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풍의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소위 2차원 게임의 전성시대다. 양질의 일러스트와 호화 성우진을 앞세운 중국산 2차원 게임들이 앞다투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2차원 게임의 잠재력에 관심을 갖고 관련 장르의 게임들을 선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이미 시장에 많은 2차원 게임들이 출시된 터라 차별화 요소를 내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많은 게임사들은 서브컬쳐 마니아 층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풍 일러스트의 캐릭터에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하는 상황. 탄막 슈팅 게임, 디펜스 게임, RPG 등 거의 모든 게임 장르가 2차원 게임과 만난 바 있다.
'삼국지인사이드' 등의 모바일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 중인 와이제이엠게임즈 역시 2차원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다. 와이제이엠게임즈가 4월 13일부터 22일까지 약 일주일 간 자사가 준비 중인 서브컬쳐 SLG(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라스트 커맨더'의 CBT를 진행한 것. 게임은 서브컬쳐 마니아 층의 취향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와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대표되는 진지 육성형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콘텐츠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진지를 구축하고 병력을 육성해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해야하는 SLG 장르 특성상 PvP 콘텐츠를 선호하지 않는 서브컬쳐 마니아 층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라스트 커맨더'의 관건이다. 다만 이번에 진행된 CBT에서는 두 요소간의 '케미스트리(조화)'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SLG의 기본 틀 위에 미소녀 캐릭터를 더했다
'라스트 커맨더'의 기본 틀은 기존의 SLG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플레이어는 본부를 중심으로 병력 육성 시설, 보급소, 방어 시설 등의 설비를 건설하고 업그레이드해 강력한 진지를 구축하는 한편, 부대를 육성해 게임 내의 중립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기지를 약탈할 수 있다. 평소 SLG를 자주 즐겼다면 무리 없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
게임 역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보다는 짧은 시간 동안 자주 게임에 접속해 부대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을 요구한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편성한 부대가 알아서 전투를 진행해 자원을 수집하며, 게임 내에서도 플레이어의 직접 조작보다는 행동을 지시하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등 전략 게임의 면모가 강하다.
한 가지 차이점은 게임의 메인 스토리와 콘텐츠 곳곳에 2차원 게임의 요소들이 들어갔다는 것. 기존의 SLG에서 부관 또는 지휘관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은 전부 애니메이션 풍 일러스트의 미소녀 캐릭터로 변했으며, 스토리도 플레이어와 부관들의 만남 및 교감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최근 2차원 게임에서 일러스트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된 만큼 '라스트 커맨더'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일러스트를 제공한다.
2차원 게임의 면모가 조금 더 부각되었으면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것이 '라스트 커맨더'의 차별화 전략이지만, 정작 게임 내에서는 서브컬쳐 마니아 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의 시스템과 미소녀 캐릭터가 긴밀하게 연결된 것이 아닌 단순히 두 요소를 합쳤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선 캐릭터 일러스트와 게임 내 비주얼의 괴리감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화면 상에서 보여지는 일러스트는 애니메이션 풍인 반면, 플레이어가 좀더 자주 마주하는 부대 전경이나 월드 콘텐츠 상에서의 비주얼은 기존의 SLG의 투박한 느낌에 가깝다. 캐릭터가 애니메이션 풍이라면 부대 내의 건물이나 중립 몬스터들도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서브컬쳐 마니아 층, 소위 '덕후'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메인 스토리나 호감도 요소를 제외하면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데, 이 때문에 게임 상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보좌관들이 그냥 소모품, 또는 관리 및 육성 대상으로만 느껴진다. 메인 화면에서 보좌관 캐릭터가 플레이어를 반겨주거나 호감도에 따라 추가적인 스토리가 열리는 등 2차원 게임 마니아 층을 위한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
SLG와 2차원 게임의 '케미'가 필요하다
SLG에 2차원 게임의 요소를 더한 것이 '라스트 커맨더'의 차별화 전략이지만, 이번 CBT에서는 두 요소 사이의 별다른 '케미스트리'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2차원 게임 마니아 층이 캐릭터에 이끌려 게임을 접하더라도 금세 흥미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SLG의 기본 요소에 충실했지만 시장 내에 경쟁작이 많은 상황이라 이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2차원 게임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여기에 CBT 버전 임을 감안하더라도 게임 내에서 크고 작은 버그들이 많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자원 수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동일한 캐릭터가 중복 출전이 가능한 버그 사례들도 나왔으며 아직 번역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텍스트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는 편. 아직 테스트 버전인만큼 정식 서비스 이전까지 완성도가 더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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