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돌아온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의 원조, 캡콤 '데빌 메이 크라이 5' - 데모 버전

등록일 2019년01월21일 10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이불 속에 누워 스마트폰을 여자친구 삼아 홀로 쓸쓸히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있던 작년 12월 24일, 기자는 메일 하나를 받고 기쁨에 겨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다름 아닌 '데빌 메이 크라이 5(이하 DMC5)'의 기자 간담회가 열린다는 메일이었기 때문.

 

메일에는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와 맷 워커 프로듀서, 그리고 오카베 미치테루 시니어 프로듀서 세 명이 모두 방한한다는 소식과 함께, 현장에서 TGS와 게임스컴 등 게임쇼에서 공개된 데모 버전을 시연할 수 있다는 정보도 담겨 있었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과 대학교, 심지어 군 전역 후에도 틈틈이 플레이하며 전 시리즈 누적 플레이타임 3천 시간을 넘긴 자칭 '데메크 덕후'인 기자가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지난 1월 8일, 캡콤과 게임피아의 기자 간담회가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세 명의 개발진이 방문한 것은 물론이고, 본래 2월 7일로 예정된 PS4 데모 시연대도 특별히 준비되었다.

 

현장에 일찌감치 도착한 기자는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시연대에 앞에 섰다. 정식 넘버링 기준으로 11년만에, 가장 최신작이었던 'DMC4SE' 기준으로는 3년만에 돌아온 'DMC5'를 눈앞에 두니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부터 기대하고 있던 데모 버전을 연달아 두 차례 플레이해봤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연출, 네로 플레이의 포인트는 '데빌브레이커' 관리
'DMC5'의 정보가 처음 공개되던 당시, 트레일러 영상에서 의문의 남자가 네로의 팔 '데빌브링거'를 잘라가는 연출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게임계의 최신 트랜드(?)인 의수를 장착하고 등장한 네로가 한편으로는 안쓰러우면서도, 새로운 팔로 악마들을 때려 잡으며 '끝내준다'고 마음에 들어 하는것을 보니 잘 적응한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했다.

 

의문의 남자가 두부를 썰 듯 팔(그리고 야마토까지)을 잘라갔고, 단테의 대표 무기 중 하나인 '에보니 & 아이보리'를 만든 전설적인 무기 장인 닐 골드스타인의 손녀 '니코'가 제작했다. '마크로스'와 '공각기동대' 등의 메카닉을 디자인한 카와모리 쇼지가 '데빌브레이커' 디자인을 맡았다. 네로의 새로운 무기인 '데빌브레이커'는 그렇게 탄생했다.

 



 

아쉽게도 현장에서 플레이한 데모 버전에서는 현재까지 공개된 '데빌브레이커' 중 일부만 사용해볼 수 있었다. 빠르고 넓은 전격 공격이 특기인 '오버츄어', 날렵한 공중에서의 움직임과 강력한 광선 공격을 함께 갖춘 '거베라', 악마를 패대기 치는(?) 손맛이 일품인 '버스터 암'까지 모두 준수한 성능과 호쾌한 연출을 자랑한다. 여기에 2차 데모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된 '펀치라인'도 짧게나마 써볼 수 있었다.

 

