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가는 열쇠, 게임포커스 기자가 본 '캡틴 마블'

등록일 2019년03월18일 11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마블 MCU의 페이즈3를 마무리하는 작품이자 새로운 페이즈4의 시작점, 또 약 10년여의 세월 동안 관객들과 동거 동락한 히어로들과의 마지막 작품인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 전 공개되는 새로운 히어로 무비 '캡틴 마블'이 국내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전세계 오프닝 스코어 역대 2위, 솔로 영화 전세계 오프닝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3월 일일 역대 최다 관람객(46만 명)을 달성하고, 개봉 5일차에 3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이미 최고 수준의 흥행기록을 만들어 내고 있는 '캡틴마블'.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이자 MCU 최고의 문제아(?)로 떠오른 브리 라슨으로 인해 다소의 우려속에 개봉된 캡틴마블. 게임포커스 기자들은 어떻게 봤을까.

 


백인석 기자

배우의 설레발만 아니었어도 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


단도직입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평가하자면 개인적으로 '캡틴 마블'은 개봉 전의 우려와 달리 페미니즘 요소가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 않는 영화라고 본다. 배우의 언행과 관련된 논란이 없었다면 해당 요소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을 정도.

 

'캡틴 마블'은 지금까지의 마블 솔로 영화 중에서도 어깨에 짊어진 책임감의 무게가 상당한 편이다. MCU의 지난 10년 가량을 마무리하는 대단원 '어벤저스 4: 엔드 게임'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인 동시에, 마블 단독 영화 최초로 여성 히어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여기에 MCU의 다음 10년을 책임질 간판 주인공을 소개하기도 하는 작품인 만큼 기존의 어떤 영화보다도 기대가 몰리고 또 그만큼 사람들의 실망도 클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평작이라고 생각하는 '캡틴 마블'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기존 MCU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영화의 서사는 기존의 MCU의 문법에 충실하다. 히어로가 모종의 이유로 능력을 갖게 되고 각성 과정을 거쳐 진정한 영웅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캡틴 마블'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능력을 얻게 된 개연성이나 세계관 내의 위치에 비해 다소 촐랑(?)대는 느낌이 강한 캐릭터의 성격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향후 '캡틴 마블'의 트릴로지를 통해 추가적인 정보들이 공개되어 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 '토르'도 그 시작은 미약했지 않겠나.

 

최근 개봉하는 마블 솔로 영화의 주된 문제이기도 한 액션은 '캡틴 마블'의 단점. 빔 병기라 부를 수 있는 '포톤 블래스트'와 공중 비행 능력을 활용한 '캡틴 마블'의 전투 방식은 기존의 마블 히어로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액션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에서 이런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고 느꼈다. 특히 '캡틴 마블'이 본격적으로 각성하고 힘을 발휘해야 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는 우주 기지를 배경으로 육탄전을 벌여 아쉬운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어설픈 CG를 감추려는 것인지 어두운 배경을 주로 활용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 힘든 것도 불만. 히어로 액션에 정통한 루소 형제가 '어벤저스 4: 엔드 게임'에서 '루소 매직'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빌런인지 조연인지 구분이 안갔던 '욘 로그'의 주드 로

 

그동안 빌런의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단점을 의식한 것인지 '캡틴 마블'에서는 빌런이 아예 없다시피 하다. 영화의 핵심 반전 요소로 빌런을 배치하긴 했지만, 정작 작품 내에서 빌런이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 최종 전투에서도 빌런이 너무 허무하게 처리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캡틴 마블'이 극복해야할 진짜 적은 결국 자기 자신인데, 앞서 말했듯이 능력을 얻게 된 개연성이나 각성 과정이 빠르게 전개되다보니 관객들을 설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런저런 아쉬움들이 남지만 '캡틴 마블'은 MCU의 팬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좋은 오락 영화다. '퍼스트 어벤저' 다음으로 작중 초반 시점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과의 긴밀한 연결고리는 나오지 않지만, 여태까지 무게만 잡는 근엄한 아저씨 정도로 여겨지던 '닉 퓨리'의 재간둥이 시절 과거와 MCU를 관통하는 '만악의 근원(?)'이라고도 볼 수 있는 '테서랙트'의 행방에 대한 정보도 공개되는 만큼 MCU의 작품으로서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정보들도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인트로에서 지금은 작고한 '스탠 리'의 까메오 등장 장면들을 모은 점이 인상깊었다. 배우의 모욕적인 언행으로 영화가 뜻하지 않게 부정적인 평가들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꽤나 씁쓸한 기분. 시작이 삐걱대는 가운데, '캡틴 마블'로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 MCU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이혁진 기자

엔드게임만 믿고 간다. 엔드게임에서는 제대로 액션을 보여주겠지?


