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개발사 '레인게임즈'가 '테슬라그라드'에 담으려 한 것

등록일 2016년01월07일 19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테슬라그라드'라는 게임이 있다. 노르웨이의 레인게임즈가 개발한 횡스크롤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테슬라그라드는 흥미로운 게임디자인과 적절히 배분된 난이도, 그리고 음성과 텍스트가 일체 없어 배경과 그래픽 묘사만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독특한 구조로 주목받으며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인트라게임즈에서는 2015년 말, 레인게임즈와 협력해 테슬라그라드 한글판을 트로피 시스템을 플레이스테이션3, 4 및 PS Vita 버전을 분리해 국내에 출시했다. 재미있게 10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트로피 컴플리트가 가능한 테슬라그라드에는 현재 한국은 물론 세계 트로피 헌터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레인게임즈는 테슬라그라드의 속편 '테슬라그라드2'를 개발중이며 속편 역시 국내에 한글판이 소개될 가능성이 크다.

레인게임즈 페테르 윈가드 멜달(Peter Wingaard Meldahl) 대표에게 테슬라그라드를 한국에 출시하게 된 소감과 노르웨이의 개발환경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이번에 한국에 테슬라그라드 로컬 버전이 출시됐다
페테르 대표: 한국에 게임을 발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게임 시장에는 관심이 많고,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서유럽 사람인 우리에게 한국은 이국적인 장소입니다. 우리는 유럽 북서쪽에 위치한 추운 노르웨이에 살고 있죠. 한국 문화는 우리와 무척 다르지만 우린 그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또 테슬라그라드가 한국과도 잘 맞는 게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게임의 아트 스타일과 분위기를 좋아해주셨으면 좋겠군요.

한국에 테슬라그라드를 발매함에 있어 경험 많은 한국 퍼블리셔와 함께 협업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테슬라그라드를 발매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 시장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유럽, 노르웨이 개발사로 알고 있는데, 노르웨이의 게임 개발환경은 어떤 편인가
페테르 대표: '아나키 온라인', '롱기스트 저니', '시크릿 월드', '에이지 오브 코난' 같은 유수의 타이틀을 제작한 펀컴이라는 아주 유명한 회사가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많은 회사들이 성장해왔고, 이 회사들 중 대부분은 '게임 개발 협회'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되었습니다. 우리도 이 협회에서 시작했고, 느낌이 좋았습니다.

협회 내에서는 회사와 프리랜서가 서로 도와가며 게임 산업의 기반을 닦습니다. 노르웨이에선 굉장히 흥미로운 물건들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크릴바이트'라는 우리의 자매 회사에선 '어몽 더 슬립'이란 게임을 제작했습니다. 으스스한 분위기에 괴물들이 등장하는, 아기가 주인공인 공포 게임이죠. 정말 좋은 게임이에요. 앞으로 나올 다른 게임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그라드는 대사나 설명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페테르 대표: 이 구성은 개발 초기에 결정된 사항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배경 스토리와 설명이 많은 것을 좋아하죠. 어떤 사람들은 게임 플레이를 중요시합니다. 음성을 배제한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스토리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우린 이런 점이 정말 좋습니다!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을 주는 거죠. 억지로 스토리를 보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단지 플레이어가 경험할 수 있도록 초대하는 겁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가는 재미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살다 보면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건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하는 것과 비슷한데, 말실수로 모든 걸 망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말을 하고 싶겠죠. 말을 한다는 건 단순히 사실을 열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하는 말에 흥미를 갖고 귀를 기울이게 만들어야죠.

우리는 스토리텔링이 테슬라그라드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이에 대해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속편을 개발중인 걸로 아는데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1편과 연결되는 스토리인가
페테르 대표: 현재 개발중인 신작에 대해선 아직 밝힐 수 없습니다. 따라서 관련된 내용에 대해 그 어떠한 확답도 드릴 수가 없군요.

머지 않아 신작에 대해 발표하게 됐을 때, 사람들이 신선함을 느끼고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이 발표된다면 테슬라그라드의 팬 여러분이 무척 좋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

속편의 한국 출시를 기대해도 되는건가
페테르 대표: 물론 한국에 속편을 출시하고 싶습니다. 특히나 한국 팬들이 많아진다면요.

게임을 개발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무엇이며, 어느 부분에 가장 큰 비중을 두나
페테르 대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특한 방식을 사용해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겁니다. 우린 게임에 도입된 자기(磁氣) 메카닉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른 비디오게임에선 보지 못했던 것이고, 재미있으면서도 대부분의 신규 플레이어들이 즉각 플레이 방법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음악과 스타일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배경음악은 게임의 분위기에도 잘 어우러지고 손그림에도 걸 맞게 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게임에 몰입시키죠. 마지막으로 전세계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채택하여 음성을 넣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기나긴 스크립트를 번역할 필요가 없어졌고요.

