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모바일 MMORPG에 대해 이야기하면 흔히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떤 이미지일까. 중세풍의 중 갑옷을 입은 남성 기사의 모습이나 활을 들고 있는 여리여리한 엘프 여성 캐릭터가 어두운 세계에서 우락부락한 몬스터들과 싸우는 모습이 우리들 머리 속에 정형화된 MMORPG 속 캐릭터의 모습일 것이다.
신스타임즈가 지난 2월 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시그널'이 이런 모바일 MMRPG의 고정 관념을 타파하려는 시도를 보이며 시장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애니메이션 풍의 풀 3D 그래픽을 사용하는 한편, 유저들끼리 포옹을 하거나 악수를 나누고, 뽀뽀까지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강조하며 이른바 '2차원 게임' 유저들의 마음을 공략하려 하고 있는 것.
지난 파이널 테스트에는 4만 명의 유저들이 참여하는 등 모바일 MMORPG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신스타임즈의 '시그널'. 게임포커스가 '시그널'을 플레이해봤다. 애니메이션 풍으로 구현된 깔끔한 그래픽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인상에 남은 한편, 편의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시그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다. 얼굴의 형태나 체형은 고정되어 있지만, 머리 스타일, 눈 색깔, 피부색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양쪽 눈의 색을 다르게 할 수도 있는 등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스타일이 다양하며 일부 머리 스타일의 경우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을 모티브로 삼은 것들도 보여 자신만의 '최애캐'를 만들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자신만의 개성을 부여할 수 있는 캐릭터는 인 게임 내 대화 화면이나 대부분의 콘텐츠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꾸민 캐릭터가 게임 안에서 활동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몰입감이 높았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캐릭터를 꾸몄는지도 보는 재미가 있어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깔끔한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
커스터마이징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원색을 잘 살린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이다.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들이 어두운 색감을 사용하여 중세 판타지 풍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시그널'은 밝은 톤의 원색들을 주로 사용하여 만화 속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잘 살렸다.
또한 마을 내부의 건물들이나 바닥의 문양, 필드 내에서의 나무나 다리, 폭포 등의 자연 배경들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적당히 디테일을 생략하고 만화적인 느낌을 높인 결과, 유저들이 다수 몰려있는 상황이나 여러 스킬 효과들이 한 화면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가시성이 높기 때문에 깔끔하고 원색적인 색감을 선호하는 유저들이라면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지만 깊이가 있는 액션
'시그널'은 논 타겟 전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적 몬스터나 상대 유저를 향해서 자동으로 시점을 맞춰 주거나 공격 방향을 지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 수도 있지만, 몬스터들의 공격 패턴이 대부분 일직선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시그널' 만의 전투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었다.
게임 초반에는 각 스킬들의 경우 버튼 하나로 화려한 스킬 이펙트를 구현할 수 있어 액션의 깊이가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각 공격들을 회피할 수 있는 구르기 시스템과 스킬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면서 이어지는 콤보 시스템, 공격을 통해 힘을 모았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스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 레벨 유저들이 모여있는 랭킹전에서는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각 무기들의 경우, 기자가 게임을 플레이 했을 당시 독보적으로 강력했던 무기인 지팡이를 제외하고서는 상성 관계가 명확하다는 점이 좋았다. 캐논의 경우 강력한 한방을 지니고 있지만 콤보나 기동력 면에서는 다소 떨어지고, 카타나의 경우 연계를 통한 데미지가 강력한 무기인 등 무기 사이의 밸런스를 적절히 유지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다소 아쉬운 편의성
다만 유저 편의성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게임 내에서 경험치를 주로 쌓기 위해 방문하는 모험 던전의 경우 같은 던전을 반복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버튼이 없어서 아쉬웠다. 던전 진입 시마다 자동 전투 버튼을 일일이 눌러줘야 하는 부분도 불편했으며, 던전 클리어 이후 나오는 보상 획득 화면도 너무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는 콘텐츠인 만큼 유저 편의성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특정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 퀘스트의 경우 자동 진행 버튼을 누를 경우 해당 몬스터의 앞 까지만 데려다 주는 경우가 많으며,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화면을 눌러도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게임 극초반에 마주치는 퀘스트가 자동으로 클리어 되지 않아 유저들이 직접 퀘스트 클리어 공략법(…)까지 만들어 올리고 있을 정도.
게임 내에서 이동과 동시에 미니맵을 확인할 수 없는 점도 아쉽다. 자동 진행 이외에 직접 필드나 마을 여기저기를 이동할 경우에는 따로 미니맵을 켜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많았다. 또한 화면 우측 상단에 위치한 메뉴도 이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여기저기 헤매는 일이 많았다. 편의성을 위해 메뉴 항목들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덕질'할 캐릭터가 더 있으면...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는 '2차원 게임' 유저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소녀전선'이나 '붕괴3rd' 같은 성공한 '2차원 게임'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기 마련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유저들이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게임에 매료되기 때문에 '2차원 게임'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시그널'에서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스토리를 진행하고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게임을 어느정도 진행한 뒤에도 그다지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었다. 등장인물들은 많지만 각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 자체도 큰 매력이 없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입체적인 캐릭터가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모바일 MMORPG의 새로운 방향 제시한 '시그널'
'2차원' MMORPG를 지향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신스타임즈의 '시그널'. 원색을 강조한 깔끔한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을 바탕으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유저 개개인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점과 간단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전투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반복적인 콘텐츠에서 아쉽게 느껴진 유저 편의성이나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부족한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오픈 초기인 점과, 공식 카페를 통해 유저들과 빈번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등 개선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시그널'이 보여줄 모바일 MMORPG의 새로운 방향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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