MCU 첫 단독 여성 히어로 영화 '캡틴마블'은 영화 외적 논란과 관계없이 무난하게 나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류 코믹 터치 영화였다.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

 

캡틴마블의내용은 히어로의 탄생을 다루는 영화로서 매우 좋지도 실망스럽지도 않은 정도였던 것 같다. 과거 비교적 지루했던 히어로의 처음을 다룬 영화들에 비해서는 재미있고 템포도 좋았지만 근래 호평받은 몇몇 작품에 비해서는 좀 아쉬웠다.

 

액션은 많이 실망스러웠는데, 아기자기한 액션을 보여줄 히어로가 아닌 건 알겠지만 그렇다면 좀 더 시원시원하게 큰 액션을 더 자주 보여줄 순 없었을까 싶다. 너무 좁은 공간, 작은 무대에서만 액션이 연출되는데(왜 늘 실내에서만 싸우는 거야) 더 스케일이 큰 전투를 보고싶었다. 엔드게임을 기대해봐야겠다.

 

이건 기자의 취향 문제이기도 한데,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MCU 작품은 '윈터솔져'이다. 다양한 화기를 다루며 때로는 총격전을, 때로는 맨몸으로 육박전을 벌이는 윈터솔져의 액션은 MCU를 떠나 훌륭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종합하자면 MCU 팬으로서는 크게 실망할 일 없을, 취향에 따라서는 MCU에서도 꽤 재미있는 편에 속하는 영화가 된 것 같다. 하지만 MCU 팬이 아닌 사람에게 권하기는 조금 애매한 작품인 것 같다.


 
박종민 기자

타이밍을 잘 맞췄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한 것 아닐까? 여러모로 아쉬운 '캡틴 마블'


지금까지 공개된 수 많은 마블 영화 중 국내는 물론 해외의 팬들에게 이렇게 부정적인 이슈로 기대감(?)을 일으키는 작품이 있었을까 싶은 마블 최초의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 캡틴 마블이 우려 속에서도 개봉 후 순조로운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브리 라슨의 개인적인 성향과 발언의 문제점은 차치하고 영화 자체에 대한 느낌을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밋밋하다'는 것이다. 물론 영웅이 어떻게 탄생되고 어떤 성장과정을 거치며 어떻게 힘을 얻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 전개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느낌이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이른바 복고풍 분위기와 배경 음악 선정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액션의 측면에서도 캡틴 마블의 능력을 봤을 때 그보다 부족한 능력을 갖고 있는 닥터스트레인지, 토르에도 비할바가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관람객들이 캡틴 마블 보다는 사무엘 L. 잭슨과 구스, 주드 로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니 오죽할까. 

 

주연보다 더 주연 같았던 플라큰 '구스'

 

결국 캡틴 마블은 개봉 전 팬들의 우려와는 달리 주연 배우 보다는 감독 역량이 부족해 문제가 되는 영화였다. 물론 과거 히어로 무비 제작 경험이 없는 파격적인 인선을 통해 놀랄만한 성적을 보여준 영화들이 있긴 했지만 캡틴 마블은 감독 인선이 실패한 영화로 보인다.

 

물론 이와 같은 평가는 다른 마블 영화들과의 상대적인 비교일 뿐 오히려 다른 마블 영화를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MCU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고 재미있게 볼 만한 요소들이 꽤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캡틴 마블은 캡틴 마블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피니티 워: 엔드 게임'에서의 모습을 통해 최종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마블이 숨가쁘게 달려온 10여년을 더욱 밝게 빛나게 해줄 영화가 될지, 아니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던 무색무취의 영화로 남을지는 4월에 결정되지 않을까. 

 

브리 라슨과 캡틴 마블에 대한 평가는 엔드 게임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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