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게임 개발사 '팔콤'. '영웅전설', '이스' 시리즈 등 RPG 타이틀로 유명한 30년 전통의 개발사로 국내에도 팬이 많다.
팔콤은 PC게임 전문 개발사에서 콘솔 게임 개발사로 변신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PC 시절 하나같이 국내에 정식 발매되던 팔콤 게임들이 콘솔 게임 개발사로 변신한 뒤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팔콤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아시아(SCEA)와 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팔콤 게임들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각국(팔콤차이나가 있는 중국은 제외)에 출시되지 않고 있다. SCEA와 계약하지 않는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팔콤이 한국 게임시장에서 좌절하고 게임을 내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팔콤이 한국 시장에서 좌절을 맛본 사례로 흔히 언급되는 것이 '쯔바이' 사건이다.
쯔바이는 팔콤이 2001년 발매한 액션RPG로 마지막 '팔콤표 2D RPG'로 팬들의 기대를 모은 게임이다. 국내 팬들은 서명운동 사이트를 만들어 500여명의 정식 발매 요구 서명을 받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고 결국 쯔바이는 국내에 정식 발매됐다.
쯔바이 정식 발매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병존한다.
첫째는 서명 운동까지 벌였지만 실제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굉장히 잘 팔려서 성공했다는 것으로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설은 각각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다.
먼저 잘 팔려서 성공했다는 것은 국내 유통사인 메가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의 진실이다. 메가엔터프라이즈는 쯔바이를 한정판, 일반판, 주얼판 등 다양한 버전으로 유통했고 특히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주얼 버전으로 재미를 본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팔콤 입장에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 역시 사실이다. 왜냐하면 주얼판은 팔콤과 정식 계약한 수량과 상관없이 임의로 찍어 판 해적판이었기 때문이다. 팔콤 입장에서의 판매량은 한정판과 일반판을 합친 것이 전부로 서명 운동까지 벌여 발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주문이 없었으니 실망스러운 결과였을 수 밖에 없다.
저작권 개념이 확립된 요즘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패키지와 부속물을 빼고 케이스에 게임CD만 담아 파는 주얼 버전은 한 때 크게 유행했다.
이 주얼CD는 대개 저작권을 무시하고 유통사에서 임의로 생산한 해적판이었다. 많은 유저들이 이 해적판을 '정품'이라고 생각하며 구입했고 쯔바이 사태(?)는 이런 오해에서 일어난 비극이었던 셈이다.
쯔바이 사태 당시 메가엔터프라이즈는 주얼CD 외에도 관련 상품을 임의로 제작, 판매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서 팔콤이 한국 유통사에 실망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물론 팔콤을 비롯한 중소 개발사의 게임이 정식 발매되지 않는 데에는 이런 한 두 가지 사례보다는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이 축소되었다는 데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의 한 게임 개발사 프로듀서는 기자와 만나 "우리나 가스트, 팔콤 같은 중견 개발사에게 해외 매출은 15~20% 정도를 차지하고 한국 시장은 해외 매출 중에서도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다"며 "팔콤도 한국 게임 시장이 더 커진다면 게임을 안 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복제 차단 장치가 견고하게 마련되고 좋은 게임들이 나온다면 한국 게이머들도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음이 2012년 '디아블로3', '슈퍼로봇대전' 등으로 증명된 바 있다. 2013년, 차세대 콘솔 공개를 계기로 한국 패키지 게임시장이 다시 매력적인 시장이 되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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