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올드비 취급을 당하는 3,40대 유저들에게는 각자 나름의 이유로 서비스 종료된 추억의 게임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10대 때 즐긴 '퀴즈퀴즈', '오르카'와 함께 '4LEAF'의 캐주얼 보드게임 '주사위의 잔영'이 바로 그런 게임들이다.
주사위의 잔영은 2001년 소프트맥스가 서비스를 시작한 커뮤니티 게임 '4LEAF'와 함께 서비스된 캐주얼 보드게임이다. 잘 짜여진 게임 룰과 매력적인 '창세기전' 캐릭터들을 게임 말로 활용해 많은 이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4LEAF가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종료하고 웹 서비스로 서비스 형태를 전환하면서 주사위의 잔영이 서비스 종료되자 많은 유저들이 이를 아쉬워하며 개발사인 소프트맥스에 수 차례 주사위의 잔영 부활을 요청할 정도였다.
그런 유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프트맥스는 2014년 주사위의 잔영의 모바일게임 버전의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소프트맥스가 매각되고 ESA로 이름을 바꾸며 게임사업을 중단하자 주사위의 잔영의 부활 가능성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넥스트플로어가 '창세기전' 시리즈의 IP를 확보하고 주사위의 잔영의 IP를 보유한 개발사(스튜디오포립)과 글로벌 서비스를 체결하는데 성공하면서 많은 유저들이 10년을 넘게 바랐던 '주사위의 잔영'이 다시 살아나게 됐다.
그리고 스튜디오포립은 지난 27일 프리미엄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기다려 온 새로운 모습의 주사위의 잔영의 실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저들이 10년 넘게 기다려 온 주사위의 잔영. 모바일 플랫폼으로 체질을 전환한 2018년의 주사위의 잔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직접 즐겨보았다.
2001년의 '주사위의 잔영' vs 2018년의 '주사위의 잔영',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2001년 게임 접속 유지, 주사위의 잔영으로 조금씩 모은 포인트로 주사위의 잔영 체스맨을 산 것처럼 2018년의 주사위의 잔영도 꾸준히 캐릭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게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원작에서는 주요 주사위 말(체스맨)이 창세기전 캐릭터였다면 이번 작에서는 기존 창세기전 캐릭터 외에도 유저의 아바타 역할을 했던 '테일즈위버' 캐릭터와 오리지널 캐릭터 등 그 범위가 다양해졌다.
원작에서처럼 유저는 총 세 개의 캐릭터를 파티로 만들어 주사위의 말을 지정할 수 있는데 각각 공격, 방어, 지원 등으로 영역이 나누어져 있다. 이전 주사위의 잔영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역할을 지정하지 않아 유저들이 각 캐릭터의 주사위를 확인하고 일일이 역할을 배정해야 했지만 모바일 버전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공격, 방어, 지원으로 역할이 나누어져 있어 유저가 쉽게 캐릭터를 배치할 수 있다.
한편 캐릭터의 성장과 능력은 원작과 크게 바뀌었는데 원작에서는 필드에서 랜덤하게 얻을 수 있었던 아이템들이 카드 별로 하나씩 보유하게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특히, 같은 캐릭터라도 보유 아이템은 랜덤으로 달라지므로 지속적인 캐릭터 수집이 요구됐다.
플랫폼이 바뀌면서 줄어든 전략성
2001년도의 주사위의 잔영이 PC 플랫폼이었다면 2018년의 주사위의 잔영은 모바일로 플랫폼을 전환하면서 이에 맞게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먼저 플레이 시간의 변화였는데 앞서 '모두의마블 for kakao'가 PC 버전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을 전환할 때 여유 시간에 짧게 짧게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게임 유저를 배려해 PC 버전에 비해 보드 칸 수를 줄여 플레이타임을 줄인 것처럼 주사위의 잔영도 플랫폼을 전환하면서 보드 칸의 수를 줄여 플레이 타임을 크게 줄였다.
문제는 모두의마블은 보드 칸 수를 줄여도 주요 전략적인 요소가 삭제 되진 않았지만 주사위의 잔영은 보드 칸 수를 줄이면서 전략적인 요소까지 대폭 삭제됐다는 것이다.
PC 버전 주사위의 잔영은 공격, 방어, 지원 외에도 이동 주사위를 담당하는 캐릭터가 존재했다. 특히 당시 최강의 공방 주사위를 가졌고 가격이 비쌌던 '흑태자'의 경우 전투에서는 강했지만 이동 주사위가 하나 밖에 없어 이동이 느리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이 때문에 유저들이 흑태자 하나만 쓸 것인지 기동력이 빠른 캐릭터로 파티를 할지 결정해야했다.
이 때문에, PC 버전에서는 유저들이 흑태자처럼 구하기도 힘들고 비싼 하나의 캐릭터에 올인하기 보다는 방어 주사위는 낮지만 공격 주사위 숫자가 많은 공격 담당, 방어 주사위가 많은 방어 담당, 주사위 결과의 수치를 높여주는 지원 담당 등 전투에서의 주사위 수치 외에도 이동 주사위까지 고려한 체스맨 파티 구성을 선보이는 등 이동과 공격을 고려한 자신만의 파티 구성에 관한 전략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모바일 버전의 경우 맵을 축소하면서 이동 주사위가 2가 존재하면 밸런스 문제가 생겨서 그런지 모든 캐릭터의 이동 주사위를 1로 제한하면서 이동 주사위에 대한 전략적 콘텐츠가 삭제된 것이다.
또한 원작에서 앞서 가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장치 중 하나였던 키퍼(몬스터)도 맵에서 멸종됐다. 이 때문에 앞서가는 유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유저끼리의 전투가 강제로 벌어지는 아레나 뿐이며 그나마도 앞선 유저들이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다면 아레나도 피할 수 있어 순위 반전이 매우 힘들었다.
반면 유저가 5성 캐릭터의 기술로 소환한 키퍼는 매우 강한 편이라 계속 게임을 진행할 수록 카드 간의 밸런스가 이게 맞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특히, 전략적으로 쓰일 수 있는 칸들이 대폭 줄어들면서 결국 승패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처럼 누가 좋은 아이템을 가진 5성 체스맨을 가지고 있냐의 싸움이 된 점은 원작 팬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점이었다.
2001년 당시 게임 시장에서는 주사위를 굴리고 말을 움직이면서 전투하는 캐주얼 보드게임이 주사위의 잔영을 제외하고 거의 없다시피 해 유저들에게는 비교 대상이 없었고 지금까지 추억의 게임으로 남아 부활을 기다리는 명작 중 하나로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2018년의 주사위의 잔영은 완전히 반대 입장이 되었다. 시장의 선두주자가 아닌 모두의마블, 주사위의 신, 프렌즈마블 등 이미 시장을 선점한 보드게임과 끊임 없이 비교 당하며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 테스트에서 보여준 주사위의 잔영의 게임성이 확실하게 기존에 출시된 모바일 캐주얼 보드게임보다 뛰어나요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번 테스트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취합한 주사위의 잔영이 다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원작 팬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원작의 좋은 추억을 담을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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