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사랑 받아 온 인기 게임 시리즈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포켓몬스터 소드'와 '포켓몬스터 실드(이하 합쳐서 포켓몬 SS)'가 지난 15일 정식 출시되었다.
유럽 지역을 모티브로 제작된 '가라르' 지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게임은 새로운 포켓몬, 다이맥스를 활용한 새로운 전투 방식,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포켓몬 레이드를 즐길 수 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 최초의 오픈월드 '와일드 에리어' 등의 새로운 콘텐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3년 만에 출시된 포켓몬 시리즈 정식 후속작이자 닌텐도 스위치의 첫 포켓몬 시리즈 계승작인 포켓몬 SS. 출시 전 공개된 정보에서 본작에 구현된 포켓몬 숫자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존 팬들의 원성을 들었지만 결과론적으로 발매 첫 주 글로벌 600만 장 판매고를 올리며 탄탄한 포켓몬 IP의 인기를 증명했다.
정식 출시 후에도 게임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는 포켓몬 SS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즐겨보고 똑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다.
포켓몬 스토리의 새로운 무대 가라르 지방
올해 출시된 포켓몬 SS의 가라르 지방은 유럽 그 중에서도 영국을 모티브로 잡고 제작된 지방이다. 이를 반영하 듯 스타팅 포켓몬의 최종 진화 형도 영국을 상징하는 락 밴드, 007 첩보원, 축구 선수(프리미어 리그)의 모습으로 진화한다. 그 중에서도 풀 포켓몬인 흥나숭의 최종 진화형 고릴타는 신규 포켓몬 스트린더, 가로막구리와 밴드 연주를 하는 장면이 엔딩 크레딧에 보여 이들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전체적인 가라르 지방의 모습은 이번 작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가 진행될 오픈월드 와일드 에리어를 중심으로 세로로 길게 여러 마을들이 감싸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와일드 에리어를 통하면 게임 내의 주요 타운을 원하는데로 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유저 동선이 꼬일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포켓몬스터 SS는 여러 NPC들을 통해 “다음은 XX마을을 가야해”라고 언급하고 출입을 자유롭게 못하는 등 유저들의 진행을 일직선으로 통제하고 있어 스토리 상에서는 오픈 월드의 뜻이 다소 무색하게 느껴졌다.
오히려 이런 체육관 도전 자유도는 이전에 출시되었던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 이브이'가 더 높았던 것 같다.
이 오픈월드가 적용되면서 포켓몬의 레벨링 방식도 기존 작들과 크게 달라졌다. 다음 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사냥을 하는 것도 좋지만 와일드 에리어에서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레이드를 통해 얻은 사탕으로 레벨을 증가시키는게 더 효율적이었다.
가라르 지방은 역대 포켓몬 시리즈 중에서도 발전된 과학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포켓몬 뱃지를 따는 체육관과 로즈 타워 등의 건물은 이전 작들과 비교해 발전된 과학력과 현대적인 느낌의 가라르 지방의 특색을 잘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외적인 부분이고 이전 작들에서 음습한 지역에서 나오던 쓰레기 포켓몬 '깨봉이'가 일반적인 초원 필드에서 등장한다는 것과 발전된 도시를 운영하기 위해 소모되는 자원을 표현하는 석탄 몬스터 등의 등장은 가라르 지방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밝은 면만 가지고 있지 않음을 잘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의 스토리도 이 부분을 중심적으로 풀어나갔다. 발전만 생각하면서 생기는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의 전설에 기대는 스토리는 전형적인 포켓몬 스토리에 가라르 지방의 특색을 녹이려고 노력한 제작진의 의도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장 텐션이 높게 진행되어야 하는 토너먼트 클라이맥스 부분이 스토리 진행과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작업들 때문에 지루했던 것.
반대로 챔피언을 꺾은 뒤에 진행되는 2회차는 스토리 조차 거의 없는 편이어서 차라리 클라이맥스 부분의 이야기를 일부 2회차로 옮겨 텐션을 분산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작의 핵심 콘텐츠 와일드 에리어와 다이맥스
앞서 언급된 와일드 에리어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첫 오픈월드이자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이다. 닌텐도 스위치 친구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포켓몬스터를 즐기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강력한 포켓몬 레이드를 하거나 말을 걸면 게임에서 유용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함께 캠핑을 진행해 요리를 만들고 교류를 할 수 있는 나름의 게임 속 커뮤니티 장소이다.
물론 앞서 말한 모든 것들을 즐기기 위해서는 닌텐도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함께 패밀리 결합으로 닌텐도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은 되어 있었으나 '테트리스 99' 할 때 외에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작에서는 닌텐도 온라인 서비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중이다.
기존 작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친구와 포켓몬 교환 등은 진행했으나 그 외의 콘텐츠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레이드 시스템이 추가돼 나는 스토리 진행도가 낮아 높은 등급의 포켓몬을 불러내지 못하지만 친구가 불러낸 높은 등급의 포켓몬 레이드에 참가해 포켓몬을 함께 잡아 육성할 수 있어 빠르게 실전용 몬스터를 모을 수 있었다.
