 모바일게임 문법을 녹여내며 현실적인 이유로 타협하거나 빠졌던 요소들을 다시 도입하거나 개선, 변경한 액션 게임으로 개발됐다. 마침내 정식 출시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즐겨본 소감을 전한다.

 

 

뛰어난 액션성은 그대로, 멀티 플레이 등 새로운 요소들도 추가
역시 '오버드라이브'의 가장 큰 강점을 꼽으라면 역시 액션을 들 수 있다. '어라이즈'도 마찬가지로 뛰어난 액션성이 주목을 받았는데 '오버드라이브'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원하는 무기와 원하는 스타일대로 '성진우'를 육성하고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 한 번 쯤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모션, 공격과 캔슬의 부드러운 조작감 등도 호평하고 싶다. 물론 락온과 같이 몇몇 개선이 필요한 요소들도 있기는 하다. 추후에 수정되기를 기대해 보자.

 

최근 액션 게임의 트렌드는 묵직하면서도 어려운 난이도를 지향하는 추세였다. 반대로 '어라이즈'와 '오버드라이브'는 경쾌한 스타일리쉬 액션이기 때문에 어필하는 면이 있다. '데빌 메이 크라이', '닌자 가이덴', '베요네타' 시리즈를 즐겁게 플레이 했다면 꼭 '나 혼자만 레벨업'의 팬이 아니더라도 즐겨 보길 권하고 싶다.

 




















 

또 다른 강점은 바로 멀티 플레이다. '어라이즈'가 PVP나 다른 이용자들과의 협동 플레이 없이 혼자 보스를 공략하는 타임어택 중심의 게임임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추가된 액션 요소들보다 더 '오버드라이브'를 플레이 해야 하는 당위성을 주는 시스템으로도 볼 수 있다.

 

'오버드라이브'는 호쾌한 액션 하나만으로도 즐길 가치는 충분한 게임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이미 접한 독자와 팬, 잘 모르는 이용자 모두 마찬가지다. 다만 '어라이즈'를 이미 경험했다면 '군주화'나 패링 그리고 멀티플레이 등의 몇몇 시스템 외에는 전반적인 액션성은 대동소이 하기 때문에, '먹어본 맛의 음식을 또 먹는' 느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메인 스토리의 흐름 또한 마찬가지다.

 








 

뽑기 없는 '오버드라이브', 인게임 재화로 무기와 헌터 획득 가능
'오버드라이브'는 메인 스토리를 플레이 하고, 진행도가 막히면 월드맵에서 콘텐츠를 소화하며 조건을 달성하고 성장한 뒤 다시 메인 스토리를 즐기는 루틴을 띈다. 이 과정에서 스탯, 스킬, 무기, 장비와 액세서리 등을 업그레이드 해 나가는 RPG적인 재미도 그대로다.

 

이중에서도 '성진우'나 헌터들이 사용하는 무기들은 던전을 돌아 재화들을 모으고 제작 및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헌터들도 '어라이즈'에서는 유료 재화를 사용하는 뽑기였지만, '오버드라이브'에서는 인게임 재화를 사용해 확률적으로, 또는 특정 재화를 사용해 확정적으로 데려올 수 있다. 심지어 헌터들을 꾸며줄 수 있는 헤어, 코스튬도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어라이즈'를 지금 시작하기에 부담스러운 이용자들에게는 '오버드라이브'가 상당히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들도 두드러진다. 우선 '어라이즈'가 모바일 문법이 많이 녹아든 게임으로 제작됐던 만큼, PC 버전으로의 재개발 과정에서 이를 어느 정도 걷어냈다고 하더라도 특유의 모바일게임스럽고 이질적인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는 편이다.

 

대표적으로는 PC로 즐기는 것 치고는 조금 투박하고 불편한 UI & UX, 과하게 파편화 되어 있는 재화, 반복적인 재접속을 유도하기 위한 시스템인 유진호 공격대와 게이트 파견 등이 떠오른다. 기존에도 '어라이즈'의 공식 PC 버전이 있었기 때문에 조작 자체가 불편하지는 않지만, 메뉴의 접근 방식이나 조작에서도 조금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는 일정 횟수만큼 버프를 제공하는 소비 아이템, 무의미한 대사만을 출력하는 다른 헌터들, 몇몇 챕터에서의 분량 조절 미스(체크 포인트가 제공되기는 한다) 등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는 시스템이나 콘텐츠들도 과감한 개선이나 변경이 이루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플레이 타임은 메인 스토리만 소화하면 약 15~20시간 정도의 분량이다. 반복적인 파밍과 아이템 제작, 헌터 모집과 각종 업적 등을 모두 소화한다면 30~40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타임어택, 보스 공략까지도 파고든다면 그 이상이 될 것이다. 메인 스토리만 소화한다면 조금 아쉽지만, 보스 공략까지 알차게 즐기게 된다면 가격 대비 적당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처음부터 '오버드라이브'였다면... 이후 행보를 응원하며
지난해 '어라이즈'의 PC 버전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별도의 타이틀이 아닌 단순 이식작일 것으로 예상했다. 으레 게임사들이 하듯이 모바일 버전을 스팀에 출시하고 추가적인 플랫폼을 지원하는 형태 말이다.

 

하지만 나의 예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당연하게도 당시에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출시된 '오버드라이브'를 플레이 해보니 오래 걸릴 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 이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플랫폼에 걸맞게 여러 시스템들을 추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오버드라이브'는 '어라이즈'의 뛰어난 액션성은 계승하면서도,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모바일 버전의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걷어 내져서 훨씬 더 쾌적하게 느껴졌다. 만약 '어라이즈'가 '오버드라이브'처럼 PC & 콘솔 플랫폼에 DL 형태로 출시됐다면 넷마블은 막대한 매출을 얻지 못했겠지만, 이용자들과 팬들에게 평가가 상당히 좋았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상상도 하게 된다.

 

회사에게는 상업적 성과도 물론 중요하다. '어라이즈'의 성공 전 넷마블의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나 혼자만 레벨업'과 같은 글로벌 인기 IP라면 접근성이나 수익성, 즉 사업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모바일 버전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돌이켜보면, 사업적인 선택과 별개로 개발진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것은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기반으로 한 순수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 즉 '어라이즈'가 아닌 지금의 '오버드라이브'와 같은 형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모바일 버전에서는 생략되거나 추가되지 못했던 시스템들, 없어서 아쉬웠던 요소들이 잘 구현됐고 부담스러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한 진입장벽도 잘 걷어내졌다.

 

'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나 '스텔라 블레이드', 'P의 거짓'은 PC & 콘솔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게임성과 문법으로 완성되고, 마케팅도 그런 스타일로 진행됐던 게임이다. 반대로 '오버드라이브'는 모바일을 거쳐 조금 먼 길을 빙빙 돌아온 느낌이다. '오버드라이브'는 아쉬운 면이 없는 게임은 아니지만, 넷마블이 모바일게임의 문법만 소화할줄 아는 회사가 아니다 라는것을 증명한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들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