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XBOX ONE에 이어 PS4 플랫폼으로도 출시됐다. 이에 따라 PC부터 콘솔, 모바일까지 닌텐도스위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사실 기간 독점으로 판매된 XBOX ONE 버전에서는 각종 그래픽 및 최적화 문제와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매칭 시간 등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PC 버전은 끊임없는 불법 핵 프로그램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결국 동시 접속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출시된 신규 맵 '비켄디'의 완성도가 높다는 호평과 함께 '배틀그라운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동안 소식이 들려오지 않던 PS4 버전도 지난해 12월 7일 드디어 정식 출시됐다.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XBOX ONE의 기간 독점이 끝난 후 등장한 PS4 버전 '배틀그라운드'는 어떤 모습일까? 직접 플레이 해봤다.
적응이 쉽지 않은 패드 플레이, 하지만 패드만의 '손맛'은 있다
기본적으로 '배틀그라운드'가 PC 플랫폼으로 개발된 게임이고, 또 개인적으로 FPS나 TPS를 패드로 즐기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패드 플레이에 적응하기 상당히 힘들었다. 연습장에서 PC 버전에 준할 정도의 움직임이 나오도록 감도를 조정하고 2~3시간 가량 연습을 했음에도, 실전에서 키가 헷갈려 버벅대거나 에임이 산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내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
여기에 XBOX ONE 버전과 유사하게, PS4에서도 기본적으로 패드에 친화적이지 못한 인벤토리 관리가 장벽으로 다가온다. 특히 긴박한 상황일 때, 그리고 아이템을 파밍할 때 굉장히 불편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경우 따로 인벤토리를 열지 않아도 주위에 떨어진 아이템이 보여지고, 스코프 또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등 편의 기능이 제공된다. 물론 두 플랫폼을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비슷한 패드 친화적 인벤토리 및 부착물 관리 방법을 제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번 PS4 버전으로 '배틀그라운드'에 입문한 '배린이'들이 꽤 많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이미 수백 시간이나 PC 버전을 플레이 했지만 패드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 그리고 PS4로 입문해 게임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배린이'들의 '자강두천' 싸움은 웃기지만 처절했다. 이미 고일 대로 고여버린 PC 플랫폼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근접전에서의 쫄깃함(?)이 콘솔 버전의 매력이라고 평하고 싶다.
아직은 갈길 먼 최적화 문제, '키마'와 'PS Plus' 추가 결제도 고려 대상
하지만 XBOX ONE 버전에서도 지적됐던 최적화는 PS4에서도 개선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기자의 PS4가 프로가 아닌 슬림이기에 이러한 최적화 문제는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홀로 파밍을 하거나 이동할 때 주위를 둘러보는 등의 플레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종종 보이는 텍스처 팝인이나 적을 잡아낸 후 시체를 파밍할 때와 연막탄이 깔릴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느껴지는 프레임 드랍은 게임 내내 플레이어를 거슬리게 한다. 또한 하이엔드급 PC로 즐길 수 있는 그래픽에 비해 매우 부족한 그래픽도 상당히 아쉽다. 어림짐작으로 PC 기준 중~하옵 가량 되어 보였다. 향후 최적화 패치 등을 통해 이러한 아쉬운 점들이 해결되길 바라본다.
이 외에도 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남아있다. 다름 아닌 콘솔에서의 키보드 마우스 사용 문제다. 펍지주식회사가 공지를 통해 사전에 밝혔듯이, 기본적으로 PS4 버전 '배틀그라운드'는 키보드 마우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니는 이전부터 공식 라이선스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에 특별히 제한을 걸지 않고 있다. 사실상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자도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움직임이 의심되는 플레이어는 몇 만났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기에 로비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가 늘 콘솔 게임에서 뜨거운 감자인 이유는 결국 공정성과 크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앞서 출시됐던 '오버워치'나 '포트나이트' 등 빠르고 정확한 조준이 곧 실력의 척도인 슈팅 게임에서는 키보드 마우스 사용에 대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곤 했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콘솔에서의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패드의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빠르면서도 정확한 조준이 어려운 편이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조작에서 상당히 자유롭다. 분명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어와 패드 플레이어는 움직임, 샷 능력, 심지어 아이템 파밍 속도나 시야 확인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유저들이 핵과 다를 바 없다고 불만을 쏟아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
공정성은 대전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고 모든 콘솔 게이머가 키보드 마우스를 구입해서 게임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PC에서 앱플레이어로 구동하면, 에뮬레이터로 접속한 것을 감지해 같은 조건인 사람들과 우선 매칭하는 것과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PS Plus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평소 PS4로 멀티 게임을 많이 즐겨 늘 PS Plus 결제가 되어있는 유저라면 상관이 없지만, 싱글 위주의 게임을 즐기거나 자주 PS4를 구동하지 않는 유저에게는 PS Plus 결제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멀티 플레이가 기본이기에, 추가적 결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구매 전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정리하자면 기존에 '배틀그라운드'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게이머, 그리고 터치 디바이스나 키보드 마우스가 아닌, 새로운 컨트롤러로 '배틀그라운드'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또, 기상천외한 PC '배틀그라운드'의 불법 핵 프로그램과 일명 '고인물', 즉 고수 유저들에게 죽기 바쁜 '배린이'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 다만 자신이 그래픽이나 프레임 드랍에 민감하고, 멀티 플레이에 추가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것이 망설여지거나 키보드 마우스 유저가 신경 쓰인다면 다시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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