물론 포켓몬스터 SS는 기본적으로 솔로 플레이 게임이기 때문에 레이드에 AI와 함께 레이드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다. 하지만 등급이 높아질수록 포켓몬이 사용하는 배리어의 수도 많아지고 AI가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고 다이맥스 스킬의 부가 요소 때문에 특정 포켓몬 레이드에서는 나를 포함해 최소 2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해야 클리어가 가능했다.
이런 부분에서 닌텐도 온라인을 사용하지 않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다소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 같았다.
다만 출시 첫 날부터 게임을 즐긴 닌텐도 온라인 유저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인터넷 서비스가 불만이다. 지금이야 여러 차례의 점검을 통해 서비스 초반보다는 인터넷이 안정적으로 바뀌었지만 친구가 불러낸 레이드가 안 뜨는 것은 물론 같은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트레이드를 진행해도 매칭이 안되는 것은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지금이 완벽한 인터넷 상태라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트레이드 매칭이 안되거나 갑자기 인터넷이 드랍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하는데 인터넷 콘텐츠를 메인으로 삼았다면 적어도 안정적인 서버 정도는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작에서는 새로운 전투 시스템 다이맥스가 도입되었다. 모든 포켓몬이 거대해지며 특별한 스킬을 슬 수 있는 다이맥스는 특별한 힘을 보유한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이는 특정 포켓몬과 아이템이 있어야지만 가능했던 메가 진화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또한 메가진화처럼 특별한 몬스터만 가능한 거다이맥스 시스템도 이번 작의 특징 중 하나이다. 거다이맥스는 그냥 몸집이 거대해지는 다이맥스와는 달리 몸집도 커지고 외향에도 큰 변화가 생기며 약간의 능력치 변화가 생긴다.
거다이맥스가 다이맥스와 비교해 전투에서 아주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레어도와 기본 외형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거다이맥스 레이드를 계속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2회차를 하는 현재 상황에서 거다이맥스 레이드를 계속 하는 이유는 수집도 수집이지만 1회차 스토리를 다 본 후에는 할 것이 없어서이기 때문에 2회차를 생각한 콘텐츠 추가가 더욱 아쉬웠다.
반 밖에 남지 않은 포켓몬
국내 정식 출시 전 유출된 한 정보에 의해 글로벌 포켓몬 팬들을 분노하게 만든 소식이 알려졌다. 게임 내에 구현되는 포켓몬이 전체 포켓몬 중 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포켓몬 시리즈는 역사가 긴 만큼 게임에 등장하는 포켓몬의 종류도 세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처럼 포켓몬의 종류가 다양하고 특성도 다르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들만의 포켓몬 조합을 짜고 거기에 맞는 최적의 기술을 가진 포켓몬을 만들어 배틀 등의 엔드 콘텐츠에 사용했고 소위 말해 쓸만한 포켓몬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동안 유저들은 힘들게 만들었던 캐릭터들을 계속 옮겨가며 지속적으로 사용했는데 이번 작에서는 포켓몬 이식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여러 작품을 꾸준히 즐겨온 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아울러 전작들에서 발견한 희귀한 색이 다른 포켓몬 등도 이식하지 못해 자신들의 노력이 반감되는 듯한 기분을 느낀 것.
모든 포켓몬의 거다이맥스 버전을 준비하는 것이 힘든 일이었겠지만 그래도 올드 유저들이 어떤 부분에서 포켓몬을 좋아했는지 제일 잘 알았을텐데 그 부분을 왜 무시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 스토리 상 이 게임은 이전에 출시되었던 블랙, 화이트 버전처럼 소드2, 실드2의 출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임 내 주요 NPC들이 자신들의 후계자들을 내세웠으며, 여기서 스토리를 멈추기에는 더 풀어야 할 이야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 당장 그런 결정에 대해 비판하기 보다는 개발사가 이후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누락된 포켓몬도 같이 업데이트 하는지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도 대성공, 그러나...
포켓몬스터 SS는 출시 전 기존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첫 주 글로벌 판매 600만 장이라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IP 파워를 입증했다. 이는 원작 게임 '포켓몬스터 RGB'와 거의 똑같다는 이유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포켓몬스터 레츠고 시리즈의 성공과 유사한 부분이 존재한다.
포켓몬이 가진 IP의 힘도 있지만 출시 전 악평과는 달리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나름 준수한 콘텐츠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포켓몬스터 SS의 이전 작 '포켓몬스터 썬, 문'이 최악의 시리즈라는 평가를 받은 것의 반사 이익도 한 몫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잘 만든 시리즈라고 하면 거기에는 또 완벽하게 동의할 수도 없었다. 개인적으로 포켓몬스터 시리즈 중 제일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DP'는 기존까지 버려졌던 포켓몬을 살리는 여러 방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고 그 과정을 스토리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하지만 포켓몬스터 SS는 버려진 포켓몬을 살리기보다는 신규 포켓몬 그 중에서도 레이드 등에서 강력한 특정 포켓몬을 사용할 것을 반 강제적으로 강조하는 방향성으로 게임이 출시됐다는 점에서 다양한 포켓몬을 기르고 나만의 팀을 짜는 게임의 핵심 재미가 퇴색된 것 같다. 여기에 메인 콘텐츠가 한쪽으로만 매우 치우친 느낌이어서 1회차를 끝내고 2회차도 즐겁게 오래오래 즐겼던 포켓몬스터 DP와는 달리 현재까지는 생각보다 게임을 빨리 손에서 내려 놓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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