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 한국에서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창업하거나 신규 프로젝트를 세울 때 최우선 고려대상은 '중국시장'이었다.
'중국시장에 통할 게임을 개발하려는 회사', '중국시장을 염두에 둔 기획'에 투자가 이뤄졌다. 세계 거대 시장 중 외국게임이 성공하기 힘든 일본은 물론 유저 성향이 너무나 다른 북미, 유럽시장에 비해 중국시장의 유저들은 한국 유저들과 성향이 비슷해 성공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해 온 역사를 봐도 그 말은 맞는 것처럼 느껴졌다. 중국시장이 끝없이 성장할 거라는 장및빛 전망도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2014년, 2015년이 지나고 2016년이 된 지금. 아직까지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모바일게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솔직한 이야기가 '마침내' 들려오기 시작했다.
최근 만난 대기업 투자담당자들이나 투자전문사 관계자들은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에 투자해선 회수가 안 된다"거나 "중국시장보다 북미, 유럽 혹은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는 게임에 투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해온 스타트업들이 줄도산할 것으로 보여 2016년이 '대부도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화가 났다. 설득력이 있는 전망이고, 투자자로서 바른 판단을 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도 없이 막연하게 게임개발 방향을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하도록 강요해온 것도 같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와서 북미, 유럽, 동남아를 타깃으로 한 게임을 개발해 현지 강자들과 승부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및빛 전망이 수년전 중국시장에서 한국게임이 대박날 것이라 착각하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의문도 생긴다.
북미, 유럽에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있는 현지 게임사가 있고 중국, 일본 게임사들도 북미, 유럽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가 북미, 유럽에 진출한다면 이들 모두와 겨뤄야한다는 이야기다.
국내 게임사들이 북미, 유럽, 동남아로 나아가려 한다면 중국시장에 대한 장및빛 전망만으로 무턱대고 게임을 개발, 출시해 실패한 경험을 살려 시장분석에 기반한 좀 더 명확한 전략을 세워야한다. 관성으로, 하던대로 움직이는데 그치지 말고 새로운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를 시야에 둔 스마일게이트와 조이시티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해부터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시장에서 지나친 경쟁을 벌이기보다 이제 해외시장을 공략해야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중국에서 안되니 북미, 유럽으로 간다는 생각은 안된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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