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잼' 및 토론회, 게임업계 종사자 위한 기념일 재정 등 '게임스파르타' 활동 계획 공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주최 및 주관한 '게임질병코드 대응을 위한 게임스파르타 출범식 및 정책토론회'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공대위는 지난 5월 출범식을 열고 성명서 발표 및 활동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공대위는 게임 질병 코드 관련 모니터링 팀 구성,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의 등 다양한 활동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이중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것이 약 300명으로 구성된 '게임스파르타'다. '게임스파르타'는 학계 관계자들이 중심이 된 '아카데믹 길드'와 게임산업계 종사자들이 모인 '크리에이티브 길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게임문화의 저변 확대와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조직됐다.
이날 현장에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겸 공대위 위원장, 전석환 게임스파르타 크리에이티브 길드장, 김정태 게임스파르타 아카데믹 길드장, 한국게임학회 심재연 이사, 마나크리 이원석 대표, 곤군게임즈 장재곤 대표 등 학계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게임스파르타'의 출범을 알리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 코드에 대해 되짚어보는 연대기 발표, 그리고 이와 관련된 토론회도 함께 진행됐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공대위 위정현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게임업계와 학계는 20여년의 세월 동안 일부 의사 집단의 집요함을 배우지 못했던 것 같다. 게임을 질병으로 몰고가는 것은 규제의 '끝판왕'이다"라며 "과거 입장과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고 절망감을 금할 수 없다. 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지난 출범식에서 소개한 '게임스파르타'는 비장한 각오를 담고 있는 조직이다. 일부 조직에서 숙원사업이라 표현하며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해왔는데, 우리가 그동안 집요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스파르타'는 출범 이후 두 개의 소속 길드가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학계 관계자들이 중심이 되는 아카데믹 길드는 일부 잘못된 주장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중심으로 활동해 나갈 계획이며, 현업 종사자들이 모여 있는 크리에이티브 길드는 게임의 가치를 재고하고 인간의 삶과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도구로서의 가치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김정태 교수 "'셧다운제'부터 'WHO' 게임 이용 장애 코드 등재까지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 의혹 제기
위정현 학회장의 모두발언에 이어, 김정태 교수가 자리에 올라 'WHO 게임질병코드화 연대기'라는 제목의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2004년 청소년 수면권 보장이라는 명분 하에 발의된 '셧다운제'부터 이른바 '게임중독법'이라 불리우는 신의진 의원의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그리고 정신질환 실태 역학 조사와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 국정과제, '세계보건기구'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등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일들이 모두 치밀하고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김 교수는 2014년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과 2015년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 등 가톨릭대를 중심으로 한 과제에 투입된 사업 예산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점에 대해 지적했다. 2016년 한 출입기자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는 "비공개로 진행 중인 건이기에 미리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는데, 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 배후설이나 음모설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후설을 의심할만한 몇몇 정황들이 있다"며 "각종 법안 발의와 국정과제 수행 및 사업자 선정, WHO의 '게임 이용 장애' 명명과 진단 기준의 공론화 등 물밑 작업을 거쳐 2019년 5월 WHO의 총회 통과까지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전석환 길드장 "'KCD'에 게임 이용 장애 도입시 '게임 중독세' 논란 재점화 될 것... 게임산업 위축 우려돼"
다음으로 자리에 오른 전석환 크리에이티브 길드장은 '6C50 그리고 6C51: 게임은 놀이인가, 중독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전석환 길드장은 (게임 이용 장애의 코드 등재에 대한) 의학계의 포괄적인 지지가 부족한 상황이고, 논문 또한 사회과학과 심리학계가 배제된의약학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중 질환자에 대한 문제도 고려되어 있지 않고, '물질'과 '행위'의 진단 기준에도 차이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지나치게 낡은 진단 척도, 진단 및 치료 기준의 부재도 지적하며, 명확히 결정된 사항이 없이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진단기준을 만들어 나간다면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전석환 길드장은 'KCD'에 게임 이용 장애 코드가 도입될 시 당연히 미성년자 게임 이용이 제약될 것이며, 게임 중독세 관련된 논란이 재 점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의 사기와 동기가 저하되고 게임산업의 위축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전석환 길드장은 게임스파르타 사업 진행 계획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먼저 '6C51' 소재의 '게임잼'을 개최하여 '재미가 없어서 중독되지 않는 게임'을 만드는 등 풍자하는 방식으로 반론할 계획이다. 또한 대형 게임사, 중소기업, 인디개발자, 미디어가 모두 함께하여 게임 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토론하는 '굿게임 토론회' 개최와 국내 게임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게임인의 날' 기념일 재정 등의 활동도 이어간다.
더불어 사회 공익적 가치와 게임의 순기능을 독려하고, 좋은 게임 개발을 유도하는 '개발 가이드라인'을제시함과 동시에, 'GIGDC', 'BIC', '지스타', 'PlayX4' 등 각종 게임 행사와 연계하고 연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장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처음 '게임스파르타' 조직이 구성된다고 했을 때, 업계 종사자와 게이머들이 갖는 위기의식, 고민이 많기에 그만큼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런 것 같이 느껴졌다"며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결속과 단결이 필요하다. 또 어떤 가치를 가지고 공유할 것인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오늘 행사가 단순한 게임 이용 장애 코드 도입 반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논리와 아젠다를 제안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조 의원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야 한다는 논리에 공감하며, '게임스파르타'가 고착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깨는 날카로운 창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민들을 설득하고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좋은 대안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김정태 교수는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의 근거 데이터로 활용되는 논문은 주로 의학계에서 나왔다. 아카데미 길드에서는 게임 관련 석박사, 기획 및 디자인 등의 학생들과 연대하여 게임의 인문학적 담론, 사회학적 가능성을 주도적으로 연구해 나가는 선제적인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질병 코드의 근거가 되는 논문 상당수가 설계가 잘못됐거나 통계적 오류,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 많다고 지적하며, 게임 관련 논문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잘못된 부분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에 대해 검토 및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학계의 연구 및 학문적 깊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함께 융합 연구를 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게임의 순기능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게임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의 미디어라는 것을 입증하는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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