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차별화 꾀한 흔적이 엿보이는 로그라이크 덱 빌딩 카드게임, 티노게임즈 '네오버스'

등록일 2019년01월28일 0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모바일 전략게임 '마제스티아'로 이름을 알렸던 티노게임즈가 이번에는 로그라이크 덱 빌딩 카드게임 '네오버스'로 돌아왔다.

 

'네오버스'는 티노게임즈가 야심 차게 준비해, 지난 10일 스팀에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신작 게임이다. 한 번 게임오버 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로그라이크'에 카드를 모아 자신만의 덱을 짜고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덱 빌딩을 더한 것이 특징으로, 이미 Mega Crit Games의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크게 흥행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장르이기도 하다.

 

'네오버스'에는 각기 특색 있는 3명의 주인공과 300여 종의 카드, 100개의 스킬이 준비되어 있다. 게이머는 이를 활용해 덱을 짜고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과거 선보였던 '마제스티아'가 흥행 궤도에 오르지 못한 이후 한동안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던 티노게임즈가 와신상담 끝에 선보인 '네오버스'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높은 기본 코스트와 드로우 변화로 끌어올린 속도감
'네오버스'의 큰 틀은 로그라이크 덱 빌딩 장르를 크게 유행시킨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매우 유사하다. 세 명의 캐릭터와 고유 카드, 공용 카드로 덱을 짜고 전투를 펼치며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방식의 플레이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상당히 닮아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똑같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여러 측면에서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게임 룰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게임 시작 시 보유하는 마나(코스트)의 양이다. '네오버스'는 5코스트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저 코스트 또는 0 코스트 카드들의 성능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어서 한 턴에 여러 카드로 몰아치는 재미가 있다.

 



 

특히, 드로우 관리 측면에 있어서도 이러한 속도감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네오버스'에서는 한 장의 카드를 사용하면 곧바로 한 장이 핸드에 들어온다. 코스트가 여유롭다면(또는 마나를 획득하는 카드를 사용한다면) 한 턴에 상당히 많은 카드들을 쏟아낼 수 있다. 덱의 콘셉트가 어느 정도 갖춰지는 중반이 지나고 나면 연계로 적들을 상대하는 재미도 충분하다.

 

다만 적으로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체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내가 카드를 다수 사용하며 몰아쳐도 결과적으로 플레이 타임은 다소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 특히 천천히 카드 효과를 읽고 한 번의 카드를 낼 때 연계를 고민하다 보면, 속도감을 높이기 위한 코스트 증가 등의 결정이 무색하게 느껴져 아쉬움을 남긴다.

 



 

캐릭터 콘셉트와 카드 매너니즘은 'NOT BAD'
한편, 연계에 특화된 '나야', 방어와 흡혈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클레어', 상황에 따라 소환수들과 '통솔' 옵션을 활용해 함께 전투할 수 있는 소환사 '헬레나' 등 각 캐릭터들의 콘셉트들은 이색적이다. 또 이러한 콘셉트를 살리기 위한 카드 메커니즘 아이디어도 나쁘지 않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소 난해한 매커니즘 때문에 진입장벽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클레어'의 경우 믿음(누적된 믿음 수치만큼 턴 종료시 체력 회복)과 징벌(누적된 징벌 수치만큼 공격 받을 시 피해), '기도' 카드 등을 활용해 방어적인 운영이 가능한데, 처음 캐릭터를 접하면 이러한 매커니즘이 상당히 복잡하게 다가온다. 매커니즘 자체는 몇 차례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익숙해지지만, 다소 가독성이 떨어지는 카드 설명과 받는 효과 표시와 관련된 UI 때문에 더욱 복잡해 보이는 단점이 있다. 특히 자신이 보유한 효과가 발동될 때 연달아 빠르게 지나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쉽다.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유물'에 해당하는 '스킬'도 차별화를 두기 위한 장치다. '스킬'의 등장은 랜덤이지만 스킬 포인트를 사용해 선택할 수 있어 자신이 '빌딩'한 덱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강점을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서 유물 획득이 완전히 랜덤이기에 '로그라이크' 특유의 무작위에서 오는 재미를 높였다면, '네오버스'는 일정 부분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었다.

 



 

차이점은 있지만 아쉬운 요소들, 꾸준한 업데이트로 개선되기를
맵의 경우 해당 스테이지의 정보를 모두 보여주는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달리 '네오버스'는 자신이 도착한 스테이지 근처의 일부분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스테이지를 보고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아쉽게 느껴진다.

 

내가 진행할 방향에 어떤 이벤트가 일어날지 모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지만, 이보다는 내가 보유한 카드를 강화하거나 버릴지, 또는 상점을 들러 골드를 소모하거나 체력을 회복할지 등의 루트와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더 이상적이라는 느낌이다.

 



 

이 외에도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의 모션과 연출은 상당히 아쉽다. 모델링이나 배경은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3D 모델링을 활용한 것 치고는 모션과 연출의 완성도가 낮게 느껴진다. 특히 '슬레이 더 스파이어'나 '하스스톤'이 가진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차별화된 타격감과 소리 효과도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얼리액세스를 졸업하고 정식 버전으로 업데이트됐다. 매우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콘텐츠들이 업데이트 되었고 완성도를 다듬어 나가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것이 얼리액세스다 - 희망편'이라고 평하고 싶다.

 

'네오버스'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고, '슬레이 더 스파이어' 이후 등장한 카피캣 게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티노게임즈는 처음 게임을 선보인 이후에도 마이너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스팀에 평가를 남긴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 향후에도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견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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