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최고 모바일게임 국내서 격돌... 자존심 세운 '도탑전기', 추락한 '몬스터스트라이크'

등록일 2014년12월22일 10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전세계의 모바일 게임 순위를 장악하고 있는 '클래시오브클랜(CoC)'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자리잡은지 벌써 5개월. CoC의 영향 때문인지 그 동안 해외 모바일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서서히 외산 게임들의 진입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부분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한국 서비스를 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 지사 설립 등 한국 시장에 직접 서비스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인식되는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들 외산게임의 특징이다.

그러나 클래시오브클랜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국내 시장에 최근 중국과 일본의 최고 인기 모바일게임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으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중국 최고의 모바일게임인 '도탑전기'와 일본에서 '퍼즐앤드래곤'에 이어 독보적인 2위를 유지하고 있는 日 믹시의 '몬스터 스트라이크'. 

도탑전기는 이미 중국에서 일 매출 40억원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중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이며,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일본 시장에서 최근 2년여간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던 '퍼즐앤드래곤'을 밀어낸 전력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끈 게임이다. 이 때문에 이 두게임의 한국 진출은 일찍부터 유저들은 물론 게임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게임'이라는 편견의 벽을 허문 도탑전기
도탑전기와 몬스터 스트라이크 두 게임 모두 야심차게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은 극과극으로 나뉜다. 도탑전기는 '최상', 믹시의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최악의 결과를 내고 있는 것.

현재 도탑전기는 '수준이 낮다'는 중국 게임에 대한 편견을 깨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흥행의 바로미터가 되는 매출(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6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5위)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중국산(?) 게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게임성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도탑전기의 한국 서비스를 맡은 가이아모바일은 게임 출시 한참 전부터 유명 성우뿐 아니라 전 프로게이머를 게임 내 성우로 기용하고 각종 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는 등 한국에서의 성공을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도탑전기의 성공은 뛰어난 게임성 뿐만 아니라 국내 서비스사의 이런 노력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도탑전기는 게임 내 캐릭터의 표절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적이 있었는데 근래에는 도탑전기의 시스템을 그대로 베낀 표절게임들이 출시되어 그 게임들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다.
 



한국 시장 특성 무시, 무작정 'My Way'만 외쳤던 몬스터스트라이크
한편 도탑전기보다 얼마 앞서 출시됐던 몬스터스트라이크는 일본 최고의 인기게임 답지 않게 현재 국내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일본의 독보적 2위 게임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일본에서 몬스터스트라이크의 인기가 치솟자 한때 국내에도 몬스터스트라이크와 같은 방식의 '슬링샷' RPG들이 차례차례 출시되었고 제법 나름대로 선전을 거두기도 했다. 때문에 원조 게임의 국내 정식 출시 소식은 이 같은 아류작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처럼 여겨졌다. 믹시도 몬스터스트라이크 출시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많은 아류작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진짜'가 가진 재미는 아류작이 쫓아오지 못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몬스터스트라이크의 국내 출시 이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슬링샷 RPG의 출시가 줄어들었지만 자신감을 내비쳤던 '원조' 몬스터스트라이크 조차도 모바일 오픈마켓 순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존재감을 잃으며 슬링샷 RPG 장르자체의 인기도 꺼져버리고 말았다.

일본 최고의 모바일게임인 몬스터스트라이크의 국내 흥행 실패 원인으로는 몇 가지가 손꼽힌다. 

일단 슬링샷 RPG라는 장르 자체가 국내 모바일 유저들에게 생소하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모바일 RPG의 필수 요소처럼 여겨지는 자동 전투 기능이 포함되어있지 않았던 점도 국내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원인이었다. 믹시는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유저들이 알아줄 것이고 또 즐길 것이라 예상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믹시의 한 관계자는 "자동 전투를 할 거면 게임을 뭐하러 하느냐,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직접 손으로 조작하는데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는 한국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한 발언이었던 것.

물론 일본에서도 몬스터스트라이크가 인기 반열에 오르는 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다. 믹시 측은 몬스터스트라이크는 게임 실황 영상 공유를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이를 이용한 영상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 이야기했다. 따라서 출시 직후 믹시 측이 인기 BJ들을 섭외하는 등 영상작업을 통해 몬스터스트라이크 홍보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제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믹시와 별도로 몇몇 게임 커뮤니티에서 자체 제작한 플레이 영상이 있긴 했지만 이들 영상은 믹시가 생각한 만큼의 파급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또한, 몬스터스트라이크가 내세우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게임'이라는 특징이 한국의 모바일 게임 유저들의 특성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러 게임을 위해 서너명이 한 자리에 모여 게임을 하기란 쉽지도 않고 충분한 유저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GPS를 이용한 지역 대전 모드를 즐기기란 무리였던 것이다.
 

유저들의 안타까움이 섞인 리뷰가 눈에 띈다



'도탑전기'의 성공과 '몬스터스트라이크'의 실패
몬스터스트라이크와 도탑전기는 해외 유명게임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때 각각 검증된 게임성 하나만을 믿고 승부했을 때와 게임 콘텐츠 외에 부수적인 노력을 기울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게임의 성공과 실패는 현지 퍼블리셔나 현지의 지사설립을 하지 않고 해외 본사가 직접 서비스해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믹시와 일찌감치 한국지사를 설립하여 게임을 알리는데 힘쓴 가이아모바일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클래시오브클랜(COC) 같이 국내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게임도 있다. 그러나 클래시오브클랜은 TV, 지하철, 버스 등의 광고 등을 포함해 국내 시장에 100억 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고의 게임이라 인정받고 있지만 뛰어난 게임성 하나만을 믿었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도탑전기의 성공은 비단 외부적인 홍보효과에서 온 것만은 아니다. 현재 안정적인 게임 시스템과 치밀한 BM 설계 등을 통해 인기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단단히 쥐고 있다. 특히, 도탑전기의 독특한 수익 모델은 앞으로 국내외 다른 모바일게임들에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여겨진다. 2014년 클래시오브클랜 처럼 도탑전기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해외 게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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