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원장 직무대행 강만석)이 주관하는 '2016 넥스트 콘텐츠 컨퍼런스(2016 Next Content Conference, 이하 NCC 2016)가 금일(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올해 처음 개최된 'NCC 2016'은 기존의 국제 콘텐츠 콘퍼런스 '디콘(DICON)'과 '문화기술(CT)포럼'을 통합한 행사로, 올해에는 '미래,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VR·AR·AI 등 최신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와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NCC 2016에는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AR 기반 모바일게임 '포켓몬GO'를 개발한 '나이안틱 랩스'의 인터렉션 비주얼 총괄 디자이너 데니스 황이 직접 참석, 인터뷰를 진행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데니스 황은 수 년간 구글의 홀리데이 및 스페셜 에디션 로고 제작을 담당한 전 구글 웹페이지의 총괄 책임자이자, AR 기반 모바일게임 '인그레스(Ingress)'와 '포켓몬GO' 등 위치기반 모바일 앱의 UX 및 비주얼 디자인을 총괄한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게임포커스는 '포켓몬GO' 열풍으로 살펴본 AR과 VR, 나이안틱 랩스의 입장을 데니스 황에게 직접 들어봤다.
나이안틱 랩스에서 '포켓몬GO'를 개발할 때 전 세계적인 반응을 예상했나? IP 영향도 있겠지만, 성공한 계기가 내부적으로 무엇이라고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데니스 황: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나름대로 어느 정도의 유저 접속 수를 예상하려고 노력했다. 서버를 생각한 기준 수치의 10배 넘게 준비했으나, 아시다시피 50배 이상의 접속자가 몰렸다. 정말 놀랍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서버 문제가 많았던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성공한 이유에 대해 추측하기로는, 증강현실이라는 개념이 대중화 되지는 않았던 상태에다가 '포켓몬'이라는 귀여운 캐릭터가 주요하지 않았나 싶다. 또, 직접 유저들이 움직이며 게임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유저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
또,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를 사용해 자기 앞에 가상현실 캐릭터가 실제로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을 준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즐거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그래서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물론 '포켓몬'이라는 IP가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든든한 기반이 되어준 것도 사실이다. 또, 나이안틱 특유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위치기반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경험자로서 증강현실 앱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데니스 황: 콘솔이나 피시게임과는 달리 밖에서 하는 경험이다보니,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화면에 나타나는 인터페이스가 태양이 비치는 상태에서 선명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명함과 색상을 선택할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인터페이스 또한 움직이면서 하는 게임이다 보니, 너무 사용하기 불편하면 밖에서 걷는 것과 합쳐져 유저들은 더욱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신경 써서 버튼도 손가락 크기에 맞춰서 만들고 더욱 깔끔하고 빨라야 한다.
다른 게임들은 어느 정도 유저들을 즐겁게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버튼 하나를 눌러도 효과가 굉장히 많다. 그러나 '포켓몬GO'는 조금 밋밋한 느낌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의도한 디자인이다. 최근 여러 스마트폰 앱에서 모던한 트랜드가 유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깔끔해야만 앱을 쓰기에 편하다.
'인그레스'나 '포켓몬GO'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시간은 필요하지만 걷는 거리를 늘려 운동에 보탬이 되는 등 일상생활의 습관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모던한 디자인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VR이 대세라고들 한다. 나이안틱의 입장은 어떠한가
데니스 황: VR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 몰입해서 세상을 바꿔 보는 장면을 볼 때는 VR이 필요하다. VR 기술도 아직 개발 초기인 만큼, 이후 여러 가지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그러나 VR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어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으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굉장히 인간적인 것이다. 그러나 VR은 눈 앞에 기기를 써야 하기 때문에 다소 인간적인 면이 떨어진다. 우리는 그런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느끼고 있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VR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AR은 특정 하드웨어를 써야만 AR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계, 스마트폰, 콘텍트 렌즈 등의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AR은 현실의 상태와 경험을 향상시켜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할 때는 AR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AR 게임이나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 있나
