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의 한국법인 에픽게임즈코리아가 18일 서울 강남구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에서 지난 한해 실적과 올해 에픽게임즈의 로드맵 및 신기술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와 신광섭 차장이 참석해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 등으로 이루어낸 지난 한해 실적에 대해 발표하고, 2018년 한해 에픽게임즈가 나아갈 방향성과 언리얼 엔진에 적용될 신기술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 세계 언리얼 엔진 사용자 500만 명, 2016년 대비 167% 증가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언리얼 엔진 사용자는 2016년 300만 명에서 167% 증가한 500만 명을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세를 증명하듯이 '스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인기 게임들 중 가장 많이 사용된 상용화 엔진은 언리얼 엔진이며, 스팀의 전체 매출(43조)중 25%를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차지해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과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PUBG 모바일'이 지난 3월 북미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게임 1위, 2위를 각각 기록하면서 언리얼 엔진의 영향력과 입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언리얼 엔진 사용도 뚜렷한 증가 추세. 2017년 국내 유저는 2016년 대비 233% 증가했으며, DAU(Daily Active Users) 또한 145%로 늘어났다. 언리얼 엔진 에디터 총 사용시간은 전 세계 중에서도 서울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국내 주요 게임 개발사들이 모여있는 성남시는 전체 순위 중 8위를 기록했다.

'프로젝트 TL'부터 '세븐나이츠2'까지, 언리얼 엔진 활용 게임들 라인업 공개
이어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언리얼 엔진 기반의 신작 게임 라인업도 공개됐다. 먼저 엔씨소프트가 최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공개했던 '프로젝트 TL'과 '리니지 2M'을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넥슨 또한 '프로젝트 D'와 '파이널 판타지 11 모바일', MOBA 장르인 '프로젝트 A1' 등 다수의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이 외에도 넷마블은 자사의 대표 모바일게임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인 '세븐나이츠2',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IP를 활용한 무협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등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 더불어 PC 온라인게임을 능가하는 그래픽으로 무장한 모아이게임즈의 '프로젝트 라파누이', 트라이팟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있는 액션 게임 'M.A.D 8' 등 다수의 게임들이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어 유저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또한 언리얼 엔진은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과 같이 큰 규모의 게임사가 아닌 인디 게임 개발사들도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의 '리틀 데빌 인사이드', 메시브 휠의 '렐릭 시커: 하이포지엄', '머스트게임즈의 '로그 유니버스', '넥스트 스테이지의 '울트라 에이지' 등이 대표적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즈는 실제로 게임을 만드는 엔진 개발사인 만큼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되는 점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시행착오를 통해 쌓이는 노하우는 엔진 업데이트를 통해 곧바로 적용된다"며 "디바이스와 장소, 시간에 구애없이 콘텐츠를 즐기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게임 경험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트레일러' 영상을 만든다, '리플레이 시스템'
한편, 업데이트를 통해 향후 언리얼 엔진에 적용될 '리플레이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리플레이 시스템'은 배속 기능과 드론(핼리캠)으로 촬영하는 듯한 카메라 앵글까지 구현 가능해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서는 한 개인 방송인이 '리플레이 시스템'을 활용해 만든 높은 완성도의 '포트나이트'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박성철 대표는 "리플레이 시스템이 추가되는 것은 개발자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개발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끊임 없이 생성되는 '보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리플레이 시스템'은 '포트나이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언리얼 엔진에 포함되는 기능인 만큼,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7억 원 상당 '파라곤' 에셋 무료 공개
이 외에도 에픽게임즈는 한화 127억 원 상당의 '파라곤' 에셋을 마켓 플레이스에 무료로 공개하면서 개발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해당 에셋은 '파라곤'에 등장하는 '신비' 등 주요 캐릭터 20종 외에도 배경 애셋만 무려 1,500개 이상에 이른다. '파라곤' 에셋은 누구나 아무런 조건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파라곤'의 또 다른 콘텐츠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박성철 대표는 "'파라곤'은 아쉽게도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반면 '포트나이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내부 인력을 '포트나이트'에 돌려 문제를 방지하고 유저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며 "누군가가 '파라곤'의 에셋을 가지고 우리가 찾지 못한 '성공의 비법'을 찾거나, '파라곤'의 캐릭터들을 게임 내에 등장시켜 준다면 기쁠 것"이라고 전했다.