특히 이중에서도 인상적인 '데빌브레이커'는 '거베라'였다. 통상 공격에 판정이 붙어있고 '에어하이크'나 '스카이스타' 처럼 공중에서의 사용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전투 도중 섞어주면 상당히 스타일리쉬하다. 이미 유명 'DMC' 플레이어들의 연구 영상들이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작 네로는 단테에 비해 액션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곤 했다. 단테처럼 무기 교체나 스타일 변경 시스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다양한 '데빌브레이커'가 등장하고, 제한적이나마 '브레이크 어웨이'와 '브레이크 에이지'로 순서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 역할과 비중 그리고 선택지가 훨씬 더 많아졌다. 즉 액션의 깊이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데빌브레이커' 액션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데빌브레이커'를 자유롭게 바꿀 수 없다는 점은 보는 시각에 따라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느껴질 수 있다. 간담회 당일 현장에서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는 '데빌브레이커'의 '매니지먼트'를 언급했다. 말 그대로 큰 그림을 그리며 '데빌브레이커' 숫자를 관리하고 미션을 클리어하는 것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식 버전이 나오지는 않았기에 확언할 수는 없지만, 단테의 무기 수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고 한 만큼 의도적으로 '데빌브레이커' 종류를 적게 들고 가는 등의 선택도 가능할 것 같다. 전작의 네로보다 훨씬 다양한 콤보 플레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작에서는 팬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전작의 흔적들을 이곳저곳에 잘 녹여 놓았다. '호버 보드'처럼 포탄을 타고 유유히 하늘을 날아다니는 네로를 보고 있자니, 'DMC3'에서 레이디가 쏜 포탄을 보드 삼아 하늘을 날던 그 시절의 단테가 자연스레 겹쳐 보였다. 단순히 패러디나 따라하기가 아닌, 네로가 단테의 정통성과 '배드애스(Badass)' 기질을 물려 받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체감상 조금 여유로워진 '익시드' 타이밍, 부드러운 모션과 일신한 그래픽도 일품
많은 유저들이 걱정하고 있는 네로의 '익시드' 타이밍은 전작에 비해 아주 조금 쉬워진 편이다. 그래도 '익시드'는 '익시드'인 만큼 전투할 때 시원시원하게 터트리고 싶다면 연습이 조금은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겁낼 필요도 없었던 것이, 이번 작에서는 '익시드' 타이밍이 어긋나더라도 소량이나마 게이지가 차오르고 고정된다. 또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며 달리는 도중에도 자연스럽게 '익시드 게이지'를 채울 수 있다.

 

'익시드'가 없는 '레드퀸'의 공격은 맥이 빠지긴 하지만, 그래도 연습을 하다 보면 잘 터지니 꼭 도전해보자. 다만 'DMC4'에 비해 게이지가 어느 정도 찼는지 한 눈에 보기 어려운 가독성은 아쉽다. 체력 UI는 아직 완성된 것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추후 공개될 UI도 기대된다.

 


 

캡콤의 자체 개발 엔진인 'RE엔진'으로 완성된 그래픽, 모션도 상당히 인상깊다. 'DMC4'가 처음 나왔을 당시 뛰어난 최적화와 준수한 그래픽을 보여줬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 'DMC5' 또한 현 세대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시연 장비였던 PS4 PRO 기준으로 프레임 드랍도 느낄 수 없었다. 최적화 측면에서는 믿어도 좋을 것 같다.

 



 

데모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든 부분은 모션이다. 사실 이전 시리즈에서는 공격 모션이 채 나오기도 전에 캔슬하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액션의 템포가 빨라지기에 보는 맛은 살지만 상당히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단점도 있었다. 데모 버전에서는 적점프 자체가 없기 때문에 'DMC4'의 '칼리버 캔슬'이나 'DMC3'의 '케르베로스 스윙 캔슬' 같은 모습 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진 공격 모션들의 연결은 확실히 호평하고 싶다.

 

15분 분량은 너무 적소, 15시간 쯤 합시다
이미 진행 루트와 CG의 내용을 알고 있던 터라, 빠르게 스킵하며 진행하니 약 10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이 나왔다. 데모 치고는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은 분량이었지만 아무래도 너무 짧게만 느껴졌다.

 



 

이츠노 이데아키 디렉터는 실제 본편의 플레이 타임을 약 15시간 정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전 작들의 플레이타임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느낌이다. 하지만 본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재미는 자신만의 방법과 패턴으로 적들을 공략하는 것 아니겠는가. 4월에 예정되어 있는 '블러디 펠리스' 모드, 그리고 분명히 등장할 시리즈 전통의 최고 난이도 'DMD'까지 기대감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이제 게임의 정식 발매까지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작품이 단테의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시리즈의 마지막이 아닌, 네로의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2월 7일부터 즐길 수 있는 PS4 및 XBOX ONE 2차 데모를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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