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 우려에도 불구 이번에도 대박, '포켓몬스터' 시리즈 신작 '포켓몬스터 SS' #1

등록일 2019년12월04일 09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년 넘게 사랑 받아 온 인기 게임 시리즈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포켓몬스터 소드'와 '포켓몬스터 실드(이하 합쳐서 포켓몬 SS)'가 지난 15일 정식 출시되었다.

 

유럽 지역을 모티브로 제작된 '가라르' 지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게임은 새로운 포켓몬, 다이맥스를 활용한 새로운 전투 방식,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포켓몬 레이드를 즐길 수 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 최초의 오픈월드 '와일드 에리어' 등의 새로운 콘텐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3년 만에 출시된 포켓몬 시리즈 정식 후속작이자 닌텐도 스위치의 첫 포켓몬 시리즈 계승작인 포켓몬 SS. 출시 전 공개된 정보에서 본작에 구현된 포켓몬 숫자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존 팬들의 원성을 들었지만 결과론적으로 발매 첫 주 글로벌 600만 장 판매고를 올리며 탄탄한 포켓몬 IP의 인기를 증명했다.

 

정식 출시 후에도 게임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는 포켓몬 SS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즐겨보고 똑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다.

 


 

포켓몬 스토리의 새로운 무대 가라르 지방
'선택과 집중'은 본 작품을 관통하는 표현이다. 기존의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동선도 선형적인 편이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노골적으로 일직선의 동선을 채택했다. 게임 출시 이전에는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을 했는데, '와일드 에리어'와 '토너먼트'라는 두 시스템이 선형적인 동선을 더욱 풍성하게 꾸며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방 최남단에 위치한 마을에서 시작해 챔피언이라는 가장 높은 자리를 향해 도전하는 여정이 가라르 지방의 선형적인 동선과 잘 맞물린다. 위로 올라간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플레이어 역시 점차 고양되어가는 것이 본작의 진정한 매력. 직선형 지형을 채택하면서 기존 작품에 비해 '도로'의 분량이 줄어들었지만 '와일드 에리어'가 탐험의 재미를 여전히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타운마다 차별화되는 분위기 역시 '소드 실드'의 매력이다. 영국을 모티브로 삼은 만큼, 가라르 지방 곳곳에는 대도시나 산업 혁명, 유적 등의 각종 요소들이 녹아 있는데 발전(물론 전작에 비해)한 그래픽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모험한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발매 이전에 그래픽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적어도 시리즈 내에서는 독보적인 진보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에 집중한 대신 스토리의 완성도는 기존 작품보다도 떨어진 느낌이다. 매번 관례처럼 등장하는 '라이벌'은 이번 작품에서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이며, 챔피언이 주인공을 후보로 추천하게 된 당위성이나 작중 마지막에 배치한 반전도 임팩트가 부족하다. 사실상 본작의 주인공인 전설 포켓몬을 등장시키기 위한 작위적인 연출에 불과한 수준. 시리즈의 변화가 계속되는 만큼, 서사적인 부분에서도 과감한 포맷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작의 핵심 콘텐츠 와일드 에리어와 다이맥스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인 포켓몬을 수집하고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재미는 그대로이지만, 그 이외의 게임을 둘러싸고 있는 콘텐츠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와일드 에어리어'와 '다이맥스'는 온라인 기능을 이용하지 않는 유저에게는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까운 셈이라 더욱 불만족스럽다.

 

'포켓몬스터' 시리즈 중 최초로 오픈필드를 구현한 '와일드 에어리어'는 첫 인상만 흥미로울 뿐, 게임의 최후반부까지 플레이어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이 부족하다. 기존의 필드 역할을 하던 '도로'가 대폭 축소된 대신, 자유롭게 필드를 돌아다니고 포켓몬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와일드 에어리어'의 정체성이지만, 넓은 필드에 상호작용 요소가 거의 없어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는 '와일드 에어리어'의 핵심 기능 대부분이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으면 필드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만날 수도 없으며, 레이드 배틀 역시 AI들과 함께 진행할 수밖에 없다. 닌텐도 스위치에서 온라인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월 정액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데, '포켓몬스터' 만을 위해서 조금 부담스러운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닐 터. 온라인 기능이 없이는 반쪽에 불과한 '와일드 에어리어'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메가진화'나 'Z기술'을 대신해 도입된 '다이맥스'도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포켓몬이 거대해진다는 발상 자체는 인상적이지만, 개념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전의 '메가진화'와 'Z기술'을 한번에 합쳐놓은 것이 '다이맥스'. 그마저도 특수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포켓몬은 사실상 온라인 콘텐츠인 '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밖에 없으며 스토리 모드에서는 한정적인 상황에서밖에 사용할 수 없는 등 여러모로 반쪽짜리 콘텐츠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기존에 호평을 받았던 '메가진화'나 'Z기술'을 삭제하고 도입한 '다이맥스'가 기존의 두 시스템을 합친 성의 없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향후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토리 상에서 '다이맥스'의 비밀이 지역적인 특징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정을 깔아 놓으면서 향후 9세대에서는 다시 '다이맥스'가 삭제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 매번 혁신을 주장하지만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