다시 말해 게임 메카닉, 분위기, 스토리텔링이 우리가 게임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요소입니다.

PS3, PS4, PS Vita 버전을 발매했는데, 세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느낀 점이 있나? 또한 개발이 가장 어려웠던 하드웨어는 무엇인가
페테르 대표: PS3와 PS4로 개발하는 것은 매우 쉬웠습니다. 오히려 PS Vita 버전을 개발하는 게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 매우 달랐습니다.

게임의 물리 시스템은 실제 수학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편법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이 PSV에서는 굉장히 큰 시련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로그래머는 게임이 제대로 동작하게 만들기 위해 마법을 부려야 했죠. 이식이 완료되기까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6개월은 더 걸렸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현재는 PS Vita에서 잘 구동되고, 무엇보다 리뷰어들은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더군요.


트로피 구성을 게임 클리어와는 관계없이 스크롤 수집으로만 구성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페테르 대표: 우리는 게임 내 스크롤들이 게임을 통합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는 스크롤을 발견하면 획득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이 스크롤은 배경 스토리와 설명을 담고 있거든요.

그리고 최고의 엔딩을 보기 위해 최종 보스를 격파해야만 할 겁니다. 여기에 다른 트로피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은 서로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에 게임 디자인 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우린 지금 상태 그대로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 보스는 정말 어려웠다. 보스나 퍼즐 패턴이 아주 절묘한데, 어떻게 기획하게 된건가
페테르 대표: 테슬라그라드의 퍼즐들은 일부는 쉽고, 일부는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렵고, 일부는 컨트롤이 정교해야 합니다.

처음 게임을 제작했을 때는 퍼즐이 너무 쉬워서 난이도를 조금 더 높이기 위해 조정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팀과 열띤 토론을 거쳐야만 했죠. 난이도는 게임을 개발하던 당시에는 가장 큰 토픽이었습니다. 이상적인 디자인을 찾아내기 위해 며칠을 소모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적절한 선에서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퍼즐을 풀 때마다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보스들은 그런 성취감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한 공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야 합니다. 최종 보스는 블링크 부츠를 사용하기 위한 정확한 위치를 찾아야만 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몇 번의 시도로는 클리어하기 힘들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쉽게 느껴질 겁니다.

테슬라그라드를 해 보면 고전 게임들의 영향이 느껴진다. 개발진이 감명 깊게 한 게임 혹은 테슬라그라드 개발에 영감을 준 다른 게임이 있나
페테르 대표: 우리 개발진들은 많은 게임들은 즐깁니다. '슈퍼 메트로이드', '젤다의 전설', '페르시아의 왕자', '스펠런키', '메가멘 X'는 개발진 모두가 좋아하는 게임이죠. 좋아하는 게임을 딱 하나만 제시하기는 힘드네요. 우린 게임 자체가 그렇게 훌륭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게임을 존중합니다. 그 안에서 괜찮은 디자인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닌텐도 게임은 대부분 엄격한 게임 메카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게임 메카닉을 손그림 그래픽과 음성 없는 스토리텔링과 조화시키고 싶었습니다. 디즈니와 픽사, 지브리는 많은 스토리들을 불필요한 대사 없이 전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죠. 그들은 틴틴과 아스테릭스 같은 유러피안 코믹스에 지대한 영향을 줬습니다.

요즘은 매일 같이 훌륭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저런 게임을 만들었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명언이 있습니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이 말은 '남의 것을 훔칠 때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게임을 훌륭하게 만드는가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먼저 만들어진 훌륭한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 말이죠.


한국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신 전달하도록 하겠다
페테르 대표: 여러분께서 테슬라그라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께서 게임을 즐겨주시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좋은 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동기가 됩니다.

우리가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듯이 한국에서 탄탄한 팬층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또 여러분께서 코스튬 플레이 사진이나 팬아트를 그려서 보내주신다면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 여러분이 만드신 것은 무엇이든 보내주세요. 테슬라그라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게임도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세요.


* 인트라게임즈에서는 테슬라그라드 플레이스테이션3, 4, PS Vita 버전을 한국 PS 스토어를 통해 판매 중이다. 플랫폼 별로 조작감이 달라 매번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게임 테슬라그라드를 아직 해보지 못했다면 지금 플레이해 보시기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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