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입업계 몸담고 싶어요' 질문에 대한 선배들의 대답, '게임인 토크콘서트' 개최

등록일 2016년10월17일 21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재단법인 게임인재단(이사장 조계현)과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회장 전명진)이 17일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게임 산업 발전과 미래 게임인 육성을 돕기 위해 마련한 '2016 미래형 게임인 발굴 공모전'의 발대식을 갖고, 이를 기념하는 무료 공개 강연 '게임인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각 분야의 유명 게임산업 관계자가 초청되어 게임산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원술 로이게임즈 대표, 윤용기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박영목 인챈트 인터랙티브 대표, 서동우 엑스엘게임즈 본부장 등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게임 산업에 관심이 있거나 게임업계에 입문하려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질의응답이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각 게임업계 인사들은 개발, 아트, 경영, 게임 운영과 보안, 사업 전략 및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열띤 질문이 쏟아졌으며,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명쾌한 답변으로 미래 게임업계인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아래는 게임업계 관계자와 행사 참여 학생들의 일문일답.

학생들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상업적으로 성공한 캐릭터를 재창작 하는 경우가 많다. 상업적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는데,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창작하면 좋은가
윤용기 대표 :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공부하면서 해당 질문에 대한 물음을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그것이 상업화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우선 기존의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을 많이 카피 했던 것 같다. 카피를 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드로잉, 디자인, 의상, 배경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보고 모작을 많이 했다. 모작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드로잉에 대한 공부와 경험이 쌓이게 되고, 자신의 것이 된 이후에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하게 된다. 지금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 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습작하고, 많은 작품을 접하는 것이 본인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규 사업 PM이나 마케팅 업무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박영목 대표 : 마케팅이나 사업을 원하는 분들은 회사 경영까지 가게 된다. 게임 사업도 사업의 일종이므로, 회사의 경영이나 사업의 전반에 대한 것들을 알 수 있는 경영학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게임 마케팅은 반 정도가 해외에서 나오는데, 마케팅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언어 공부를 권장하고 싶다. 특히 시장이 큰 중국과 게임의 역사가 크고 깊은 일본, 영어는 무조건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신입사원으로 게임회사에 입사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큰 회사의 경우 뽑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렵다. 작은 벤처회사를 섭외하거나, 좋아하는 게임을 만든 회사에 지원해보거나, 게임 직업 소개 사이트 등을 보고 작은 곳에서부터 조금씩 경험을 쌓는다면 3~5년 정도 되었을 때 쉽게 큰 회사에 옮겨갈 수 있다.

대부분 창업을 하려 하면, 창업을 바로 하는 것 보다는 취업을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원술 대표 : 둘 다 장단점이 있다. 함께 일할 괜찮은 멤버들이 있다면 창업을 해보고, 그 경험으로 회사를 가는 것도 좋다. 앞서 말이 나왔지만 신입은 게임회사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작은 회사라도 창업해서 결과물을 낸다면 그 또한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그 결과물은 게임업계에 진출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박영목 대표 : 나는 어린사람들이 창업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세상 일에는 모든 준비가 필요하다. 세상은 훨씬 무서운 곳이다. 나는 함부로 창업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나와도 학비 지원비를 갚느라 쩔쩔맨다. 나는 여기 있는 학생들이 신용에 금이 가 힘들게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창업은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준비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금전적인 준비, 사업에 대한 의미의 고민, 같이 할 멤버가 있는지 등이 있을 수 있다.

게임개발에는 마케팅이 중요하다. 금전적인 부담이 적은 SNS 마케팅 외에, 학생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이 있다면
박영목 대표 : 학생이라면 오픈 마켓에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주목 받기 힘들고, 학생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선 공모전에 응모하거나, 기업들이 도와주는 형태의 행사에 가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한번 봐달라'고 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형태의 공모전 행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일을 하면서 슬럼프가 찾아오면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윤용기 대표 : 나는 원래 활동적인 사람이다. 운동으로 스트레스와 슬럼프를 풀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 한잔 하기도 하고, 클럽에 가서 놀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슬럼프를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서동우 본부장 : 나 같은 경우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가지만 근본적으로 풀리진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왜 이 일을 하는지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개발자의 경우 2년에 한번 정도 슬럼프가 오는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영목 대표 : 슬럼프는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것이다. 절대 혼자 있으면 안 된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응원이 필요하므로, 슬럼프에 빠졌을 땐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 용기를 얻는 것이 좋다.

