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기준 메타스코어 89점, 오픈크리틱 평론가 추천도 100%(Mighty). 캡콤의 헌팅 액션게임 '몬스터헌터 월드 아이스본(이하 아이스본)'이 PC 버전 발매 전 받은 성적표다.
본편인 '몬스터헌터 월드(이하 월드)'가 그래픽의 대대적 업그레이드와 불편한 요소들에 대한 개선, 그리고 '헌팅 액션'이라는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계승한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은 것처럼, '아이스본' 또한 유저들이 그토록 바라던 새로운 지역과 신규 액션 그리고 몬스터들로 단단히 중무장한 타이틀이다.
이미 콘솔 버전으로 발매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겼겠지만, 기자는 사정상 PC 버전이 발매된 이후에야 '아이스본'을 접할 수 있었다.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한랭 지역과 미쳐 날뛰는(?) 몬스터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마련된 신규 액션 '클러치 클로'와 무기별 액션 등이 궁금하던 차에, '맘타로트' 무기 뽑기에 지쳐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후 복귀한 '아이스본'은 어땠는지 뒤늦게나마 플레이 해봤다.
스크린샷 제공: 라제(RAZE)
신규 액션과 늘어난 콘텐츠, 빠른 로딩 속도가 강점
이전에 PS4 버전의 '월드'를 플레이하다 PC 버전으로 넘어왔을 때도 느꼈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빠른 로딩 속도, 별도의 결제가 필요하지 않은 자유로운 멀티플레이다. 이미 PS4 버전으로 즐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PC로 재구매 할만한 강점임은 부정할 수 없다.
'월드'에서도 느껴볼 수 있었던 특색 있는 지역별 콘셉트와 그래픽은 일품이다. 풀 옵션 상태로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있으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온 것처럼 상당히 힐링되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아이스본'의 이름을 어필이라도 하듯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눈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즐길 거리, 즉 콘텐츠의 양 측면에서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월드' 이전에 '프론티어 온라인'을 잠깐 해본 것이 전부여서 '아이스본'을 통해 합류한 몬스터들이 색다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한 무기 별로 추가된 신규 액션도 플레이 스타일의 다양화와 액션 자체의 재미를 끌어올려 상당히 만족스럽다. 여기에 더해 태도나 대검, 활, 차지액스 등에 비해 다소 소외 받던 무기들에 대한 조정도 이루어졌는데 여기에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이전에는 밸런스 조절에 다소 보수적이었던 것과 달리, '월드'에 들어서는 지나치게 강력하다 싶은 요소나 캡콤 입장에서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 스타일을 '칼질'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번 '아이스본'에서도 '차지액스'와 같이 비교적 강력했던 무기의 모션 배율을 감소시키거나 병의 충전 타이밍을 변화시켜, 무기의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활용폭을 넓혔다는 점에 호평하고 싶다.
'월드'로 경험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PC 플랫폼의 완성도
물론 '월드'의 확장팩 개념인 만큼 다양한 장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스본'에 무조건 좋은 평가만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월드'의 PC 버전이 처음 발매되었을 당시에도 느꼈던 부분인데, 가장 대표적으로 유저들이 불편해 할만한 것이 바로 최적화와 PC 플랫폼에 대한 아쉬운 이해도이다.
발매 초기 당시, 이유를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게임 종료와 프리징, 프레임드랍은 '아이스본' PC버전의 부정적 평가에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 시의 세팅 초기화와 키 배치 변경에 따른 심리적 진입장벽, 오래 게임을 쉬다 복귀한 유저의 세이브 파일이 날아가버리는 문제 등도 존재했다. 키 배치의 경우 배치를 아예 뒤집어 엎지 않는 이상 키보드 마우스로 플레이 하기 상당히 까다로워 PC 플랫폼임에도 패드 플레이가 추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CPU 사용률의 경우 컴퓨터 사양에 관계 없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심각할 정도로 프레임 드랍이 일어난 적이 있는데, 게임의 몰입과 플레이 자체에 지장을 주는 만큼 꽤나 치명적이다. 패치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이 또한 완벽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기존에 준비되어 있는 로드맵과 타이틀 업데이트 일정에 맞춰 개발하면서, 동시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오류를 함께 고친다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는 하지만, 당장 완벽하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에 아쉬운 점으로 꼽고 싶다.
신규 액션 '클러치 클로',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아쉽다
이 외에 앞서 장점으로 꼽았던 무기 밸런스 패치를 무색하게 하는 '클러치 클로'에 대해서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액션의 다양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신선하고 나쁘지 않은 시스템인 것은 맞다. '월드' 당시 '단차' 공격이나 초창기 활의 벽타기 샷, 에어리얼 대검과 같은 특수 케이스를 제외하면 Z축을 쓸 일이 거의 없었는데, '클러치 클로'의 도입으로 일종의 와이어 액션이 가능해져 보다 역동적인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이번 '아이스본'에서 상처 시스템과 '클러치 클로'에 연계되도록 하기 위해 무기들이 경량과 중량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월드'에서도 각 무기별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밸런스를 가르는 요소가 추가된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클러치 클로' 플레이를 통한 육질 약화나 대경직 유도 등이 필수적인 공략으로 자리했는데, 상처를 내기 쉽고 모션도 빠른 해머는 매우 고평가를 받는 것에 비해 그렇지 못한 무기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다. 무기,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무기 별 '클러치 클로'의 밸런스를 조절해줬으면 하는 유저들의 여론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솔로 플레이가 가능은 하나 버겁게 설정된 난이도도 아쉽다. 개인적으로 솔로 플레이를 지향하는 편인데, '월드'에서 엔딩과 그 이후 파밍 과정에 있어 특별히 멀티플레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스본'에서는 과도하게 강해진 몬스터들을 홀로 상대하기에 상당히 버겁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기본적으로 높게 설정된 마스터 랭크의 몬스터 체력과 더불어, 까다로워진 몬스터들의 패턴, 섬광탄 하향과 '클러치 클로' 등의 시스템 도입 등으로 인해 '월드' 보다 훨씬 힘겹게 느껴진다.
충분히 해볼만한 명작 타이틀, 게임의 재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발매 전 조금만 더 다듬어서 PC 버전을 냈더라면 '월드'에서 받았던 호평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었겠지만, 새로이 추가된 콘텐츠나 시스템에 대한 개선 없이 PS4 버전에서 PC로 넘어온 것처럼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이미 '월드'를 통해 경험한 적이 있는 최적화나 오류 등에서 같은 이슈가 터져 더욱 그렇다.
앞서 단점 위주로 소감을 적기는 했지만, 분명 '몬스터헌터' 시리즈 특유의 재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소 불편하고 힘들긴 하나 여전히 플레이할 가치는 충분한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맘타로트' 무기 뽑기에 지쳤거나 '이블죠'의 악랄함에 힘겨워 '월드' 당시 게임을 떠났다면, 이번 기회에 파티원을 구해 함께 '아이스본'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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