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출시된 '영웅전설: 섬의 궤적 Ⅲ'을 클리어했다. 긴 시간 이어져 온 '궤적' 시리즈의 최신작(한국기준)이자 '섬의 궤적' 시리즈 3편이다. 섬의 궤적이 마무리되는 시리즈 4편은 2019년 3월 7일 발매 예정.
시리즈 1, 2편은 플레이스테이션3과 PS Vita로 출시되었고 추후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도 발매되었다. 이번 3편은 처음부터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만 출시되었고 그만큼 그래픽 면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리즈의 3편이지만 1, 2편과 3, 4편은 분리해 봐도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시리즈를 해본 적 없는 게이머라면 이번 3편으로 입문해 1, 2편은 스토리 다이제스트 정도로 보고 3편이 마음에 든다면 PS4로 나온 1, 2편을 플레이해보면 될 것 같다.
영웅전설: 섬의 궤적 Ⅲ은 팔콤의 장단점, 좋은 스토리텔링과 NPC와 세계의 유기적 연계, 전투 시스템과 음악 등 장점은 잘 살아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그래픽 등 단점도 뚜렷한 타이틀이었다. 올드팬으로서 호감도도 좋지만 스토리의 메인 히로인은 확실히 정해서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섬의 궤적 시리즈 내내 남아있다는 점은 언급해 둔다.
3편의 각 요소에 대해 감상을 정리해 봤다.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리뷰 협력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시스템
시리즈 1, 2편에서 확립한 구조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낚시, 미니게임, NPC와의 교류, 인연 이벤트, 의뢰 처리 등등. 전작을 해 본 유저라면 어려움 없이 바로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저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소소하게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는 점은 +점수를 주고싶은 부분이다. 빠른 이동, 서브이벤트 표지, 미니맵에서 인물 표시 등 여러 면에서 편의성이 개선되었다. 이동이 가능한 상황에선 대부분 세이브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섬의 궤적 1, 2 Kai(PS4 버전)에서 호평받은 배속 시스템은 3편에서는 지원하지 않지만 4편에는 들어갈 예정이다.
플레이 도중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게 만드는 부분이 거의 없고,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답답하다고 느낄 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는 건 칭찬하고 싶다. 특히 전작을 해 봤으면 더욱 실감하게 되는 부분이다.
전투
전통적인 시스템은 그대로 가져왔다. HP, SP(MP), CP(기력), BP(합체기 게이지), 액티브 턴제 전투 등 기본은 그대로이다. 아츠는 SP를 소모하고 크래프트는 CP를 소모하는 것도 그대로이다.
BP는 단순히 쌓아올렸다가 단체공격으로 소모하는 식에서 브레이브 오더라는 '태세' 가 추가되면서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되었다. 6턴간 받는 데미지 0.5배, 4턴간 절대반사, 6턴간 공격력 50%증가 등 전투의 양상을 바꿀 정도의 요소로 영향을 발휘한다.
여기에 브레이크 게이지가 추가되어 브레이크 게이지를 모두 깎으면 브레이크 상태로 돌입하는데, 이때 자세붕괴가 100% 발생하며 다양한 추가효과를 가진다. BP 수급은 기본적으로 자세붕괴 후 추가타로 이뤄지기 때문에 브레이브 오더 후 전략적으로 브레이크를 유도, 이후 브레이크 대상을 때려 BP를 채우는 식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보스전의 경우 상대가 고양이라는 특수상태에 돌입했을때 브레이크 이외에는 대처 할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거는 시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브레이브 오더의 추가로 전투 양상이 확연히 바뀌었다. 단순한 공격, 회복, 지연으로 턴 잡기만 반복하던 전투가 오더를 내리는 시점과 오더의 종류를 고민하면서 그때그때 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전략적인 전투로 변모했다.
그래픽과 음악
그래픽이 PS4의 성능에 걸맞는 그래픽이냐고 한다면 아쉬운 것은 확실하다. 못견딜 정도는 아니지만 캐릭터의 모션은 거의 그대로여서 어색한 것은 여전하다.
배경 텍스처는 확실히 좋아져서 특히 지형지물에서 풀의 묘사가 두드러진다. 다른 오브젝트에 비해 퀄리티가 확실히 높은 느낌을 준다.
시리즈 입문자의 경우 아슬아슬하게 합격권일 것 같고, 시리즈 팬의 눈에는 진보가 확실히 느껴질 것이다. 4편에서 좀 더 발전하길 원하지만 3 정도라도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음악은 시리즈 1, 2편이나 공의 궤적, 영, 벽의 궤적에 비해 이거다 싶은 귀에 확 들어오는 음악이 없었다. 음악이 비교적 심심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음악이 몰입을 방해하는 정도인 것은 아니지만 팔콤이다 보니 약간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전작과의 비교
1, 2편보다 말그대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의 호오가 갈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거의 모든 부분에서 확실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픽, 전투, 편의성, 로딩 등. 음악을 제외하면 확실히 발전된 작품이었다.
kai로 시리즈 1, 2편을 PS4에서 즐긴 게이머라면 배속모드가 조금 그리울 수 있지만 금방 적응될 것이라 본다.
시리즈 1, 2편을 한편의 이야기로 보면 구 VII반의 이야기로 제국에 대한 소개였다고 할 수 있겠다. 3, 4편은 신 VII의 이야기이며 여기저기서 1, 2편과 영, 벽궤의 변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총평
'PS Vita를 포기하면 이렇게 잘 만들 수 있구나'
한줄평은 이정도면 될 것 같다. 로딩도 그래픽도 전투 화면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구 VII반 친구들 얼굴만 봐도 반가운,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미 구입해 플레이했을 것이고, 이번 3편으로 시리즈를 입문하는 게이머라면 가능하면 1, 2편을 kai로 플레이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하지만 그냥 스토리 정리만 보고 진행하여도 '설정이 조금 복잡한 JRPG' 정도로 수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편이 1편의 플룻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구 VII반 대신 신 VII반에 감정이입하며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영, 벽궤를 해 온 사람은 '영의 궤적'을 다시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3편을 플레이하면 내년 3월에 4편을 플레이할 수 밖에 없게 될 테니 주의(?)하기 바란다.
팬심을 조금 담아 85점 정도를 매기고 싶은 타이틀이었다. 입문하는 데 장벽이 조금 있고 AAA급 타이틀은 아니고 취향을 타는 JRPG이다.
본문에서는 어느 정도 면죄부를 줬지만 사실 회사의 규모가 어떻다는 핑게는 게이머들의 선택, 평가에서 고려 대상이 아닌 게 사실이다. '영웅전설: 섬의 궤적 Ⅲ'는 그런 '규모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 아쉽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언제나의 팔콤표 JRP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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