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U' 명작 RPG와 격투게임의 만남, 그 결과는?

격투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지만...

등록일 2012년10월26일 17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08년 PS2로 발매되어 한글판 출시도 이뤄진 아틀라스(ATLUS)의 명작 RPG '여신전생 페르소나4'의 정식 후속작이 격투게임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 였다.

이후 개발사가 2D 격투게임에선 가장 먼저 고해상도 그래픽을 도입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아크시스템웍스 라는 것이 알려지자 과연 어떤 게임으로 등장할 것인지 궁금증이 커졌고, 결국 나온 결과물인 '여신전생 페르소나4 더 얼티밋 인 마요나카 아레나(THE ULTIMATE IN MAYNAKA ARENA)'(이하 P4U)는 지극히 아크시스템다운, 그렇지만 원작을 충분히 이해하고 개발했음을 알 수 있는 웰메이드 격투게임이었다.

'페르소나4'의 주인공(왼쪽)과 '페르소나3'에 등장하는 캐릭터 '아이기스'

P4U의 장점은?
1. 원작 팬들을 위한 간편한 입력체계
원작이 RPG였던 것에 비해 전혀 다른 장르로 나온 P4U는 격투게임 특유의 딜레이 캐치, 리치, 체력보정, 콤보연계 등을 숙지하지 않은 유저에겐 적응이 힘든 게 사실이다. 게다가 개발사인 아크시스템웍스는 콤보 연계를 통한 '타이밍 싸움' 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제작사다.

그렇기에 캐릭터만 보고 입문하고자 하는 원작 팬층과, 캐릭터보다는 격투게임이라는 장르적 관점에서 입문하려는 골수 격투게이머들 사이의 시각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부분을 아크시스템웍스는 간편한 조작체계와 단순 버튼 연타를 통한 화려한 연출로 해결하려 한 점이 눈에 띈다.

실제 P4U의 조작체계는 그 흔한 '승룡권 커맨드' 조차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이는 쉬운 조작을 통한 원작 팬들의 입문 난이도를 낮추는 데에 큰 공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필살 스킬을 사용하는 데에 들어가는 자원인 SP만 있다면, A버튼 연타를 통해 간단하게 콤보를 내고 필살기를 맞출 수 있는 등 원작 팬들에게는 원작에서이어지는 정식 스토리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버튼 연타만으로 강력한 콤보를 넣을 수 있다.

2. 코어 격투게임 유저들을 위한 밸런싱
한편 P4U는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를 즐기는 유저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일발 역전을 노릴 수있는 시스템, 연계기를 중간에 끊고 다시 잇는 버스트 시스템, 공중 콤보가 백미인 아크시스템표 격투게임다운연계 콤보 등 격투 게임 자체로도 오소독스하게 파고들 수 있는 시스템이 가득한 것이 장점이다.

물론 이러한 많은 시스템 덕분에 제대로 파고들 거라면 시스템 자체를 공부해야 하는 것과, 시스템의 득을 보는'밸런스 붕괴 캐릭터' 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 시점까지는 밸런스를 파괴한다고 할 정도로강한 캐릭터는 없다는 점이 아크시스템웍스의 밸런싱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점은?
1.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매력이 부족하다.
게임 상의 연출들 중에는 원작에 나온 연출을 가져온 것이 많다. 캐릭터 공통기술인 몰매 러시, 특정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즉사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원작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역시 원작 게임을 즐겨 본 사람들을 위한 후속작인 탓에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기에는 조금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작품이 되었다.

2. 많은 시스템은 게이머 간의 격차를 벌리는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장점으로 이야기한 버스트 시스템, 회피 시스템, 일격필살 등의 다양한 시스템은 이런 류의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활용 범위나 사용 조건 등이 까다로운 편이다. 이는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가 오랫동안 이어져 오면서 발생한 문제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들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차이는 클 수 밖에 없다.

사실 아크시스템 특유의 스타일을 그대로 P4U에 가지고 온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길티기어' 시리즈나 '블레이블루' 시리즈를 즐기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들이 명확하게 갈린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타겟 유저층을 너무 좁히게 되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일부 원작팬들이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반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특히 이런 단점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 PS3판에 수록된 연계기 연습 모드다. 패드로 이 연계기들을 재현한다는 건 일반적인 유저로서는 불가능에 가깝고, 스틱을 산다고 해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다른 격투게임들에 비해 캐릭터 수가 적은 건 사실.

3. 아쉬운 캐릭터 볼륨
개발 당시 '여신전생 페르소나 3' 의 캐릭터들이 일부 등장한다는 이야기에 다들 놀랐지만, 실제로는 3편의 멤버 중 반도 안 되는 인원만 등장해 원작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러한 부분은 가정용 콘솔로 이식될 때에도 확장판 개념으로 신규 캐릭터가 추가되거나 하는 일 없이 그대로 넘어왔기에, 아크시스템을 비판하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아크시스템 측은 추가 콘텐츠를 통해 게임상의 네비게이션, 캐릭터 의상 등을 변경할 수 있게 했지만 게임 자체가 새로운 맛을 담은 건 아니었기에 '캐릭터 몇개 추가하고 신버전이라면서 뚝딱뚝딱 내 놓던 주제에 왜 P4U에서는 이렇게 짜게 구냐' 는 식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결론은? 격투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지만, 캐릭터 게임으로는 조금 아쉬운 작품
원작 게임이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와 시나리오에 캐릭터들을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면 P4U는 격투게임이라는 장르로 넘어와서도 캐릭터들을 다루는, 이른바 시리즈의 '화법' 은 그대로 녹여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은 원 제작사인 아틀라스와 아크시스템의 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한 협업이 일궈낸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이 바라던 꿈의 경연'이라는 느낌으로 홍보해 왔던 것과 달리 실 내용 전개는 조금 밋밋했고, 반전을 보여주는 전개가 장기였던 원작에 비해 심심한 스토리 전개 등은 실망스러웠다. 정식 후속작이라는 무게감에 비해서는 전개가 평범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P4U에 이어지는 후속작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나오게 된다면 이러한 단점들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굳이 전작에서 이어지는 정식 스토리라인으로 만들기보다는 팬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캐릭터들도 마구 등장시켰다면 훨씬 파고들 여지가 큰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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