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中 2차원 게임 명가 BILIBILI '군림지경' 국내 CBT 실시, 미소녀보다는 전략에 무게 실렸다

등록일 2020년02월28일 0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소녀전선'으로 시작된 모바일 2차원 게임의 열풍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2차원 게임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도 최근에는 주목할 만한 2차원 게임 신작이 드문 상황. 서브컬쳐 마니아 층이 확고한 국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로, 매출 순위 차트에서는 연일 2차원 게임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표 문화 콘텐츠 기업 BILIBILI가 국내 2차원 게임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한다. BILIBILI가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총 5일간 모바일 미소녀 수집형 게임 '군림지경'의 CBT를 실시한다. 중국 현지에서 '소녀전선'과 '벽람항로', '붕괴3rd' 등 다수의 인기 2차원 게임을 서비스 중인 BILIBILI의 국내 시장 출사표에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수의 2차원 게임들이 서브컬쳐 마니아 층을 공략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군림지경'이 내세우는 차별화 요소는 전략이다. SRPG 장르의 기본 위에 수집형 RPG 특유의 재미를 더했으며, 카드 게임의 규칙을 적용해 전략적인 요소를 극대화한 것이 '군림지경'의 특징.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타 모바일 게임에 비해 높은 편이라 이리저리 고민해가며 게임을 클리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다수의 2차원 게임으로 높아진 서브컬쳐 마니아 층의 눈높이를 '군림지경'이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볼 필요가 있다. 다소 투박한 느낌의 UI나 텍스트의 가시성이 낮은 편이며,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타 2차원 게임에 비하면 소위 '덕후'들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전략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상당한 만큼, 정식 출시 이후의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SRPG 장르의 게임성에 카드 게임의 규칙 더했다

 



 

'군림지경'의 핵심은 타 2차원 게임과 비슷하다. 플레이어는 뽑기를 통해 캐릭터를 수집하고 각종 재화를 투입해 이들을 육성할 수 있으며, 인연 시스템이나 호감도 시스템을 통해 '최애' 캐릭터를 정할 수도 있다. 특히 CBT 버전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캐릭터에 라이브 2D가 적용되어 있어 2차원 게임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부분들은 지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투 파트에서는 SRPG 장르의 게임성을 통해 고민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체스판 형태의 전장에서 플레이어는 최대 4명의 캐릭터를 편성해 전투를 진행하게 되는데, 각 캐릭터마다 이동 범위나 공격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을 해치우는 것이 중요하다다. 여기에 필드에서는 보급품이나 장애물 등 기믹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장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최적의 전략을 세워볼 수도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캐릭터의 스킬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많은 모바일 게임에서는 캐릭터가 가진 스킬을 제한 없이 전부 사용할 수 있는 반면, '군림지경'에서는 카드 게임의 룰을 적용해 매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종류가 달라진다.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공격이나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어진 카드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것이 '군림지경'의 핵심. '슬레이 더 스파이어' 등 덱 빌딩 카드 게임과 시스템이 상당 부분 유사하다.

 



 

키워드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군림지경'에서 전략적인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다. 각 캐릭터는 저마다 독특한 키워드를 지니고 있는데, 게임 내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저격 클래스 캐릭터 '쵸우게츠'는 '저격'을 통해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 키워드 '표적'을 부여할 수 있다. 이에 '표적'과 '저격' 키워드를 가진 캐릭터로 팀을 편성하면 전투를 보다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등 키워드에 따라 전략이 극대화된다는 점도 여타 카드 게임과 비슷한 부분.

 

화면 비율, 편의 기능 등 사소하지만 '덕후' 들에게는 큰 부분들

 



 

전략성을 극대화한 것이 '군림지경'의 매력이지만, 2차원 게임으로서 '덕후'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의 전체적인 화면 비율. 기자가 이용하는 '갤럭시 A90' 기기를 기준으로 화면 좌우에 위치한 '필러박스'가 타 게임에 비해 훨씬 큰 편이다. 이에 같은 기기로 게임을 즐겨도 타 모바일 게임에 비해 화면이나 텍스트의 크기가 작고 어딘가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군림지경'의 전체적인 비주얼이 투박해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화면의 비율을 조절해 필러박스의 크기를 좀더 줄일 필요가 있다.

 

편의 기능 역시 경쟁작에 비하면 부족하다. 반복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의 육성에 필요한 재료를 수급하는 과정이 필수적인 모바일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 반복 기능이나 소탕권 등의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군림지경'에서는 매 전투마다 플레이어가 직접 입장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것은 물론, 배치 완료 버튼까지 눌러야 자동전투가 진행되어 반복 작업이 불편하다. 행동력을 전부 소모하기도 전에 플레이어의 피로도가 먼저 쌓인다.

 

너무 잘게 나뉘어진 키워드, 직관성이 부족하다

 



 

키워드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것이 '군림지경'의 재미 요소지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키워드의 직관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영역'은 공격에 대한 피해를 줄여주는 버프지만 게임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가 한눈에 효과를 알아보기 어렵다.

 

게임 내에서 별도로 설명해주지 않는 키워드도 많은데, 게임 내 장비 역할을 하는 '기억장치' 중 '마그마코어'는 전투 시작 시 캐릭터에게 '연소'와 '격려' 효과를 부여한다. 얼핏 보면 두 키워드 모두 버프 개념처럼 보이지만 막상 게임 내에서 '연소'는 매턴 시작 시 캐릭터에게 지속 피해를 주는 디버프다.

 

이 밖에도 '정화', '습기', '블록', '부상' 등 키워드가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 초심자는 물론 게임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뒤에도 진입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다.

 

2차원 게임 후발주자 '군림지경', 국내 이용자 사로잡을 수 있을까

 



 

BILIBILI의 야심찬 국내 첫 출사표 '군림지경'은 여타 모바일 게임보다도 심도있는 전략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 2차원 수집형 게임이다. 키워드를 통해 캐릭터 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필드 상의 기믹을 활용해 스테이지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게임의 핵심 재미. 어려운 난이도를 극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군림지경'의 CBT 버전을 한번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다수의 2차원 게임으로 높아진 국내 2차원 게임 마니아 층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화면 좌우에 위치한 필러박스의 크기가 큰 편이라 전체적인 비주얼이 투박해보이며, 반복 플레이를 감안한 편의기능 역시 국내의 다른 경쟁작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다. 이 밖에도 게임의 핵심 시스템인 키워드가 너무 세분화되어 있으며,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군림지경'이 극복해야할 문제다.

 

'소녀전선'을 시작으로 국내에 처음 2차원 게임이 자리를 잡던 시기에는 게임의 퀄리티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덕후' 이용자 층 역시 서브컬처에 기반한 게임이 등장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만족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대체재가 다양해지면서 어지간한 수준의 완성도로는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 가운데 야심차게 국내 2차원 게임 시장 공략을 선언한 '군림지경'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게임의 정식 서비스 이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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