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아재인가 덕후인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한빛소프트 '삼국지난무'

등록일 2020년01월23일 09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나관중의 역사 소설 '삼국지연의'는 게임업계의 단골 소재다. 무궁무진한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삼국지연의'의 매력이지만 이미 여러 차례 게임으로 만들어진 만큼,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해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로도 볼 수 있다.

 

한빛소프트가 스퀘어 에닉스와 공동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 '삼국지난무' 역시 '삼국지연의'에 기반한 게임이다. 수 많은 삼국지 관련 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삼국지난무'가 내세운 카드는 바로 '대체역사물'. 플레이어는 '삼국지연의'의 저자 나관중의 부름을 받아 작품 속 주요 사건에 개입해 역사를 바꿔 나가게 된다.

 



 

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삼국지난무'의 프리미엄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인기 캐릭터의 성별을 바꿔 기존 '삼국지연의'와는 다른 성격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요소들을 배치해 모바일 게임으로서의 내실을 갖춘 것이 '삼국지난무'의 매력.

 

다만 캐릭터의 성별이 바뀌는 기준이 불명확하고 일러스트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 '삼국지' 소재의 게임을 좋아하는 '아재' 유저들을 겨냥한 것인지, 애니메이션 풍의 미소녀 캐릭터를 선호하는 소위 '덕후' 유저들이 타깃 층인지,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전략 시뮬레이션과 수집형 RPG의 만남

 



 

'삼국지난무'에서 플레이어는 무장을 수집하고 팀을 편성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궁병', '보병', '기마병' 3가지 상성에 '특수병기'라는 추가 병종이 존재하며 이들 간의 상성 관계와 무장들의 특수 능력을 이용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핵심. 특히 병력의 공격 방향과 목표를 별도로 설정할 수 있어 불리한 상성 관계도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것이 '삼국지난무'의 매력이다.

 



 

연출 역시 '삼국지난무'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 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대신 부대의 크기가 작은 편이라 보는 재미가 부족할 수 있는데, '삼국지난무'는 각 무장들의 화려한 움직임과 연출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스킬을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적을 처치한 무장의 마무리 연출을 보여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최대 5명의 무장까지 출전할 수 있는 대규모 전투에서는 긴장감도 느껴볼 수 있을 정도.

 



 

성장과 관련된 시스템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수집형 RPG의 요소를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다. 메인 화면에서는 부대 관리를 통해 각 건물들을 강화해 재화를 얻거나 부대를 강화할 수 있으며, 무장의 상세화면에서는 장비를 강화해 능력치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게임 상에서 무장의 장비나 무장의 카드를 획득하기가 힘든 편이라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 BM이 과도하다는 불평이 나올 우려도 있겠다.

 

모호한 성전환 기준, 들쭉날쭉한 일러스트

 



 

게임성 자체는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삼국지난무' 만의 차별화 요소는 원작 속 등장인물들의 성별을 바꾸는 소위 '성전환(TS)'인데, 문제는 성전환의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것. 남자 캐릭터는 전부 여자로, 여자 캐릭터는 전부 남자로 바뀌는 것이 아니며 여체화를 해줄 법한 인물들이 제외되는 등 다소 모호한 부분들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초선'과 '조조'. 삼국지의 핵심 인물이라 볼 수 있는 '유비', '관우', '장비' 3인과 '손권'도 여성이 되었지만 유독 '조조'의 성별만 남자로 설정했다. 여기에 '여포'와 '동탁'까지도 멋진 여성 캐릭터로 재해석되었지만 '초선'의 성별은 여전히 여자라 '초선'을 중심에 둔 미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삼국지연의'의 핵심 인물들이 여자가 된다는 발칙한 상상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성별 뿐만 아니라 일러스트의 통일성 역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높은 등급의 무장들은 애니메이션 풍의 일러스트로 분위기가 고정되어 있지만, 그 밖의 인물들의 작화가 뒤죽박죽인 것. '섬란카구라' 등의 일본 풍 캐릭터와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에서나 볼 법한 초상화가 같은 게임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면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여기에 높은 등급의 무장들을 제외하면 게임 내의 그래픽을 돌려쓰고 있다는 것도 캐릭터 수집형 게임으로서 감점 요소.

 

그래서 언제부터 재미있는데요? 지루한 초반 동선

 



 

대규모 부대 전투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꽃이지만 '삼국지난무'에서 본격적인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대체 역사물이 펼쳐지고 5대 5의 대규모 전투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후반부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 어느정도 무장의 능력치를 강화하고 그럴듯한 부대를 편성하기까기의 시간이 긴 편인데, 여기까지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유저는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5인까지 부대를 편성할 수 있지만 정작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2챕터까지도 3인으로 편성이 제한되어 있다. 그마저도 게스트 무장을 제외하면 플레이어는 수많은 무장들 중에서 단 2명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 여기에 후반부 콘텐츠에서 사용할 무장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면서 게스트 무장이 방해꾼처럼 느껴진다. 초반부부터 3인이라는 편성 제한을 건 데에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면 차라리 게스트 무장을 편성 제한 인원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

 



 

레벨 디자인 역시 최신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에는 뒤쳐지는 모습이다. 평균적으로 3개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한편의 컷 씬을 감상할 수 있는데, 3개의 스테이지에서는 등장하는 적도 똑같고 배치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하나의 스테이지를 무의미하게 늘려놓은 것에 불과한 수준. 최근에는 스테이지의 수가 적더라도 하나의 스테이지 안에서 여러 도전 요소들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국지난무'의 스테이지 구성에 유저들이 금세 싫증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정식 서비스에선 달라질까

 



 

한빛소프트와 스퀘어 에닉스가 공동 개발 중인 '삼국지난무'는 흥미롭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게임이다. 전략 시뮬레이션 및 대규모 실시간 부대 전투는 소위 3040 게이머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일러스트와 성전환이라는 소재는 소위 20대를 중심으로 한 '덕후' 유저들이 선호하기 때문. 두 가지 요소가 한데 섞인 '삼국지난무'는 게임이 지향하는 바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물건이다.

 

특히 대규모 전투와 실시간 조작에서 오는 전략적인 재미를 살린 것은 좋지만 초반부의 플레이 경험이 그리 흥미롭지 못하다는 점도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가장 즐거운 구간이 게임을 처음 접하고 그럴듯한 장비 및 캐릭터들을 갖추는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국지난무' 역시 플레이어의 성장 과정을 보다 재미있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프리미엄 테스트임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BM에 대한 우려 역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기간 동안 매일 최소 10회 정도의 캐릭터 뽑기를 이용할 수 있는 재화를 배포했음에도 캐릭터의 성장이 쉽지만은 않다. 낮은 등급의 캐릭터는 철저하게 외면당하는 게임의 시스템상 결국 최고 등급의 무장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승부의 척도가 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 정식 서비스 버전에서는 'Pay to Win' 보다도 'Play to Win'의 요소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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