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개봉하는 신작 영화 '업그레이드'를 한 발 먼저 보고왔다. '쏘우', '인시디어스' 시리즈 등에서 제작, 연기, 연출 등으로 이름을 알린 리 워넬 감독과 '겟 아웃', '23 아이덴티티' 등 독창적인 호러무비를 선보여 온 블룸하우스의 이름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한껏 드높인 작품이다.
결론부터 적자면 '업그레이드'는 리 워넬 감독이 자기가 하고싶던 것, 남들이 하지 않던 것을 마음껏 담아냈으면서도 블룸하우스다운 모습을 잃지 않은 수작이었다.
이 작품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의 모든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최첨단 인공지능 '스템'을 장착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체불명의 강도(?)들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살해당하고 자신도 침대에 누워 남은 생을 보내게 된 남자에게 다시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신체능력을 업그레이드해주는 이식수술 제안이 들어오고, 남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기까지 이야기의 도입부만 적어두면 한없이 평범해보인다. 영화의 전개, 결말 등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 '업그레이드'는 그런 관객의 예상에서 벗어나는 전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영화다. 기존 영화들의 클리셰에서 벗어나지만 뜬금없다거나 이상하지 않고 설득력 있고 매끄럽게 이어진다. 이런것이 블룸하우스의 저력인 것 같다.
해외에서 절찬받은 카메라 기법, 연출 등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감독이 상상력을 어떻게 영상에 담아낼까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장면이 많았다.
배급사에서는 개봉 전 '액션'을 강조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액션보다는 클리셰를 하나하나 깨부수는 설정과 전개가 강점 아닐까 하지만 배급사의 선택도 이해는 되는 부분이다. 이 영화의 장점을 말로 설명하기란 너무 어렵고,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큰 스포일러가 될 테니 말이다.
물론 액션도 훌륭한데, 자동차 추격신이나 총격전도 볼만했지만 백미는 맨손격투 부분이다. '이퀼리브리엄' 이후 가장 인상적인 맨손격투를 보여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칭찬만 적었는데, 그만큼 기자 마음에는 쏙 든 영화였다. 하지만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익숙하지 않은 전개와 결말에 어색함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것 같다. 보고 나서 '내가 무슨 영화를 본 거지?'라고 생각할 사람도 많을텐데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 같고...
블룸하우스가 만드니 진부한 소재를 써도 평범하지 않은 영화가 나온다. 이 영화는 보는 사람에 따라 SF, 액션, 스릴러, 호러 등 다른 장르로 규정하게 될 그런 영화다.
해외에서 '속편이 꼭 나와야 한다'는 평이 많던데 보고나니 너무나 공감가는 평인 것 같다. 개봉 후 좀 더 큰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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