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게임사들의 '오디션' 무대 '지스타', 게임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등록일 2019년11월20일 0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매해 최대 관람객 수를 경신하며 성장하고 있는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가 폐막했다. 올해에는 14년 개근에 빛나는 넥슨이 불참을 선언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개인 방송인들 위주의 부스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지스타 위기론'이 또 한번 대두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상 최대 관람객인 약 24만 명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지스타'의 위기론이 매해마다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관람객은 매해 최대치를 경신하지만, 일각에서는 게임쇼로서의 내실이 부족하며 개인 방송인들의 팬미팅 장소라 폄하하기도 한다. 천편일률적인 모바일게임 시연대는 지루하고, 개인 방송인들이 관람객을 모으는 힘은 있을지언정 국제 게임 전시회라는 이름에 걸맞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스타'에 대한 박한 평가와 온도 차이는 결국 국내 게임사들의 지지부진한 태도에서 기인한다. '지스타'는 전시회이자 지역 축제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게임사들이 유저들과 관람객들에게 '우리가 이정도의 게임 개발 기술력과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다'고 어필하는 일종의 경쟁 무대이자 오디션이다. 그동안 나왔던 '지스타'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는 조금 더 재미있고 멋진 '게임'을 '지스타'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채찍질'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지스타 2019'를 '캐리'한 것은 다름 아닌 펄어비스였다.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업계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게임사'인 자신들과 '지스타'의 자존심까지 지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지스타 2018' 후기를 통해 국내 게임사들의 PC 신작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밝힌 바 있는데, 그래서 더욱 펄어비스의 신작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펄어비스의 부스에서는 마치 해외 게임쇼를 방불케 하는 신작 게임 공개 세션이 진행됐고, 개인방송인을 앞세우지 않았음에도 '섀도우 아레나'를 중심으로 꾸며진 시연대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현장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들의 게임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다. 오디션의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개인 방송인을 중심으로 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관람객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이것이 '지스타'의 생존 전략으로 적절했다는 것은 지난해와 올해 증명됐다. '지스타'가 부산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지역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방향성을 부정하거나 옳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이러한 방향성도 '지스타'만의 특색이자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 '지스타'의 본질은 게임쇼다. 그렇기에 반드시 게임쇼로서의 내실, 즉 게임 자체로 승부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다시 말하고 싶다. 게임쇼의 경쟁력은 게임 그 자체에서 나온다. 때문에 넷마블 방준혁 의장이 지스타 현장에서 "이제는 장르 선점과 속도경쟁이 아닌 퀄리티로 승부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더 깊이 다가온다.

 

물론 이러한 의견이 '지스타'가 'E3', 'TGS', '게임스컴'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기자 개인의 욕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스타'가 '국제 게임 전시회'라는 이름에 걸맞는 게임쇼로 인정 받고 또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게임의 시연대와 코스프레 및 굿즈샵을 운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사이트와 발전된 게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여야 마땅하다.

 

올해 '지스타 2019'에서는 국내 게임사 중 펄어비스와 넷마블 정도만이 눈에 띄었을 뿐, 그 외에는 슈퍼셀과 미호요, X.D. 글로벌 등 해외 게임사들의 강세가 노골적으로 돋보였다. '국제 게임 전시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유비소프트 등이 '지스타'에 다시 참여해 게임으로 경쟁할 날이 다시 올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조직위 또한 단순히 관람객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관람객 수치나 바이어의 방문 수가 전부가 아니며, 게임업체들을 유치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된다.

 

올해에는 '래트로폴리스'나 '스컬' 등 걸출한 인디게임들이 대거 출품된 BIC 공동관은 B2C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어 주목도가 낮았다. 주말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B2C에서 이동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동선 및 통행로가 관리되지 않았다. 슈퍼셀의 참가로 가족 단위 관람객이 크게 늘었음에도 일부 부스에서는 다소 민망한 프로그램들이 계속됐다. '지스타'가 올해도 높은 성장을 이어갔지만 게임쇼 다운 게임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직위 또한 책임감을 갖고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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