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의 성공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개발부터 상용화 후 한달, 성공작 평가

등록일 2011년03월08일 16시52분 트위터로 보내기


올해 초 선보인 한게임의 '테라'가 '리니지'와 '아이온' 등 엔씨소프트의 라인업이 주도하고 있던 MMORPG 장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며 선전하고 있다. 현재 '테라'는 각종 온라인 게임 순위에서 '아이온'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8월 '프로젝트 S1'로 선보이며 지금의 '테라'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 까지 게임 내, 외적으로 많은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비 서비스 국가들도 '테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올 해 첫 공개와 더불어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는 현재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단일 타이틀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지금의 모습을 갖춘 '테라'는 '자수성가'라는 속담이 딱 어울리는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포커스는 테라의 첫 공개부터 상용화 하기까지의 흐름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1. 블루홀 스튜디오 설립, '테라'의 보금자리 마련되다
'테라'를 언급하기 전, 우선 '테라'를 개발한 블루홀 스튜디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블루홀 스튜디오는 현 본엔젤스 벤처파트너스 대표로 활동 중인 장병규 전 의사회 의장과 엔씨소프트에서 근무했던 박용현 개발팀장 등을 비롯한 5인이 2007년 3월, 자본금 70억 원으로 설립됐다.

'MMORPG의 명가(名家)'라는 비전을 갖고 설립된 블루홀 스튜디오는, 당시 개발 중인 테라의 프로젝트 명 '프로젝트 S1'의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신뢰와 이해 형성을 통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했다.

게임업계는 높은 자본금과 엔씨소프트와 관련된 각종 이슈, 개발 중인 온라인 게임의 정보때문에 블루홀 스튜디오의 설립과 향후 활동에 대해 주목했다. 하지만 8월 초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프로젝트 S1'의 일부 스크린샷, 그리고 독특한 전투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는 말 외에는 특별한 추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많은 이들을 더욱 궁금하게 했다.


2. 엔씨소프트와 민사소송 시작, 한게임을 퍼블리셔로 결정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젝트 S1'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가지 이슈가 터졌다. 바로 엔씨소프트와 관련된 민사소송, 그리고 '프로젝트 S1'의 퍼블리셔로 한게임이 결정된 것 등이다.

이는 '리니지3'를 개발했던 과거 담당자 들이 '리니지3'의 정보 유출 시도 및 개발 진행에 대한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는 엔씨소프트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엔씨소프트와 관련된 60억원 대 민사소송은 2008년 8월 7일 처음 시작돼 지금도 공방 중이다.

얼마 있지 않아 발표된 나머지 이슈는 퍼블리셔로 한게임이 결정된 것이다. 양사는 13일 퍼블리싱 계약 체결을 발표했으며, 한게임은 과거 부족했던 MMORPG 라인업에 '프로젝트 S1'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얻게 됐다.




3. 프로젝트 S1, '테라'라는 이름을 갖다
퍼블리싱 계약 체결 이후, '테라'는 다시 한 번 수 개월 동안 개발 기간을 갖는다. 과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던 '테라'의 각종 정보를 통해 '테라'를 추측하는 각종 기사들이 쏟아졌으며 '아크로드', 'R2'와 같은 MMORPG를 서비스해 왔던 한게임의 퍼블리싱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질책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결국 해가 지나고, 한게임과 블루홀 스튜디오는 2009년 1월 22일, '한게임 인비테이셔널 2009'를 통해 본격적인 '테라'의 홍보에 나섰다. 이 때부터 '프로젝트 S1'은 '테라(The Exiled Realm of Arborea)'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테라'는 '유배된 세계, 아르보레아'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첫 공개했던 독특한 전투 시스템은 '논 타깃팅 시스템'으로 밝혀졌다. '논 타깃팅 시스템'이란 과거 고정 타깃으로 벌였던 전투와는 다르게 FPS 처럼 유저가 직접 몬스터를 타깃해 조금 더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벌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기본적인 MMORPG의 시스템들과 비롯해 최고레벨 콘텐츠로 '정치 시스템'을 공개했는데, 이 부분은 상용화가 된 현재까지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까지 '테라'의 수식어로 붙고 있는 '400억 대작'도 이 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블루홀 스튜디오는 '테라'를 개발하기 위해 320억 원이 투입됐으며 언리얼 엔진을 통한 높은 그래픽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4. 총 세 번에 걸친 비공개 테스트, 인내와 고통의 기간
'테라'는 '한게임 인비테이셔널 2009'에서 공개된 이후 약 7개월 뒤 8월 22일 첫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했다. 기대감도 높은 만큼 '테라'에 대한 테스터 신청에 대한 열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탓인지, 1차 비공개 테스트는 단 이틀이라는 짧은 기간과 200명 이라는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실시돼 게임에 대한 평가조차 제대로 내릴 수 없었다.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게임 전체적인 부분도 아직은 전달력이 부족했다.

