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스타트업, 'Pirates War' 이디오크러시 김성기 대표

등록일 2016년02월22일 11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꼭 이걸로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포즈를 취한 김성기 대표, 끼가 넘치는 이디오크러시의 수장이다

"북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개발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제 마음을 믿지 않네요(웃음)"

2014년 창업이후 2년여 만에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개발사가 있다. 바로 김성기 대표가 이끄는 이디오크러시다.

성공했던 타이틀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남부럽지 않은 IP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북미, 유럽의 게이머들은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퍼블리셔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들의 자랑거리는 바로 'Pirates War - The Dice King(이하 Pirates War)'이라는 보드게임이다.

게임 밖에 모르는 우직한 바보들의 '해적왕' 프로젝트 Pirates War

게임의 외형 자체는 우리가 익숙하게 즐기던 '모노폴리'지만 게임성은 다르다

'Pirates War'는 모노폴리 기반의 보드게임이다. 하지만 여기에 해적의 요소를 가미에 차별화를 뒀다. 이디오크러시를 이끄는 김성기 대표는 '해적'이라는 소재는 철저하게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일본하면 사무라이, 중국하면 무술아 떠오르듯 북미 시장에서의 해적은 게이머들에게 있어 꿈이자 추억으로 기억되는 대표적인 캐릭터라고.

게임은 비교적 단순하다. 모노폴리와 같이 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골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승리한다. 3명이 즐길 수 있으며 해적의 약탈의 개념이 적용돼 상대의 땅을 점령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대전 자체는 정통 TCG가 가지고 있는 덱의 요소를 충실히 재현했다. 자신이 세팅한 덱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날씨요소, 함정, 선장 및 선원 스킬, 해적선의 스킬까지 조합해 전투할 수 있다. 게임 진행 자체는 단순하지만 철저한 전략을 갖고 즐겨야 할 '전략게임'이 되는 것이다.

맵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다

Pirates War는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모두의 마블', 블리자드가 서비스 중인 '하스스톤'의 중간 방향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인 타이틀이다. 게임 자체는 쉽게 즐길 수 있지만 파고들수록 어려운 보드게임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이 출시되는 만큼 웹과 모바일, 태블릿 간 연동 플레이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이들이 해보지 못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RPG야 저희보다 잘 만드는 개발사가 넘치잖아요"

매력적인 캐릭터는 해외 퍼블리셔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일반적으로 회사 설립 이후 프로토타입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1년 1개월의 개발기간을 가진 Pirates War는 상당히 빠르고 추진력 있게 개발이 진행된 타이틀이다. 뜻이 맞는 동료들이 모여 2014년 하반기 알파버전이 공개된 Pirates War는 공개와 함께 해외 유수 퍼블리셔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 이들이 선보인 독창적인 캐릭터들은 흡사 '디즈니'가 선보이는 캐릭터가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김 대표는 "처음 공개 이후 게임보다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습니다. 우리가 만든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있었고 나름대로의 자부심도 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이었죠. 퍼블리셔들 뿐 아니라 게이머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의 순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고 말했다.

게임에서부터 오프라인 상품까지, 구색 갖춘 팔방미인으로 거듭나다

게임을 "정말로 재미있다"고 말한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을 잊을 수 없다고

Pirates War의 영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반년 전인 2015년 여름 무렵에 유튜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유저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이었지만 유튜브의 반응만으로는 게임의 실제 매력을 알 수 없다는 판단을 했고 결심이 서자마자 김 대표는 곧장 해외의 각종 게임쇼에 무작정 방문해 FGT를 진행했다.

"해외 게이머들도 국내와 성향이 비슷합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웃질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거기서 힘을 내어 여기까지 오게 됐죠. 우리가 만들면 성공하겠지 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게임을 만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FGT를 통해 김 대표는 무엇이 재미있었는지, 뭐가 어려웠는지, 재미있었는지, 쉬웠었는지 마지막으로 개발자들의 개발의도를 유저가 잘 이해했는지를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또한 각국을 돌아다니며 각국이 내세우는 게임 심의에 맞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다소 과정이 복잡했던 튜토리얼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을 반영해 4번 이상의 전면 수정이 이어졌고 첫 인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래픽의 경우 각 테스트에서 트리플A, 즉 합격점을 받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아트북, 피규어, OST 등 다양한 오프라인 상품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스타트업들이 선택하지 않는 과감한 행보를 이어나간 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행보를 이어나간 것은 게임이 단순히 게임 하나만으로 남기에는 아깝다는 내부 직원들과의 의견 교환 끝에 다다른 결과물이다.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아트와 게임성에 대한 장점을 십분 살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다양한 결과물을 돌려주겠다는 것. 김 대표는 설명을 통해 "게임은 슈퍼셀처럼, 사업은 로비오처럼 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이야기했다.

다양한 오프라인 상품을 개발 과정 중에 제작을 완료했다



북미공략 초읽기 시작한 Pirates War
오는 3월 출시를 앞둔 Pirates War는 북미 지역을 포함한 대다수의 글로벌 지역에 우선 서비스 된다(한중일 제외). 이후의 출시 계획은 국가별로 확실하게 잡혀있지 않은데 국가별로 제각각인 심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 게임에는 강화와 합성이라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다만 슬롯머신을 이용한 뽑기 시스템이 있는데 이는 한국에서의 심의에 걸림돌이 됩니다. 해적 콘텐츠를 사용할 때 등장하는 해골의 경우 중국에선 무조건 서비스 불가의 이유가 되죠. 이렇듯 각 국가별로 다른 정책을 갖고 있어 출시 일정 또한 연기됐습니다. 각 국가의 심의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 후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경우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고 말했다.

20여 명의 개발자들이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다

끝으로 김 대표는 오늘도 불철주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 자신만의 '유니크'한 매력을 갖추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장기였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대기업들과 중견퍼블리셔들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처럼 상위권 시장이 고착화돼 경쟁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이 이유다.

"칼럼리스트나 일반 사람도 알겠지만 어찌됐든 모바일게임 사업 역시 자본사업이고 자신만의 IP, 즉 지적재산권이 없다면 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제 생겨나는 스타트업들이 뮤나 블레이드&소울과 같은 자신만의 IP를 가지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이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이들과 똑같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유니크'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대세를 따라가려고 하면 힘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여기에 대기업에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도 필요합니다.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죠.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잘 접목해 원하는 국가에 서비스 하게 된다면 분명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곧 서비스가 시작될 Pirates War에 대한 게이머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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