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기병 방위권', 어드벤쳐 게임의 진화를 확인했다

등록일 2020년05월25일 09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13기병방위권'의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했다. 정말 멋진 게임이었다.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게이머가 있다면 꼭 구입해 플레이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게임이다.
 
13기병방위권은 여러 명의 캐릭터들이 서로 엮이는 이야기를 캐릭터 별로 조금씩 보여주며 전체상을 추리하게 만드는 어드벤쳐 게임이다.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며 스토리를 진행하고, 분기를 나아가게 만들어 뒀지만 기본적으로는 텍스트로 진행되고 배경 그림과 캐릭터 이미지를 보여주는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의 변용에 가깝다.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 숨겨진 다음 이야기로의 연결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어드벤쳐 파트에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야 하고 전투 파트도 들어있어 '텍스트 어드벤쳐'와는 꽤 다른 느낌의 게임이 되었다.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쳐와도 다른,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쳐와 텍스트 어드벤쳐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게임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기자는 2014년, 일본의 유명 게임 개발자 마츠바라 타츠야와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마츠바라 타츠야 프로듀서. 2010년대를 대표하는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이자, 게임사에 남을 걸작 어드벤쳐 게임 '슈타인즈 게이트' 시리즈와 '카오스 헤드', '로보틱스 노츠' 등 과학 어드벤쳐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프로듀서이다.
 
2014년은 '슈타인즈 게이트'가 한국에 정식 한국어화 출시되어 '어드벤쳐 붐'을 만들어냈던 시기이다. 디지털터치부터 인트라게임즈, H2인터렉티브 등이 앞다퉈 어드벤쳐 게임을 한국어화 출시하며 잠시나마 국내 어드벤쳐 게임 팬들이 풍족한 게임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당시 마츠바라 프로듀서는 텍스트로 이야기를 보여주는 스타일의 '어드벤쳐' 장르가 향후 가장 발전 가능성이 많은 장르라는 견해를 밝혀 기자를 놀래켰다. 이미 문법이 정형화된 장르들에 비해 기술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해온 어드벤쳐가 기술의 접목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가 몸담고 있는 5pb에서는 그의 말대로 그 후 애니메이션 연출을 도입한 게임이나 3D를 접목한 게임 등 진화를 추구하는 타이틀을 다수 선보였지만 '이건 확실히 다르다', '마츠바라 프로듀서의 말대로였다'는 느낌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6년이 흐른 2020년 마침내 '마츠바라 프로듀서의 말은 사실이었다'는 느낌을 받는 게임이 나왔으니, 그게 바로 '13기병방위권'이었다.
 
매력적인 설정과 캐릭터 조형, 하면 할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구성. 좋은 이야기와 설정, 캐릭터에 색다른 구성이 더해지니 '참신하다'는 느낌을 준다. 2D로 표현되어 기술보다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아마 2D가 아니라 3D로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만든다면 마츠바라 프로듀서가 꿈꾸던 스타일의 게임에 딱 맞아떨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기자는 바닐라웨어의 오랜 팬으로 '오딘스피어' 일본판, 한국어판, 북미판은 물론 '드래곤즈 크라운' 전 기종 버전을 모두 소장중이다. 오딘스피어는 플레이스테이션2 시절부터 몇 번을 클리어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이다.
 
바닐라웨어가 그런 스타일의 액션 RPG를 더 보여주기를 기대하던 입장에서 전혀 다른 장르인 '13기병방위권'에 대해서는 플레이 전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클리어한 지금은 바닐라웨어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
 


 
바닐라웨어가 액션 RPG를 더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여전히 크지만 이런 멋진 게임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저 '바닐라웨어 하고싶은 거 다 해, 대신 좀 빨리 보여줘'라는 생각 뿐이다.
 
"이런 멋진 게임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로피 면에서는 너무 쉬워서 아쉬운 느낌이다. 더 플레이하고 싶은데 플래티넘 트로피가 그냥 한번 클리어하면 나와버리니 더 할 게 없지않은가. 북미판 트로피를 별도로 내서 북미판이라도 한번 더 플레이하게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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