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방치형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며 강화나 아이템 입수에 따른 체감 성장 폭이 크기 때문에 RPG 장르를 선호하지만 게임을 오래 즐길 시간이 부족한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방치형'이라는 이름처럼 유저가 게임 화면을 오랜 시간 보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치형 게임'들은 UI를 간단하게 구현하고 게임 내 효과 표현 등도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유저들은 '방치형 게임'에 대해 보는 맛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퍼니글루가 일본의 인기 액션 게임 시리즈 '섬란카구라'의 IP를 활용해 개발한 모바일 방치형 게임 '섬란카구라 폭유질주'는 색다른 방식을 통해 '방치형 게임'에서도 유저들의 보는 재미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방치형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면 하단의 강화 메뉴 대신, 룰렛 형태의 UI를 배치하여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이나 자원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 여기에 원작 '섬란카구라' 시리즈의 개성 넘치는 여성 캐릭터들과 특정 신체부위의 화려한 움직임(…)을 잘 반영하여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방치형 게임'의 기본 위에 다양한 콘텐츠를 더했다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의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는 일반적인 '방치형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을 향해서 전진하는 캐릭터가 존재하고 각종 자원을 활용하여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어느정도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경우 '환생' 기능을 사용하여 다시 스테이지 초반부터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들도 보통 '방치형 게임'과 비슷하다.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의 차별점은 다른 '방치형 게임'들이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방치형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단조로움을 해결한 데 있다. 일일 던전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나 다른 남성향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터치를 통해 호감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연출이나 게임 진행 방식에서 19세 이상 이
용가 판정을 받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일 던전 역시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리듬 게임의 형태를 사용하는 등 하나의 게임 내에서 다양한 미니게임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룰렛 시스템'
'섬란카구라 폭유질주'는 일반적인 '방치형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강화나 아이템 획득 등을 할 수 있는 하단 UI를 없애고 '룰렛' 형태의 UI를 배치했다. 룰렛을 통해 강화에 필요한 재화나 캐릭터 일러스트가 그려진 카드, 자원 등을 획득할 수 있는 등 룰렛 UI의 역할은 일반적인 게임에서 사용하는 뽑기 시스템과 다른 점이 없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화면을 보는 재미가 있다.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사용하면 슬롯머신 형태의 UI가 돌아가며 이 룰렛의 결과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을 올려주는 카드를 얻거나 강화에 필요한 골드 등의 자원을 획득할 수 있다. 게임 내 이펙트는 크게 화려하지 않지만 룰렛이 돌아가거나 같은 그림 3장을 맞출 경우 보여주는 연출이 상당히 화려하기 때문에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주로 보고 있는 화면은 하단에 위치한 룰렛이다. 전투 화면은 '거들'뿐이다.
여기에 룰렛을 활성화시키는데 필요한 자원의 경우 게임 내에서 충분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현질 유도에서도 어느정도 자유로운 상태. 뽑기라는 시스템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유저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의 과정에서 사행성 문제로 논란이 되었음에도 룰렛 형태의 UI를 고집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후방' 주의, '섬란카구라'스러움이 가득하다
원작 '섬란카구라' 시리즈는 노골적일 정도로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섬란카구라'의 IP를 활용한 '섬란카구라 폭유질주' 역시 원작의 팬들을 위해 원작의 요소들을 충실히 계승했다. 원작 시리즈에서 캐릭터가 다운될 경우 옷이 찢어지며 날아가는 연출을 자주 보여주는데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에서도 캐릭터가 다운될 경우 동일한 연출을 보여준다. 각종 캐릭터 컷 인에서도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흔들리는 신체부위의 향연이 이어진다.
여기에 캐릭터 일러스트가 그려진 카드에서도 '섬란카구라' 특유의 감성이 가득하며, 일일 던전이나 요일던전에서도 캐릭터가 자주 헐벗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팬 서비스들이 상당히 많다. 덕분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항상 자신의 등뒤를 조심해야 한다. '섬란카구라' 특유의 감성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원작 '섬란카구라'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이라면 '섬란카구라' 캐릭터들의 일러스트가 담긴 카드를 모으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팬들의 기대에는 부족한 플레이어블 캐릭터
원작 게임의 장점 중 하나가 개성 넘치는 캐릭터인 만큼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에서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기를 원했지만 현재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에서는 각 진영의 대표 캐릭터만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5월 기준 진영에서 새로 추가된 캐릭터는 '키사라기'가 유일하다. 원작에서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전부 만나볼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캐릭터 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 원작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다른 장비를 통해 개성 넘치는 전투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에서는 '방치형 게임'의 한계상 이런 특징들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환생을 통한 진영 보너스를 받거나 이벤트 던전에서 입장 가능한 캐릭터를 구분한 것 이외에는 캐릭터의 차이가 없는 부분이 아쉬웠다.
극악한 룰렛 시스템의 확률
게임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룰렛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룰렛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희박하다. 우선 회전하는 판에서 자신이 원하는 진영의 캐릭터가 당첨되어야 하고 그 뒤에는 슬롯머신 형태의 룰렛에서 3가지 카드의 그림이 일치해야 한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랜덤박스를 통해 원하는 아이템을 얻는 것 역시 희박한 확률을 자랑하지만 '섬란카구라 폭유질주'에서는 그 과정을 직접 보여주기 때문에 유저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크다.
여기에 운 좋게 3개의 그림이 전부 일치할 것 같은 상황이 오면 룰렛이 흔들리거나 갑자기 빠르게 회전하면서 그림을 맞추지 못하는 등 유저들을 약 올리는 듯한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워낙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게임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룰렛에 별다른 기대를 가지지 않게 된다. 룰렛을 돌리는 과정에서 유저들에게 긴장감과 성취감을 주려는 일종의 연출이지만 정작 이에 지친 유저들은 룰렛을 보기 싫어질 정도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당근과 채찍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볼 거리는 많지만 오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
단순히 지켜보는 게임에 머물러 있던 기존의 '방치형 게임'에서 탈피하기 위해 '섬란카구라 폭유질주'는 다양한 볼 거리들을 내세웠다. '섬란카구라' 시리즈 특유의 바스트 모핑을 비롯하여 미려한 일러스트, 박진감 넘치는 룰렛 시스템 등을 사용하여 단조로운 화면 구성을 탈피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들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볼 거리만으로는 유저들을 붙잡을 요소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단순히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클리어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쉽게 게임에 질리며,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룰렛 시스템은 유저들을 너무 쉽게 지치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가 5명이지만 이들 사이에 차이점이 없기 때문에 결국 같은 방식의 플레이가 이어져 유저들이 게임에 쉽게 싫증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고 아름다운 소녀들과 화려한 룰렛을 통해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한 '섬란카구라 폭유질주'. 이제는 유저들을 더 오래 붙잡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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