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한국 콘솔게임, 시장을 넘어 개발기지로 나아가는 문 열었다

등록일 2015년12월30일 15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포커스에서는 올해 초 연두기획으로 ''을미년'이제는 콘솔게임이다'라는 제목의 연속기사를 내보냈다. 콘솔게임 개발과는 연이 없던 한국에서 콘솔게임 개발에 뛰어든 개발사를 차례로 만나봤으며, 콘솔게임 유통사와 퍼블리셔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해당 연속기사에서는 2015년 을미년 한국 콘솔게임 시장에 대해 플레이스테이션4의 강세와 한국어화 타이틀의 증가, 국산 콘솔게임 개발 확대를 예상한 바 있다.

을미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게임포커스가 연초에 예상한 것과 현재상황을 비교해보고, 병신년을 앞둔 한국 콘솔게임 시장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독주, 3DS의 분전과 아쉬움
예상대로 거치형 콘솔 경쟁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4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Xbox One은 '헤일로5', '라이즈오브툼레이더'와 같은 독점 대작 타이틀을 더빙까지 해 출시했지만 뚜렷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라이즈오브툼레이더의 더빙판 출시가 확정된 후 만난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의 "더빙을 한다고 하면 한국 게이머들의 열렬한 환영과 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실은 다르더라"는 말이 지금도 귓전을 맴도는 것 같다.

2016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4 퍼스트파티 대표작 '언차티드4' 등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내년에도 플레이스테이션4가 압도하는 흐름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용 게임기에서는 PS Vita가 안정세를 이어간 가운데 한국닌텐도의 라인업 강화 속에 3DS 보급량이 크게 늘어난 한해였다. 하지만 타이틀 판매 면에서는 서드파티 퍼블리셔들의 참가가 여전히 부진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서드파티 퍼블리셔의 게임 출시가 조금씩 생겨나고는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PS Vita 타이틀을 보면 평균적으로 꾸준한 판매가 이뤄졌지만 큰 성공을 거둔 타이틀은 나오지 않았다. 그 중에서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 플러스'와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FC 에볼루션', '신 하야리가미' 등은 특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어화 타이틀의 증가, 플랫폼 홀더의 적극적인 자세가 좋은 영향 끼쳐
2015년은 한국어화 타이틀이 폭발한 한해였다. 오랫동안 한글판이 나오지 않던 시리즈의 한글판 발매가 발표되고 '이런 게임까지?'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많은 게임이 한국어화됐다.

스파이크 춘 소프트의 타이틀도 마침내 한국어화가 시작됐다

2016년에도 이런 흐름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상반기까지 한글판 발매가 확정된 게임만 2015년 출시된 한글판 타이틀 숫자에 필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4와 PS Vita의 플랫폼 홀더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로 카와우치 시로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개발사들을 설득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세가의 대표 시리즈 '용과같이' 신작의 한국어화 확정은 카와우치 시로 전 대표의 설득과 세가의 로컬라이징 기준을 통과할 수준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가퍼블리싱코리아도 향후 세가 타이틀의 로컬라이징에 더 힘쓸 계획이며, 디지털터치, 인트라게임즈, CFK, H2 인터렉티브가 너나할것없이 모든 타이틀의 한국어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2016년은 유저들의 지갑이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유저들의 선택기준도 높아져 2016년을 기점으로 한국어화가 다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지만, 시장이 2014~5년과 같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이런 우려는 기우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PS4 국산게임 2종 출시, 나머지는 2016년으로...

올 초 게임포커스가 예상한 대로 콘솔게임 개발에 뛰어든 국내 개발사가 크게 늘어난 건 맞았다. 그러나 실제 출시까지 이어진 게임은 2종에 불과해 본격적인 국산 콘솔게임 개발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당초 연내 출시가 예정되어 있던 '킹덤언더파이어2', '큐라레 마법도서관' 등의 개발이 지연되며 출시가 미뤄졌고 새롭게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개발에 나선 개발사들은 준비가 덜 된 상태다.

가장 먼저, 실제 출시까지 이어진 건 자이네스의 '엔더오브파이어'였다. 엔더오브파이어는 완성도와 언어지원 문제 등을 지적받았지만 실제 게임 출시까지 경험해 본 자이네스는 이후 빠르게 플레이스테이션4 타이틀 2호 '드림멀즈'를 선보였다.

자이네스의 플레이스테이션4 퍼즐게임 '드림멀즈' 스크린샷

액션 RPG였던 엔더오브파이어와 달리 드림멀즈는 퍼즐게임으로 흠잡을 구석 없이 잘 만든 게임이었다.

2016년에는 20여개의 한국 게임사가 플레이스테이션4 타이틀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이 소비시장을 넘어 개발기지의 위치가 되면 SCE 내에서 SCEK의 위상이 올라가 발언권이 더 강해지게 된다. SCEK는 이를 이용해 더 활발한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2015년 한국 콘솔게임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고 한국어화 타이틀도 크게 늘어났다. 개발 면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진전은 있었다.

SCEK 대표직 퇴임을 발표하는 순간의 카와우치 시로 대표

한편, 한국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의 유일한 불안요소는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가 본사 부사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퇴임한 일일 것이다. 한국 게이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카와우치 대표의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 있었던 일화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12월 말, 카와우치 대표를 떠나보내는 SCEK 회식자리에서 SCEK 직원들은 눈시울을 글썽거리며 "한국을 잊지 말아달라"고 카와우치 대표에게 부탁했다. 카와우치 대표는 이런 말에 "내가 어떻게 한국을 잊을 수 있겠는가?"라고 화답했다.

그런데 SCEK가 회식을 하던 호프집의 근처 테이블에서 역시 회식중이던 게이머가 카와우치 대표를 알아보고 와서 악수와 사인을 청했다. 이 게이머는 카와우치 대표의 퇴임이 발표된 후 국내 게이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그에게 감사패와 선물을 전달할 때 돈을 보탠 참가자 중 한명이었다.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오른쪽)가 유저 감사패를 전달하러 온 유저 대표와 기념촬영 시간을 가졌다 *위 사진은 SCEK에서 보도를 위해 제공한 것임을 알립니다

마지막 자리에서까지 감동적 만남을 가진 카와우치 대표는 자신을 정말 지지하고 응원해준 한국 게이머들의 사랑을 잊지않을 것이라 다짐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카와우치 부사장은 향후 아시아 시장 전체를 무대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한국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는 건 그에게 여전히 좋은 일이다. 이미 한글판 출시가 확정된 타이틀이 많고 협의가 진행중인 타이틀도 많다. 2016년은 게이머들에겐 최고의 시간이 될 것이다. 더 높아질 게이머들의 선택기준에 퍼블리셔들이 어떤 전략으로 맞춰나갈지만이 남아있다.

2015년 을미년에는 '이제는 콘솔게임이다'라고 이야기해야 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이제는 콘솔게임이다'라는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2016년이 게이머들에게도, 게임사들에게도 최고의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