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캐릭터의 인간성은 찾았지만... 내 인간성을 잃을뻔한 '다크 소울 리마스터'

등록일 2018년11월09일 15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먼저 이 기사를 쓰기 전 밝힐 것이 있다. 나는 컨트롤 게임이 싫다. 못해서 싫어하고 싫어하니까 안한다. 스팀 라이브러리만 봐도 컨트롤이 필요 없는 타이쿤,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퍼즐 게임 등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체험기는 플레이 하는 내내 게임 내 인간성이 아니라 현실의 나 자신의  인간성이 사라질 뻔한 충격적인 경험에 대한 체험기이며, 때문에 전문성을 갖고 '다크 소울' 원작과 '다크 소울 리마스터'를 비교하지 못했음을 밝힌다.

 



 

다크 소울 시리즈는 다양한 무기와 마법을 활용해 강한 적들을 물리치고 모험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작품으로 플레이어와 비교해 누가 봐도 오버 파워인 강대한 적들과 플레이어 입장에서 다소 불편한 여러 시스템으로 극악의 난이도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처음 타이틀 명을 들었을 때부터 험난한 여정을 예상(실제로 친구가 한 말: 너 게임하다 첫 보스 못 잡는다)한 다크 소울 리마스터는 기자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했을까?

 

리얼한 그래픽
다크 소울 리마스터는 리얼한 그래픽으로 암담한 배경과 그저 구르기가 가능한 미니언 수준인 플레이어를 파리 한 마리 때려잡 듯 무자비하게 무기를 휘둘러대는 (개인의 감정을 가득 담아) 못생기고 징그럽고 괴기하고 꼴도 보기 싫은 몬스터의 외형을 너무도 현실감 있게 표현한 게임이다.

 


 

또한 빛과 쉐이더를 사용해 밝은 공간과 어두운 공간의 적절한 명함 조절을 통해 공간의 대비를 잘 표현했다. 물론 밝은 공간이라고 미니언이 살기 쉬웠다는 뜻은 아니다.

 

이 리얼한 그래픽이 이 게임의 물리 엔진과 만나 정말 생생한 전투가 연출됐는데, 열심히 구르는 동안 간수 몬스터의 무자비한 몽둥이가 내 옆의 기둥을 부수고 파편이 튀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했을 때는 성취감 대신 오히려 식은 땀이 흐를 정도였다.

 

때문에 스켈레톤을 잡고 나서 내 발에 걸린 스켈레톤 시체를 질질 끌고 갈 때도 너무 리얼해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그렇다고 그 장면을 보기 싫다고 눈을 감으면 낙사해서 그 동안 모은 소울이 0이되는 기적이 발생한다).

 

의도적인 불편한 시스템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하며 조작이 불편했던 게임이 없진 않았다. 이전에 리뷰에서 쓴 '해피 버스데이즈'도 지형을 바꾸는데 조작이 불편했고, '포켓몬 퀘스트'도 P스톤을 교환 할 때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다크 소울 리마스터에 비하면 그 조작들은 정말 편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스위치에서 A키는 공격 등의 주력 사용 스킬이나 활동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크 소울 리마스터의 경우 A는 구르기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버릇처럼 공격하려고 A키를 눌렀다 의도치 않게 굴러 엉뚱하게 뒤쪽이 공격 당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다면 중요한 공격키는 어디 있느냐 하면, 바로 측면에 있는 R키이다. 이 R키의 위치가 절묘한 것이 조이콘을 콘솔 콘트롤러 모양으로 바꿔주는 보조 장치에 끼면 계속 눌러도 손이 불편하지 않지만 포터블 모드로 사용하면 커다란 닌텐도 스위치를 들고 누르려니 적당히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작은 손에는 버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때문에 키 설정을 바꾸려고 했지만 키 설정 바꾸는 기능이 잠겨 있어 그것도 불가능했다. 또한, 장비 바꾸는 것도 다소 귀찮았는데 최신 게임들이 비교적 한 두번의 조작으로 원하는 장비로 교체가 가능한 반면, 이 게임은 장비를 교환하는 조작이 상당히 불편하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개인적으로 최악의 시스템이라고 여긴것은 화롯불이었다. 이 게임에서의 화롯불은 게임의 세이브, HP 회복, 물약 충전 등 게임을 진행하며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장소이다.

 

문제는 이 화롯불에 들려 HP를 회복하는 순간 내가 힘들게 잡았던 몬스터들도 부활하게 되는 것. 이 때문에 안전하게 들어왔던 통로조차도 부활한 몬스터에 의해 쫓겨 다녀야 했다. 또한 물약 조차도 우리가 아는 MMORPG와 달리 누른다고 바로 HP가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시간이 꽤나 길어 보스전에서 사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열심히 구르며 그나마 몬스터가 접근하지 않을 것 같은 자리를 찾아야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소울 시스템을 활용한 나만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다크 소울 리마스터에는 직업이 많다. 진짜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하는 거지부터 마법을 쓰는 캐릭터와 약간의 장비를 들고 시작하는 기사 등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이 직업을 바탕으로 몬스터를 사냥하고 얻는 소울을 활용해 레벨을 상승시키고 스탯을 배분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나한테 최적화된 캐릭터로 만들 수 있다. 때문에 무한 소울 파밍 후 레벨을 매우 높이고 다음 단계로 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들이 있겠지만 캐릭터가 죽으면 획득한 소울이 시체와 함께 남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시체를 찾으러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하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없다면 소울을 무작정 많이 모으기 보다는 빠르게 소모하는 것도 방법일 듯 싶다.

 


 

직접 플레이 한 다크 소울 리마스터는 명성 그대로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인간성을 잃은 주인공이 인간성을 찾는 게임이었다면 반대로 게임을 하는 나는 반복되는 죽음에 인간성을 잃어 가는 느낌이었다.

 

이런 모험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성취감을 기뻐하는 유저가 있다는 사실도 잘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복잡하고 천천히 성장하고 어려운 RPG보다는 빠르게 성장하는 속도감 있는 RPG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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