두 달 뒤, '테라'는 2차 비공개 테스트로 다시 찾아왔다. 1차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대폭 보강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마녀의 성', '배움의 언덕' 등 8개의 사냥터와 4개의 지역 주요도시 등 콘텐츠 대폭 보강, 인원도 3,000명으로 늘려 보다 많은 테스터들이 '테라'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2차 비공개 테스트는 20시간 전후의 플레이 타임을 기획했다. 그밖에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 부분도 1차 비공개 테스트보다 약 3배 가량 성능이 향상됐다. 또한 종족별 직업 선택에 대한 제약도 사라졌다.

사실상 첫 번째 테스트나 다름없는 2차 비공개 테스트에서 게임성을 확보한 '테라'는 2010년 2월 26일 3차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했다. 기간도 2주, 3천 명에서 2만 명으로 대폭 늘렸다.

테스트에는 서부 벌목지, 광기의 언덕, 해적소굴, 달의 호수 등 신규 11개 사냥터와 잊혀진 숲, 밤피르 언덕, 사교도 신전 등 3개의 인던 등 게임 중반 콘텐츠와 케스타닉 남성, 휴먼 여성 등의 신규 캐릭터가 공개됐다. 그밖에 더욱 다양해진 클래스별 신규 스킬, 개선된 게임 조작 및 인터페이스 등 신규 추가 콘텐츠를 점검했다.

신규 콘텐츠 뿐 아니라, 지난 CBT를 통해 테스터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반영, 수정한 게임 초반 콘텐츠에 대해서도 재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높아져 가는 기대감에 비해 '테라'가 게임 전반적인 부분에서 많은 보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테라'의 메인 요소인 '논 타깃팅 시스템'도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결국 블루홀 스튜디오는 '테라'의 본격적인 게임 개발 전념을 위해 3차 비공개 테스트 이후 '지스타2010' 이전 '한게임 지스타2010 프리미어' 까지 약 9개월 간의 개발기간을 가졌다.

5. 테라, 지스타2010에서 호평 받다
인내의 시간을 거쳤기 때문인지, '한게임 지스타2010 프리미어'을 통해 사전 공개된 '테라'의 모습은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인터페이스 및 퀘스트를 통한 레벨업 동선, 논 타깃팅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들이 개선돼 게임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블루홀 스튜디오는 '지스타2010'에서는 짧은 시간 즐기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게임쇼에서 별도로 선보이는 인스턴스 던전과 일반 필드 플레이 등 논 타깃팅 시스템을 통한 전투 플레이 위주의 모습을 선보여 호평을 얻었으며, '테라'는 '지스타 2010'에서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 등과 함께 주목 받는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다. 한게임은 '테라'의 공개서비스를 연 말에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스트레스 테스트 등 별도의 게임 보완을 위해 결국 2011년 1월 11일 실시했다.


6. 사전 선택 서비스부터 인기 조짐
'테라'는 공개서비스 전부터 '대박' 조짐을 보였다. 지난 해 12월 30일 시작한 사전선택 서비스는 플레이할 서버/종족/직업/캐릭터 외형/캐릭터명을 공개 서비스 전에 미리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당초 7개의 서버를 준비했지만 조기 마감돼 2개의 신규 서버를 당일 추가 투입, 종료일까지 매일 1~2개의 신규 서버를 계속 추가하며 총 27개의 서버로 조기 종료됐다.