데니스 황: 구체적으로 밝힐 자리는 아니지만, 나이안틱이 게임 회사라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창의적인 팀을 갖춘 스튜디오나 그룹과 협업해 나이안틱 특유의 기술 위치기반 플랫폼을 사용, '포켓몬GO'나 '인그레스'보다 더 나은 타이틀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물론 나이안틱 자체에서도 개발을 할 것이며, AR의 가능성이 매우 크고 시장성이 크기 때문에 독점을 하지 않고 여러 회사들이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여러 회사와 협력을 하겠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어떤 기업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데니스 황: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포켓몬 컴퍼니'처럼 대형 IP를 가진 회사가 될 수도 있고, 다른 게임 회사일 수도 있다. 여러 파트너들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AR이 광고 등에 쓰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진다. 일반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할 수 있는 AR의 방향과, 기업이나 브랜드가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은 어떻게 다를까
데니스 황: '인그레스'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초기부터 우리는 여러 회사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광고 수익 모델을 테스트 한 적이 있다. 편의점 점포들을 인그레스 맵에 표시하면, 유저가 해당 위치에 가서 게임을 플레이 하다가 편의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편의점에서 계산을 하면 영수증에 '인그레스 요원님 환영합니다' 하고 코드를 부여한다. 이 코드를 앱에 입력하면 게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광고주는 손님을 얻었으니 좋고, 플레이어는 재미있는 경험을 해서 좋고, 나이안틱은 중간에서 관계를 형성해준 것에 만족하는 것이다. 웹 광고하고는 완전히 다른 현실적인 광고 수익 모델이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수익성이나 광고에 집중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중요시 하는 것은 '경험'이다. 존 행크의 말을 빌리자면, 그에게는 어린 자녀가 셋이 있는데 아이들은 게임에 푹 빠지곤 하지 않나. 아름다운 해변가에 바캉스를 갔는데 경치는 구경하지 않고 온 가족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존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했고, 회사를 설립했다. 우리는 광고 수익보다 사람이 조금 더 걷고 주위 도시를 알고 아끼게 되는 방법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을 밖으로 나가게 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과제이자 고민이자 목표이다. 동네의 아름다운 경치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유적을 게임 위치로 주로 선택한다. 유저들이 제보 해주기도 한다. 나이안틱은 이러한 위치를 수집 해서 게임 안에 500만 개 이상의 위치를 구현했다. 유저들의 계속된 제보로 1,500만 개 정도의 위치가 제보되기도 했다. 문화유산 등을 알게 되면 우리 동네를 더욱 아끼게 되고, 사회가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나이안틱의 목표다.
'포켓몬GO'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출시 시기가 늦어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은 것 같다. 나이안틱 측에서는 어떤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나
데니스 황: 구체적으로 출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정식 론칭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바일 앱의 다운로드 수가 증가했다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어느 선에서 유지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할로윈 캠페인 이벤트를 시행한 적이 있다.
게이머들을 위해 며칠 동안 걸으면 포켓몬 알을 두 배로 빠르게 얻을 수 있게 하고, 할로윈 테마에 어울리는 포켓몬을 얻기 쉽게끔 이벤트를 열었다. 이 이벤트만으로 초기 출시 때 만큼 유저수가 회복됐다. '포켓몬GO'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여러 세대의 캐릭터들을 추가하고 여러 기능을 개발하고 유지할 계획이다. 모바일 퍼즐게임이 아닌 장기간 즐길 수 있는 MMORPG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어린 아이에게 게임은 게임중독이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인성 형성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게임 유저들의 인성 파괴에 대해 어느 정도로 고민하고 있나
데니스 황: 나이안틱은 그런 면에서 좀 특이하다. 수익 모델만 바라보면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도박 경험과 같아지는 경향이 있다. '포켓몬GO'와 '인그레스'를 만들었을 때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게임에 몰입시키기 위한 콘텐츠나 방향은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러한 과몰입을 경험 하고 나면 일시적으로는 기분이 좋을 지도 모르지만, 그 후가 더 큰 문제다. 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포켓몬GO' 같은 경우 어린 아이도 즐길 수 있고 나이가 지긋한 사람도 즐길 수 있다. 공통점은 밖에서 즐긴다는 것이다. 반드시 아름다운 환경에 대한 테마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과격한 게임이 나온다고 해도 밖에서 함께 하는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낯선 사람과 만났는데 인그레스 유저라던가 하는 상호작용적인 경험은 전 세계에서 수만 번씩 일어나고 있는 경험이다.
인그레스를 통해 맺어진 커플도 수없이 많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경우도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구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다. 과몰입이나 중독 등 부정적인 요소는 밖에서 사람을 만나 즐기는 것으로 많이 해소되곤 한다.
'애플워치'와 '포켓몬GO'가 연계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앞으로도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계 계획도 가지고 있나
데니스 황: 현재는 구체적으로 발표할 계획이 없다. 그러나 '애플워치'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기술들이 빠르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위치기반 게임을 그 기술과 합치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것이다. 그러한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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