언리얼 엔진 개발자들을 위한 '언리얼 서밋'도 꾸준한 상승세
한편, 에픽게임즈가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세미나 '언리얼 서밋' 또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8년 전 처음 시작된 세미나 '언리얼 서밋'은 지역별, 난이도로 나뉘어 전국투어, 메인 세미나, 프리미엄(고급 레벨) 등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참석자 수는 매년 20%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언리얼 엔진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시작해요 언리얼'은 매년 100% 가량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게임업계 외 일반 산업군에서도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개최되는 '언리얼 서밋'은 5월 18일 열릴 예정이며, '포트나이트' 최적화의 노하우를 들어볼 수 있는 세션과 체험 부스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별도로 트랙을 구성해 게임 업계인이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불쾌한 골짜기' 넘어서는 '디지털 휴먼' 등 언리얼 엔진 신기술
한편, 현장에서는 지난 3월 열린 '국제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에서 소개된 언리얼 엔진의 신기술도 소개됐다.

먼저 증강현실(AR) 글래스 '매직리프 원'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 공개되었다. 현재는 ILMxLAB, 셸게임즈, 피터 잭슨의 윙넛 AR 등에서 해당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실시간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휴먼 '사이렌(Siren)' 도 소개됐다. '사이렌'은 실제 배우가 모션 캡처 장비를 착용하고, 배우가 실시간으로 연기할 때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목소리까지 모두 캡처해 캐릭터에 입혀지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별도의 수정 없이 다른 캐릭터에도 그대로 적용해 활용이 가능하다.

에픽게임즈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골룸'을 연기해 유명한 영화배우 앤디 서키스의 디지털 휴먼도 선보였다. 이러한 기술은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외에도 시뮬레이션, 인공지능, 혼합현실(MR)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다이렉트X 레이트레이싱' 기능과 관련된 발표도 이어졌다. 'GDC 2018' 현장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에셋을 활용한 짧은 리플렉션 데모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일반 산업분야에서도 선택하는 '언리얼 엔진'
한편, 일반 산업분야에서는 점차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은 오프라인 렌더링에 비해 속도가 빨라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으며, 가상현실(VR)을 통한 물리적 제한을 극복해 실제 제품을 살펴보거나 문제를 점검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빠르게 반복 작업이 가능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만큼 퀄리티가 높아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회사 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은 언리얼 엔진이 5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언리얼 엔진을 많이 선택하는 이유는 결국 오프라인 랜더에 준하는 높은 결과물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러한 언리얼 엔진의 높은 렌더링 퀄리티와 함께, 무료 라이선스를 통한 낮은 진입장벽과 편리하고 강력한 툴셋 등이 이유로 손꼽힌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언리얼 엔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자동차와 건축, 인공지능 분야와 같이 널리 알려진 것 외에도 우주 비행사 트레이닝과 VR 워킹 어트랙션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작업 효율 높이는 '언리얼 스튜디오', 11월까지 무료 지원
마지막으로 일반 산업군 종사자들이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언리얼 스튜디오'가 소개됐다. '언리얼 스튜디오'는 언리얼 엔진에 익숙하지 않은 타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이자 서비스다.

'언리얼 스튜디오'는 'CAD'나 '3DS MAX' 등에서 사용하던 데이터를 언리얼 엔진으로 옮겨오는 '데이터 스미스'와 산업 분야별 특화 탬플릿 등을 지원한다. 특히 '데이터스미스'의 경우 20여 종 이상의 'CAD'와 '3DS MAX' 데이터를 언리얼 엔진에 가져와 더욱 손쉽게 리얼타임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언리얼 스튜디오'는 11월까지 무료 베타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