 


 

반 밖에 남지 않은 포켓몬
발매 이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소위 '반갈죽(포켓몬이 반 이상 미구현 된 것)'에 대해서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평가가 크게 나뉠 듯싶다. 전 시리즈를 꾸준히 즐기고 실시간 대전을 선호한다면 게임프리크의 '포켓몬 반갈죽'이 악재로 다가올 수 있지만, 기자처럼 실시간 대전보다는 스토리와 포켓몬 수집에 집중하는 라이트 유저 층이라면 그다지 큰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사실 '반갈죽' 자체보다는 살아남은 포켓몬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대부분의 포켓몬이 5세대에 집중되어 있어 1세대부터 4세대까지 포켓몬을 주로 즐겼던 올드 유저들이 보기에는 너무 낯선 '포켓몬스터'가 아닐까 싶다.

 

'반갈죽'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롭게 추가된 포켓몬들의 외형이나 성능은 흥미로운 편이다. 독/전기 등의 독특한 복합 타입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물론, 불/벌레 등 기존의 포켓몬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포켓몬도 이번 작품을 통해 얼굴을 내밀었다. 다만, 리전폼은 슬슬 디자인의 새로움이나 성능 면에서의 차별화가 거의 없어지고 있어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자중해줬으면 하는 느낌이다.

 

디자인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원색을 주로 활용한 색감이나 서구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개선된 그래픽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물론 개중에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있지만, 이런 문제는 기존 버전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 '소드 실드'만의 특별한 문제는 없다. 정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모션 문제도 초반부 스킬에만 한정된 것으로, 포켓몬 별 고유 스킬이나 '파괴광선' 등의 핵심 스킬은 오히려 기존 작품보다도 진일보한 모습. 이 정도면 발매 이전의 우려를 종식시키기에는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전작에 비해 퇴보했다는 발매 이전의 우려와 달리 '포켓몬스터 SS'는 잘 만든 '포켓몬' 게임이다. 매 시리즈가 그러하듯 이번 작품도 다양한 포켓몬과 만나고 새로운 지역을 모험하는 재미를 잘 담아냈으며, 기존의 단조로운 체육관 배틀 방식에서 벗어나 '토너먼트'라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플레이어의 의욕을 불태우는데 성공했다.

 

특히 연출에 대해서는 오히려 호평을 내리고 싶다. 불만이 많았던 고유 기술의 연출들은 조금 더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주인공 캐릭터의 표정도 좀더 풍부해지면서 귀여움을 더했다. 여기에 트레이너와의 전투에서도 연출을 더해 박진감을 높이는 한편, 캐릭터의 매력들도 전작에 비해 높아졌다는 느낌. OST 역시 인상적인데 개인적으로는 트레이너의 에이스 포켓몬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흘러나오는 응원가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문제는 상기한 발전이나 장점들이 '포켓몬스터' 시리즈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과 연출력이 발전한 것은 맞지만,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주변의 움직임이 멈추는 고전적인 연출 방식은 '포켓몬스터 SS'가 2019년 발매된 최신 타이틀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여전히 완성도가 부족한 메인 스토리나 챔피언 등극 이후의 콘텐츠를 대부분 온라인에 할애했다는 점에서도 게임프리크의 기획력이 부족함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결국 '포켓몬스터 소드 실드'는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언제나 그랬듯이 “잘 만들었지만 2%가 부족한 게임”이다. 이런저런 불만이 있음에도 여전히 “잘 팔리는” 타이틀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 부족한 2%가 채워지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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