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내 정식 출시된 이후 '패왕간디', '유혈사태' 등 수 많은 패러디를 양산한 '시드 마이어의 문명 V(이하 문명V)'의 외전 '시드 마이어의 문명: 비욘드 어스(Beyond Earth 이하 비욘드 어스)'가 지난 10월 24일 출시됐다.
비욘드 어스는 역사적 인물과 지구라는 한계를 벗어나 가상의 인물과 우주라는 새로운 배경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은 문명의 외전인 만큼 기본적인 플레이 방법은 문명과 같으나 등장 캐릭터와 배경이 달라진 만큼 기존 문명 시리즈와 완전 다른 스토리의 등장은 물론 맵의 특징도 기존 문명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겉보기에는 문명V에 스킨만 갈아 입힌 것 같은 비욘드 어스, 이 게임은 문명V와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우주로 간 문명
비욘드 어스는 앞서 설명했 듯이 고대부터 미래 세계까지 발전하는 지구를 배경으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기존 문명 시리즈와는 달리 우주 행성을 개척하는 가상의 인물(후원자)들이 주인공인 게임이다.
게임의 배경이 달라진 만큼 게임 초기 유저를 괴롭히는 AI '야만인'이 '외계 생명체'로 바뀌었으며 게임 초반 골드나 과학 등에 이득을 주는 유물은 '자원 팟'과 행성 유물로 나뉘어져 등장한다.
게임 타일 구성도 기존 문명 시리즈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기존 문명 시리즈에서는 '대리석', '철'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자원들이 등장하는 반면 비욘드 어스에서는 '부양석', '제노매스' 등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할 만한 자원들이 게임에 등장해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에는 용어 및 용도를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또한, 이번 시리즈의 핵심 콘텐츠 '독기'는 기존 문명 시리즈에서 핵 폭탄을 터트리고 발생되는 '방사능'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게임 극초반부터 일부 타일에 등장해 게임 진행에 골머리를 쓰게 하는 존재이다. 독기는 말 그대로 타일에 존재하는 독성 물질로 독기가 존재하는 타일에 위치한 부대는 10의 대미지를 입는 만큼 유닛의 전진 및 전쟁 시 자리 선정에 큰 역할을 한다. 독기 제거는 일정 과학 기술을 습득해야지만 등장하는 독기 제거 위성과 독기 제거 기술을 보유한 일꾼으로만 제거할 수 있으며 일반 공격 유닛은 제거할 수 없다.
독기의 방해는 외계생물체와 만나면 최고조로 오르는데 외계생물체는 독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자리 선정에 큰 제약이 없어 마음 놓고 나를 공격하지만 나는 내 유닛들을 최대한 죽이지 않고 싸우려다보니 문명V보다 위치 선정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된 느낌이다.
비욘드 어스의 후원자(지도자)들은 국가 별로 나뉜 것이 아닌 아시아, 아프리카 등 민족의 연합 대표자로 선정돼 있다. 또한 각각 외향적인 특징 외에도 각각의 도시 성장에 이득이 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만 문명V에서 존재했던 각 국가 별로 일정 시대에만 생산할 수 있는 특별한 유닛(병과)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은 유난히 아쉽게 느껴졌다. 이런 특별 유닛들은 유저들의 과학 트리에도 큰 영향을 주고 국가의 색을 잘 드러내는 요소였기에 부재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에는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우주에 친화된 자가 승리한다 '친화력 레벨'
비욘드 어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을 손 꼽으라면 바로 '친화력 레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화, 우월, 순수로 나눌 수 있는 친화력 레벨은 유닛의 성장과 엔딩 퀘스트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친화력 레벨을 상승 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친화력을 높여주는 과학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비욘드 어스의 과학 트리는 문명V처럼 테크 트리(계단 형식)이 아니라 테크 웹(거미줄)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만약 조화를 중심으로 올리는 유저가 선행 과학 기술 때문에 억지로 우월을 높여주는 과학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어 만족스러웠다.
친화력 레벨은 유닛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는데 문명V가 특정 과학 기술을 배우면 일정량의 골드를 들이면 유닛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던 것과는 달리 비욘드 어스의 대부분 유닛들은 친화력 레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지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 업그레이드는 별도의 골드를 요구하지 않으며 특성 선택과 동시에 같은 종류의 유닛들이 한꺼번에 업그레이드 된다.
세 종류의 친화력들은 각각의 고유 유닛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우월 유닛들은 '파이락사이트' 순수 유닛들은 '부양석', 조화 유닛들은 '제노매스'를 필요로 하므로 자신의 영토에서 많이 발굴할 수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친화력을 선택하는 것만이 향후 물 흐르듯이 편한 플레이를 보장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친화력 레벨은 일부 엔딩에도 큰 영향을 준다. 각각 친화력마다 특정 엔딩으로 도달할 수 있는 퀘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퀘스트를 모두 달성해야지만 친화력 엔딩을 볼 수 있다.
문명 특유의 아이덴티티는 유지
비욘드 어스는 비록 많은 부분에서 문명V와 차이는 보이고 있지만 게임의 근본적인 부분은 문명V와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헥사곤 모양의 타일에서부터 기본적인 턴제 전투는 물론 각 지형에서의 공격력 이득 등을 통한 전략성은 이번 작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유하고 있다.
또한 문명V에서 문화와 과학 발전에 큰 영향을 준 행복도는 비욘드 어스에서는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비록 옥수수를 내밀고 골드를 요구하는 패왕은 없었지만 우리나라와의 우호도 1을 높여주겠다고 전략 자원과 많은 양의 골드를 요구하는 뻔뻔한 외국인이 존재하고 있었다. 나를 지키고 나를 제외한 후원자들의 분쟁을 유발하기 위한 외교의 중요성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비욘드 어스에서는 중요한 요소여서 두 게임을 비교하는 재미도 꽤나 쏠쏠했다.
비욘드 어스는 분명히 문명V와 많은 것이 다른 외전인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요소도 많이 등장했으며 게임의 배경 외에도 여러 시스템이 달라져 문명V를 플레이 했던 유저들도 이 게임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한예슬이 출연 중인 드라마 '미녀의 탄생' 속에서 '사금란'이 성형을 해 다시 태어난 미인 '사라'가 사금란과 완전히 다른 인물이 아니었던 것처럼 비록 많은 부분에서 문명V와 많이 다른 비욘드 어스이지만 전작의 내적인 재미를 최대한 많이 끌어온 비욘드 어스의 매력은 턴 수가 지나갈 수록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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