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화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은 어느샌가부터 스타트업의 기회의 시장이 아니라 자본과 아이디어 전쟁으로 얼룩진 레드오션이 되버린지 오래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게임 회사들은 평범한 게임 아이디어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고 확실한 성공 가능성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그들의 눈에 띈 것이 바로 웹툰 IP이다.
게임과 웹툰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었지만 개발사들이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IP를 찾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화 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면서 개발사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됐다.
바로 원작이 있는 게임은 고정 팬이 많은 만큼 성공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원작과의 괴리감이 크면 원작을 모르는 유저는 고사하고 원작 팬마저도 돌아 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원작과의 괴리감을 최소화 하면서 게임의 재미는 최대화 할 것이냐'라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이런 점을 잘 살린 게임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로 이 게임은 게임의 스토리를 웹툰으로 제공하면서 원작 팬들에게 게임과 웹툰을 함께 즐기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3D 캐릭터가 아닌 2D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원작과의 괴리감을 최소화 시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갓오브하이스쿨의 뒤를 이어 웹툰 원작과의 괴리감을 최소화시킨 게임이 하나 더 탄생했다. 바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삼국전투기'이다.
원작의 개그감을 잘 살린 게임성
이 게임의 원작인 최훈 작가의 '삼국전투기'는 원작은 파생 콘텐츠로 전세계에서 사랑 받은 삼국지를 작가가 재해석한 캐릭터와 개그감을 더한 독특한 재미를 바탕으로 2007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작품이다.
개발사도 이 점을 인지했는지 삼국전투기의 스토리는 원작과 똑같이 진행된다. 동탁 세력의 성장, 조조와 원소와의 관계 등을 잘 표현한 스토리와 갓 오브 하이스쿨과 마찬가지로 3D 캐릭터가 아닌 2D SD 캐릭터가 등장해 원작과의 괴리감을 최소화시켰다.
특히, 캐릭터가 짓는 표정도 원작에서 자주 보던 표정으로 만들어 원작을 읽은 사람이 게임을 즐긴다면 게임 속 상황에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물론 원작과 달라진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작 속 '조조' 등은 인기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비슷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수정을 거치긴 했지만 캐릭터의 주요 무기와 모션은 원작의 이미지를 잘 구현했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는 않을 것이다.
원작 팬들의 연령층을 고려한 쉬운 조작
원작 삼국전투기는 2007년 1월부터 연재된 장수 웹툰으로 이미 연재 기간이 8년이 넘은 만큼 이 웹툰의 주요 구독 연령층은 여타 웹툰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런 팬들의 연령층을 고려해 이 게임의 조작법은 여타 모바일 RPG에 비해 쉬운 편이다. 복잡하고 종류가 많은 진영의 버프를 생각해 병사를 배치하거나 상황에 따라 병사의 무빙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저 유저들은 탱커형 캐릭터는 전방에 지원 및 원거리 캐릭터는 후방에 배치하는 간단한 군단 설정과 본인의 성장만 신경 쓰면 된다.
특히, 이 게임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성장 시스템으로 많은 모바일 RPG가 유저 레벨 따로, 유저가 사용하는 캐릭터(혹은 카드)의 레벨 따로 성장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이 게임의 캐릭터는 별도의 성장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었다.
대신 군단의 성장이 있는데 캐릭터의 레벨이나 마찬가지인 군단은 성장함에 따라 스킬의 레벨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점점 증가하게 된다. 물론 게임 내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적은 만큼 반복 플레이에 따른 지루함을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은 약간의 변수를 주어 그 부분에서도 최대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뻔한 결과는 없다 스카우트 시스템과 스킬 시스템
많은 RPG에서 스킬은 직업 별로 혹은 '레이븐'과 같이 무기에 부가 옵션으로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의 스킬은 최대 세 개 사용가능하고 유저 스타일에 매번 쉽게 바꿀 수 있다.
스킬은 유저의 선택이 아니라 랜덤으로 주어지며 군단의 레벨에 따라 스킬의 최대 레벨도 상승한다. 스킬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같은 던전을 돌아도 스킬의 종류의 따라 매번 다른 판을 도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이 게임은 캐릭터의 성장 시스템이 없어 진화를 통한 상위 단계 캐릭터 획득이 불가능한데 이를 보완해주는 시스템이 바로 스카우트 시스템이다. 스카우트 시스템이란 사용하지 않는 캐릭터 두 명 이상을 합성해 동급 혹은 상급 단계의 캐릭터를 얻는 이 게임의 독자 콘텐츠 중 하나이다.
스카우트 시도 시 세 명의 용병 후보가 공개되고 재료 캐릭터의 등급과 스카우트하려는 카드의 등급에 따라 스카우트 성공 %가 달라지게 된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유저의 긴장감과 함께 게임에 대한 재미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렵게 모은 3, 4성 캐릭터를 쏟아 넣어도 5성 스카우트 확률이 너무 낮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약간의 확률 조정이 있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전체적으로 이 게임은 원작처럼 유쾌하게 개그성을 잘 살린 게임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부분(스킬 시스템) 등에 랜덤성을 넣은 점도 비록 확률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그 시도 자체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 게임의 원작이 복잡하고 어려운 삼국지를 쉽게 풀어내 인기를 끈 만큼 하드코어 RPG의 어려움에 지친 유저들이라면 잠시 복잡한 게임은 내려두고 가볍게 이 게임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원작 웹툰을 한 번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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