이원술 대표 : 힘들 때 술도 많이 먹고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러나 슬럼프는 결국 자신이 만든 것이다. 혼자 힘들어하고 '왜 이럴까' 생각하면 더 수렁처럼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슬럼프라는 생각이 들면 더 일찍 일어나고 사람도 더 많이 만나면서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슬럼프가 생기게 된다면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림을 그리며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소리를 들었다. 트렌드를 따라가려 노력해야 하는가? 아니면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해야 하는가
윤용기 대표 :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뻔한 얘기이지만 기초가 중요하다. 트렌드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므로, 기초적인 드로잉, 크로키, 색채, 구도, 등을 잘 하고 난 후에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유행을 쫓아가기만 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기초적인 것에 더욱 시간을 투자해야만이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게임 기획자는 포트폴리오로 어떤 것을 내세워야 하는가? 또, 회사의 면접에서 어떤 것을 우선으로 보는가
이원술 대표 : 기본적으로 분석력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게임에 대한 역 기획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때 본인의 재해석 능력을 중요하게 본다. 또, 직접 쓴 기획서도 본다. 기획자의 문서는 다른 부서에도 전달되는 문서이기 때문에, 문서 정리 능력도 중요하다. 기획서에서 본인만의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도 중요하게 본다.

또, 기획자는 다른 파트의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을 볼 때 의사소통 능력을 중요하게 본다.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지 중요하게 여긴다.

게임 기획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이원술 대표 : 나는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도 안 해봤다. 게임만 한다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 게임보다는 사람들과의 대화나 영화, 드라마, 만화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특히 기획 쪽에서 일하고 싶다면 여러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좋기는 하다.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할 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원한다면 다른 부분에서 얻는 것이 좋다.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는 것과 주어지는 일이 다를 때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은데,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윤용기 대표 : 자신이 원하지 않는 프로젝트라고 해도, 그것을 최대한 열심히 해보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된다.

이원술 대표 :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그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다. 회사를 잘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게임회사들은 나름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회사들을 살펴보고 어떤 게임을 만들었는지 찾아본 후, 가치관과 맞다면 그 회사를 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차이점은 있겠지만, 그 회사의 방향성 대로 가기 때문에 조금은 차이가 있더라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

IT 직종은 수명이 짧고 도태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도태되지 않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박영목 대표 : 개발자의 정의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게임회사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분야를 개발자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IT 회사에서는 프로그래머만 개발자라고 한다. 게임 개발자라는 것은 통칭이라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개발자의 수명이 짧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게임은 종합예술인 만큼, 다양한 일거리가 있고, 오히려 다른 쪽으로 이직도 가능하다. 다른 IT보다는 게임 개발자가 수명은 더 길다고 생각한다.

윤용기 대표 : 박영목 대표님 말에 동감한다. 수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며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자신의 역량에 따라 60대까지도 일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종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업계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VR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VR게임과 VR산업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이원술 대표 : 앞으로 게임이 전부 VR화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다양하게 연구되고 발전할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회사 차원에서 투자 중이다. 대세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한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용기 대표 : 앞으로의 VR시장이 세상을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해온 게임에서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은 확실하다. VR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게임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체감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되고 있다. 시장이 아직 열리진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좋은 게임의 기준은 무엇인가? 많이 팔린 게임이 좋은 게임인가
박영목 대표 : 좋은 게임이란 굉장히 주관적인 기준이다. 일례로, 만들고 난 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마니아 층이 존재해 후회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게임은 개발자 입장에서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번 게임 중에서는 좋지 않은 게임이 있을 수 있다. 장인정신을 갖고 본인의 표현의 방법의 하나로 게임을 만든 것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개발을 하는데 있어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 곳은
윤용기 대표 : 나는 만화를 정말 좋아한다. 책보다 만화를 더 많이 봤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도 많이 챙겨 봤다. 과거에 개발을 할 때는 세계 각국의 설화들을 찾아봤다. 이런 부분에서 아이디어가 나와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서동우 본부장 : 나는 미국 드라마를 많이 챙겨보는 편이다. 어느 정도 게임업계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었고, 팀워크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었다.

박영목 대표 : FPS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영화에서 카메라 구도와 카메라 워크를 공부하도록 사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이원술 대표 : 일본 만화 '원피스'를 많이 챙겨봤다. 등장인물의 자세한 설정에 감탄하면서 보고 있다. 게임개발사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원피스'에 나오는 팀워크에 감동 받았고 회사에 권장도서로 구비 중이다.

정부의 게임 규제가 굉장히 심각한 편이다. 기성 게임인으로서 게임산업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영목 대표 : 아직 정부를 설득하지 못한 것은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더 분발해야한다. 복지와 기부활동을 많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한다고 홍보를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실 국내에서는 공부 외에는 전부 '마약'처럼 취급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이슈다. 그러나 게임 개발자들은 순진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저들이 여가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순수한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게임은 문화다. 사회가 성숙하는 것과 직결된 문제다. 우리나라도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원술 대표 : 정말 많이 고민한 부분이다. 그러나 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에서는 게임 외의 문화활동이 특별히 '할 게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루 종일 영화를 보면 영화를 마약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게임 외에 다양한 문화활동을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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