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의 첫 '포켓몬스터' 게임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와 '포켓몬스터 레츠고! 이브이(이하 레츠고 이브이)'가 지난 달 국내 정식 발매했다.
레츠고 이브이는 포켓몬스터의 첫 시리즈였던 '포켓몬스터 RGB(레드, 그린 블루)'의 배경이었던 관동 지방을 무대로 주인공이 트레이너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출시 전부터 모바일게임 '포켓몬 GO'와의 연동, 포켓볼과 유사한 새로운 컨트롤러의 등장 등 이전 시리즈와는 색다른 재미를 예고했지만 포켓몬 팬들 사이에서 명작으로 손 꼽히는 포켓몬스터의 첫 시리즈를 리메이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출시 전 걱정 반 기대 반을 받았던 레츠고 이브이.
실제로는 어떤 게임이었는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다시 돌아 온 관동 지방
앞서 말했다시피 레츠고 이브이는 1세대 게임의 배경이었던 관동 지방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오박사를 만나 포켓몬 도감을 입수하고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한 주인공이 챔피언까지 된다는 기본 스토리와 관동 지방 포켓몬과 신규 환상의 포켓몬(포켓몬 고와의 연동을 통해 획득 가능하다)만 포획할 수 있는 점도 포켓몬스터 레드, 그린, 블루 및 GBA 리메이크 작 '포켓몬스터 파이어레드'와 '포켓몬스터 리프그린'과 흡사하다.
하지만 주인공의 스타팅 포켓몬이 피카츄와 이브이로 나뉜다는 점은 RGB보다는 애니메이션의 성공 이후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바탕으로 출시된 작품 '포켓몬스터 옐로우(피카츄는 주인공의 스타팅 포켓몬, 이브이는 라이벌 그린의 스타팅 포켓몬이다)'의 리메이크 작에 가깝다.
그렇다면 옐로우와 완전히 같은 게임이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선 레츠고 이브이의 주인공은 우리가 흔히 1세대 게임의 주인공으로 알고 있는 레드(한지우)와 그린(오바람)이 아니라 그 바로 아랫 세대의 새로운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이 달라졌다고 해서 기존 포켓몬스터 1세대 게임과 비교해 주요 콘텐츠나 스토리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주인공은 언제나처럼 태초마을에서 오 박사에게 도감을 받고 웅 관장이 있는 회색시티를 시작으로 포켓몬 마스터의 길을 걸으며 중간 중간 로켓단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구간도 예전과 똑같다.
하지만 1세대의 라이벌이었던 그린이 이미 유명 트레이너가 돼 NPC로서 유저들에게 조언을 하는 부분은 레츠고 이브이 속 시간이 이전 세대보다는 시간이 꽤나 지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몬스터 포획 시스템도 기존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레츠고 이브이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기존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턴제 배틀을 통해 포획하려는 몬스터의 HP를 낮춘 다음에 볼을 던져 포획했지만 레츠고 이브이는 포켓몬 고처럼 별도의 전투 없이 주어진 원 안에 볼을 던져 확률적으로 포획할 수 있다. 몬스터 포획 난이도 또한 포켓몬 고처럼 CP(전투력) 수치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일반 APC 및 관장 등과의 전투는 이전 작들과 비슷하고 플레이어끼리의 대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전 작들처럼 각 포켓몬의 성격 및 개체 값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이번 작품은 심판 기능만 획득하면 개체 값 확인이 가능하고 개체 값 확인 후 부족한 부분은 오박사에게 포켓몬을 보내면 수집할 수 있는 사탕을 활용해 상승시킬 수 있다.
이 사탕만 잘 이용한다면 등장 확률이 낮은 색이 다른 포켓몬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체 값 때문에 키워야 하나에 대한 고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과의 교감 시스템
개인적으로 이번 레츠고 이브이는 지금까지 즐겨 본 시리즈 중 포켓몬과의 교감 콘텐츠가 가장 발전된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포켓몬 애정도 시스템은 배틀을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따라 증가하는 애정 시스템었으나 레츠고 이브이의 애정도 시스템은 그것을 포함하면서도 더 발전된 시스템을 선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레츠고 이브이는 이브이 및 포켓몬과의 다양한 교감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이브이와 놀기를 통해 유저들은 이브이에게 열매를 주거나 쓰다듬어 애정도를 쌓을 수도 있고 이브이를 화나게 해 몸통 박치기를 맞을 수도 있다(피카츄는 전기 충격). 이런 다양한 유저들의 행동 패턴에 따라 이브이의 반응도 달라지고, 어떤 때에는 이브이의 선물을 받을 수도 있어 이런 부분을 보는 것도 꽤나 즐거웠다.
