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금도'인가 '후진타오'인가, 그 풀리지 않는 논쟁

등록일 2011년06월23일 2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립국어원이 주최하고 국어학회와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국어정책토론회가 금일(23일)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개최 되었다. 금일 진행되는 국어정책토론회에서는 중국 인지명의 대한 외래어 표기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며 '호금도 '인가 '후진타오'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국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 송철의 국어학회 회장

토론회에 앞서 송철의 국어학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실시될 국어정책토론회를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한글표기에 대해 국민들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좋은 의견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권대일 국립국어원장은 축사로 "우리 국민들이 우리말과 언어에 대해 관심이 적은 편이다"며 현재 국어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이 적은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첫째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하며 두 번째로 언어규범의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서 국민이 쉽고 편하게 언어생활을 하게 하기 위한 정책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올바른 정책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예정시간을 많이 초과할 정도로 열띈 토론이 이어졌다

언어주권이 없는 나라는 오직 '한국' 뿐이다
김창진 초당대 교양학부 교수는 발표회를 통해 "외래어표기는 자국어중심주의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시작하며 "현재 한국의 현행 외래어표기법은 '외래어'와 '외국어'의 개념부터 혼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어주권을 강조한 김창진 교수

주제의 안건이었던 '호금도'와 '후진타오'에 대해선 "한국에서 '호금도'를 읽는 언어 주체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은 언어주권을 살려서 주체적으로 한국어인 '호금도'로 읽어야 맞다"고 주장하며 현행 한자문화권 외래어표기법은 언어주체인 한국인에게 편리한 한국어를 버리고 객체인 외국인의 '외국어 현지원음'을 찾아서 말해주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래어 사용의 원칙은 어떻게 해야 우리 한국인 간에 의사소통이 잘 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현재 외래어표기법에 대해 그 원칙부터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후진타오'의 경우 역시 '외국어 현지원음주위'에 따라 외국어 표기법에나 옳다고 주장하였다.

이밖에도 "지난 2천년 간 한민족은 한자문화권의 한자어를 '한자'라는 '글자'로 적고 '한국어'라는 '발음'으로 읽어왔다"며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언어의 목적인 '의미 전달'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인외에도 학자, 교수, 대학생 등 각개각층의 사람들이 이번 토론에 참여했다.

이어 한자어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선 대화의 주체를 분명히 하고 한국인을 개체로 할 경우 언어주권의 확립과 정확한 의미전달을 위해 한자로 적고 한국어 발음으로 읽어야 된다고 주장하며 "언어를 자유롭게 쓸 수 없던 식민지시대에도 일본을 동경이라 불러 왔는데 자주독립국이 된 지금에선 왜 도쿄와 오사카로 부르는가? 우리가 일본을 위해 맞춰 불러줘야 되나"하며 다시 한 번 한국의 언어주권에 대해 강조했다.

그래도 현행 외래어표기법이 맞다 
고석주(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국문과)교수는 발표에 앞서 "1986년 새 외래어 표기법이 고시된 이후로 많은 의견이 개진되었다"며 "특히 '한자어'에 관해서는 해당 언어의 원음으로 적을 것이냐 한국식 한자음으로 적을 것인가가 많은 쟁점이 되었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이어 "후진타오와 호금도, 덩샤오핑과 등소평 등 사용하는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른 명칭으로 '혼용'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한국에서 호금도라고 읽는다고 해서 호금도가 한국어가 되진 않는다. 그저 외국어일 뿐이다"며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혼동과 혼용을 방지하기 위해선 현행 외래어표기법을 사용해햐 한다고 주장한 고석주 교수

또 "'공자'는 현대 중국어에서 '콩쯔'라고 읽지만 현행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그대로 '공자'로 쓰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 대상에서 오는 한국어 '공자'와 중국어 '쿵쯔'의 다름에서 오는 수고로움, 즉 동일 대상을 가리키는 고대중국에서 온 한국어와 현대 중국어와의 차이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던 김창진 교수의 말에 반박하며 "한국인의 이름을 중국이나 일본은 자국어 방식으로 읽는데 왜 우리는 원음대로 써야 하느냐는 항변도 있는데 그것은 그 나라 언어의 표기 체계가 가지는 한계 때문에 생겨난 해당 언어의 문제이다"고 말하며 말을 글자로 적는데 모든 문자가 한계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어 "지구상에 어떤 문자보다도 우수한 한글로 우리는 외래어를 원음에 가깝게 표기할 수 있는데 '한자'와 '한문'을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는다고 해 서 한국어가 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객석 역시 열띈 논쟁으로 토론회장을 더욱 빛냈다

마지막으로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든 고석주 교수는 끝으로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가져온 말이지, 외국어의 글자를 우리 식으로 읽은 것이 아니다"며 "외래어 표기법이 원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말맛이 살아나도록 수정하면 된다. 외래어를 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지켜져야 한다"며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통해 자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혼용, 혼동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 세워야
토론회에 참여한 류동춘(서강대), 박정구(성균관대)교수 역시 앞서 발표한 의제에 저마다의 의견을 표명하며 "외래어를 한국식 한자음으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해당 원음으로 적을 것인가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논쟁이지만 양 극단의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생각한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무조건 옳다는 시각으로 보거나 단정 지어선 안된다"며 달라지고 발전하는 언어에 대한 각개 각층의 학자와 언론이 정기적인 토론을 통해 표기와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위트 있는 진행을 했던 손범규 SBS아나운서

끝으로 이번 토론회에 사회를 맡았던 손범규(SBS)아나운서는 "언어사용에 100점은 없다, 아나운서인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다"고 말하며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존중하고 의논하는 열린 자세가 앞으로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며 열띈 토론의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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