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콘솔들이 동시에 출품되며 차세대 게임들의 경연장이 된 E3 2013이 막을 내렸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북미 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에서 열린 E3 2013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콘솔 Xbox One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가 나란히 출품되어 관람객들을 유혹했다.
차세대 콘솔 출품과 함께 세계 유력 퍼블리셔들이 준비 중인 차세대 게임들도 대거 등장해 E3 2013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
게임포커스에서는 생생한 현장사진을 곁들여 E3 2013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압승, 싱겁게 끝난 차세대 콘솔 전쟁
현세대 콘솔은 삼국지의 '삼국정립'과 같이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 SCE의 플레이스테이션3, 닌텐도의 Wii가 균형을 이루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세대의 세 콘솔은 특정 시기에 특정 게임기가 인기 있었던 적은 있지만 차세대 콘솔이 발표된 지금 시점에서는 세계 누적 판매량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이며 특정 게임기의 비교우위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세대 콘솔 전쟁에서 닌텐도가 Wii U를 1년 먼저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Wii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차세대 콘솔 전쟁이 삼국정립에서 닌텐도가 힘을 잃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SCE양자 간의 정면 승부로 좁혀진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SCE가 E3 2013에 나란히 신형 콘솔 및 라인업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었지만 승부는 생각보다 싱겁게 난 느낌이다.
SCE의 플레이스테이션4는 하드웨어 성능, 중고 정책, 온라인 정책 등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을 압도했다. 중요한 변수인 가격마저 플레이스테이션4가 399달러(약 45만원), Xbox One이 499달러(약 56만3000원)으로 발표되자 E3 2013에 모인 세계 각국의 기자들과 게이머들은 플레이스테이션4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SCE의 플레이스테이션4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기자들의 열띤 환호가 이어졌고 중고정책, 가격이 발표될 때에는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드문 광경인 기립박수까지 볼 수 있었다.
게이머들은 플레이스테이션4를 시연해보기 위해 SCE 부스로 몰려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부스 역시 붐볐지만 SCE의 기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퍼블리셔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중고 정책 및 온라인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아직 승부는 결정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전통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을 대표하는 타이틀 '킹덤하츠', '파이널판타지15' 등이 Xbox One으로 동시발매되는 등 퍼블리셔들은 Xbox One을 '밀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은 닌텐도는 Wii U를 띄우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쉴드', '우야'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신형 콘솔들은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시연 가능한 타이틀이 '앵그리버드' 뿐인 콘솔이 스마트폰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가지는지 잘 와닿지 않았다.
차세대 게임이 궁금하다면 고개를 들어 유비소프트를 보라
퍼블리셔 중 가장 주목받은 건 '왓치독스'와 '더 디비전', '어새신크리드4' 등 대작들을 일거에 선보인 유비소프트였다.
특히 왓치독스는 정말 대단했다. 왓치독스를 직접 해보기 위해 유비소프트 부스에는 긴 줄이 들어섰고 프레스 시연장에서도 기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래픽, 게임디자인, 액션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준 왓치독스는 기존의 게임 문법들에서 일탈하지 않으면서도 조합과 개선을 통해 놀라움과 새로움을 안겨줬다. 왓치독스의 유일한 불안요소는 '이런 굉장한 게임이 시간을 맞춰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을까' 하는 것 뿐이다.
차세대 콘솔 독점작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포르자 모터스포츠5'와 SCE의 '인퍼머스: 세컨드 선'이 돋보였다.
포르자 모터스포츠5는 차세대 콘솔에 걸맞는 그래픽과 조작감으로 '그란투리스모'가 없는 차세대 콘솔 초기, 레이싱 게임의 최고봉을 차지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인퍼머스: 세컨드 선'은 참신한 스토리와 한층 강화된 그래픽, 액션으로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기존 시리즈 팬 뿐만 아니라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웰메이드 액션게임'으로 즐길 만한, 차세대 콘솔 초기를 대표할 액션게임으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해 보이는 타이틀이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콘솔 중심, 온라인/모바일 성장세에 주목
미국 시장은 여전히 콘솔게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모바일게임의 높은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밝다.
2013년 기준 북미 콘솔게임 시장은 175.9억 달러(약 19조8211억원), 온라인게임 시장 28.9억 달러(약 3조2660억원), 모바일게임 시장 14.6억 달러(약 1조 6420억원), PC게임 시장 4억 달러(역 4506억원)로 집계됐다. 콘솔게임 시장은 2012년에 비해 3% 성장했고, 금액으로만 보면 20% 성장한 온라인게임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온라인과 모바일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북미시장의 주류 플랫폼은 여전히 콘솔게임이며,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이 콘솔게임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콘솔게임 시장을 보유했다는 것은 미국인들이 그만큼 게임에 친숙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에 미국의 온라인/모바일게임 시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온라인/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콘솔게임업체가 드문 국내 게임업계 사정상 콘솔에서 쌓은 강력한 인지도와 팬덤을 가진 채 온라인/모바일로 진입하는 해외 업체들에 비해 힘든 싸움을 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E3 2012에 비해 E3 2013의 경우 온라인/모바일 게임 관련 부스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이는 신형 콘솔 2종이 출품되며 화제가 차세대 콘솔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E3 2014에서는 다시 온라인/모바일게임들의 출품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E3 2013에서 라쿤소프트 등 한국 온라인/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부스를 볼 수 있었듯 E3 2014에서도 한국 게임업체들의 더 많은 부스를 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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