물론 이브이말고 다른 포켓몬과의 교감도 가능하다. 플레이어는 이브이 외에도 한 마리의 포켓몬을 더 볼 밖으로 꺼낼 수 있는데, 이렇게 꺼낸 포켓몬은 대화를 통해 현재의 기분과 상태를 알아보거나 볼에서 꺼낸 포켓몬이 찾아낸 유용한 열매를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특히 고우스트, 잠만보, 날쌩마 등 일부 포켓몬들은 탑승이 가능하며 걔 중에는 달리는 것보다 빠른 포켓몬도 있어 보는 재미도 있고 속도도 빨라 1석 2조의 재미를 챙겼다.
여기에 새로 출시된 포켓볼 컨트롤러를 활용하면 포켓몬과의 교감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유저들은 컨트롤러에 한 마리의 포켓몬을 담을 수 있으며 포켓몬을 터치하면 유저의 손길에 포켓몬이 반응해 마치 진짜 포켓볼 안에 포켓몬이 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포켓몬 고와의 연동
앞서 언급한것처럼 레츠고 이브이는 포켓몬 시리즈 최초로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와 연동하는 작품이다.
유저들은 포켓몬 고에서 포획한 포켓몬 중 스페셜 리서치(퀘스트)를 통해 획득한 뮤를 제외한 1세대 포켓몬을 모바일과 연동한 스위치에서 실행 중인 레츠고 이브이 및 레츠고 피카츄에 전송시킬 수 있다. 이렇게 전송한 포켓몬은 게임 내 연분홍시티에 있는 'GO 파크'에서 포획하면 된다.
즉 기존에 포켓몬 고를 즐긴 유저라면 연분홍시티에만 도착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조합이 가능하다.
고 파크에서 포획하는 포켓몬의 레벨은 기존 포켓몬의 CP를 감안해 자동으로 조정되고 이에 따라 포획 난이도도 조정된다. 즉 내 포켓몬을 전송해 포획하는 것이라도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다행히도 고 파크에 전송된 포켓몬은 필드에 등장한 포켓몬과는 달리 포획이 여러 번 실패해도 도망치지는 않으므로 언제든지 포획에 재도전이 가능하다.
물론 두 기기의 연동이 레츠고 이브이 유저에게만 이득인 것은 아니다. 포켓몬 고 유저가 레츠고 시리즈와 연동하면 이상한 상자를 획득하게 된다. 이 이상한 상자를 발동시키면 유저들은 한 시간 동안 등장하는 신규 환상의 포켓몬 '멜탄'을 잡을 수 있다.
멜탄의 경우 이상한 상자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스페셜 리서치(퀘스트)를 통해서 단 한 마리만 포획이 가능한데 닌텐도 스위치랑 연동한 유저는 쿨 타임만 채워진다면 여러 마리의 멜탄 포획이 가능하고 이 때문의 멜탄을 '멜메탈'로 진화시키는 것도 연동하지 않은 유저보다 훨씬 수월해지는 장점을 갖고 있다.
레츠고 이브이가 출시된 후 게임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어린 시절 즐겼던 포켓몬스터 1세대의 스토리를 떠올리며 향수를 느끼고, 포켓몬 고와의 연동에 만족스럽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 큰 스토리의 변화 및 포켓몬 배틀, 포획 시스템이 이전 게임들과 완전히 똑같다는 이유로 신작 같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미 다양한 평가를 듣고 시작한 게임이었지만 역시 실제로 게임을 즐겨보니 기존 리뷰, 평가와는 상관 없이 유저와 포켓몬의 교감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귀여운 이브이와 노는 것이 즐거웠고 분수대 물에 즐거워하는 뮤를 바라보는 것이 행복했으며 고우스트를 타고 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포켓몬 고가 AR 기능을 활용해 우리 주변에 진짜 포켓몬이 산다는 환상을 심어줬다면, 레츠고 이브이는 포켓몬 고를 통해 잡은 포켓몬을 게임에 등장시키고 포켓몬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현실과 게임의 연동을 통해 실제 포켓몬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실현시켰다.
이 때문에 게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서 앞으로 포켓몬 시리즈가 어떤 기능, 어떤 방식으로 실제 애니메이션처럼 유저들에게 포켓몬이 우리 주변에 실존한다는 느낌을 줄지 궁금해졌다.
또한 레츠고 피카츄와 이브이를 시작으로 향후에도 레츠고 시리즈가 출시되고 시스템이 확장된다면 게임 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포켓몬 고의 단점도 저절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세대 포켓몬이 포켓몬 시리즈 전설의 포문을 열었다면 1세대를 리메이크한 레츠고 이브이는 고정된 플랫폼을 넘어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연계한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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