이에 캐릭터 생성 및 커스터마이징 체험, 길드 생성/가입 및 친구 추가 기능 이용도 종료됐다. 온라인게임에서 같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길드는 총 2만개 이상 생성됐다.

또한, 클라이언트 설치 시 자동으로 자신의 사양이 '테라'를 즐기기에 적합한지 판단해 주는 '자동사양검사'가 '전투력 측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유저들 사이에서는 '자동사양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캡쳐해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는 등 '테라'를 즐기는 자신의 PC 사양을 타인과 비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블루홀 스튜디오는 '테라'가 공개서비스를 실시하기 전 1월 3일 오픈 전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다. 이 날 블루홀 스튜디오는 시장에서 판단하는 이상의 성과를 내고 싶다며 '테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거 '논 타깃팅 시스템'이라는 이름도 '프리 타깃팅'으로 바꿨다. '테라'의 전투방식을 보다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자리에는 엔씨소프트와 블루홀 스튜디오 간의 소송에 대한 얘기도 오고 갔다. 당시 양사는 2심이 진행 중이었으며, 블루홀 스튜디오는 유저들이 우려했던 '테라'의 서비스 중지에 대한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 오픈 첫 날 동접자 16만 돌파, 흥행신화 새로 썼다
'테라'는 지난 1월 11일, 예정보다 10분 이른 오전 5시 50분에 사전선택 서비스 마감 서버 27대와 2대의 신규서버를 오픈, 총 29개 서버로 공개서비스를 실시했다. '테라'는 시작 5분만인 5시 55분만에 동시접속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테라'는 서버 수용인원을 수 차례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캐릭터 생성에 서버들이 '생성불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한게임은 첫 날 38개의 서버를 공개했으며 지속적으로 서버를 확장하는 등 유저 수용에 힘썼다. '테라'는 같은 날 12시 20분에 동접수 10만 명을 돌파했으며, 오후 9시 55분에는 16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신화를 열었다.

PC방에서도 '테라'의 인기는 대단했다. 온라인 게임순위 사이트 게임노트가 지난 12일까지 집계된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테라'는 오픈한 지 하루 만에 1위인 '아이온'에 이어 온라인 게임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4일 뒤 게임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순위에서는 '테라'가 '아이온'을 0.08% 점유율을 앞서며 게임트릭스 순위에서 103주 간 1위를 해왔던 기록을 내리기도 했다.

8. 테라 상용화, 아이온-와우와 전면전 예고
성공적인 공개 서비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테라'는 1월 25일 상용화 날짜로 확정했다. 요금은 '아이온'과 '와우'와 동일한 19,800원. 과거 두 게임보다 가격을 낮춰 가격으로도 승부를 보겠다는 예상이 있었으나 동일하게 요금을 적용함으로써 가격보다는 게임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정식서비스에 맞춰 '테라'는 15개의 신규 사냥터와 2개의 신규 인스턴스 던전 등 미공개 지역이 개방되며, 레벨 제한이 50으로 상향됐다.


공개 서비스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테라'는 상용화를 실시한 지난 1월 25일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한 접속율을 보이고 있다. 테라는 상용화 이후 첫날 동시 접속자 수 16만 명으로 시작해서 현재 주중 16만, 주말 17만 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게임은 올 해 '테라'의 매출을 800억 원에서 1,000억 원 사이로 전망했다.

'테라'는 단일 타이틀로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시장에 안착했지만, 이제 상용화 한 지 1개월이 조금 넘었다. 또한, 다듬거나 새롭게 보충해야 할 콘텐츠도 '아이온'이나 '와우'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올 해 첫 공개되며 좋을 출발을 시작한 '테라'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향후 올 해 나올 다양한 신작들과 또 어떤 대결을 펼칠지 '테라'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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