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앞서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웨어러블 홀로그래픽 컴퓨터 '홀로렌즈 2(HoloLens 2)'가 국내에도 출시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우선 비즈니스 부문에 집중해 산업 분야에서의 증강현실 활용 사례들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혼합현실(Mixed Reality)는 기존의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를 합친 개념으로, 현실과 디지털 세계의 융합을 통해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혼합현실은 최근 엔지니어링, 건축, 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홀로렌즈 2'의 국내 출시를 기념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매체와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지은 대표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컴퓨팅 생활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라며 "우리는 그 다음 단계가 혼합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버전 대비 시야각 2배, 착용감 개선... 컨트롤러 없이도 조작 가능

'홀로렌즈 2'는 기존 버전에 비해 2배 넓어진 시야각과 3배 증가된 편의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볼록 렌즈나 빛의 왜곡을 통해 입체감을 구현하던 기존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달리 RGB 레이저를 통해 망막 뒤쪽에 직접 상이 맺히도록 해 가까이 있는 물체의 초점도 편하게 잡아낼 수 있도록 했다.

공간 매핑 및 다양한 센서를 통해서도 향상된 현실감을 경험할 수 있다. '홀로렌즈 2'는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감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실 세계에 있는 벽이나 책상 등의 물체를 감지해 허공에 홀로그래픽이 생성되거나 벽을 뚫는 등의 오류를 방지한다. 

이 밖에도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도 사용자의 손을 인식해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홀로그래픽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건복 팀장은 "기존의 VR이나 AR 디바이스의 경우 컨트롤러를 사용해야 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낮지만 홀로렌즈 2는 제약 없이 홀로그래픽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크린과 본체가 일체형이던 기존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달리, '플립 업' 형태의 바이저를 채택해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바이저를 올리고 내리면서 현실 세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건복 팀장은 "홍채 로그인으로 디바이스를 착용만 해도 사용자를 감지할 수 있으며, 시선을 추적해 실시간으로 홀로그래픽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라며 "특히 혼합현실 용 개발 도구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쉽게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산업 전 분야 활용 사례 증가... B2B 주력한다

혼합현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필립스는 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해 2D, 3D 데이터를 통합해 의사와 환자가 시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나사의 우주선 조립 과정에서도 혼합현실을 활용해 8시간 가까이 걸렸던 작업 시간을 50분까지 단축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원격 지원 시에도 혼합현실을 통해 필요한 작업을 직관적으로 지시할 수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드는 자동차 제품의 시제품이나 명품업계에서도 '홀로렌즈 2'를 통해 생산성 및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협업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충북테크노파크는 가스 밸브와 가스의 흐름을 홀로그래픽으로 구현해 향후 원격 제어로 가스 밸브를 잠글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SPTek은 스마트팩토리를 혼합현실로 구현, 공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처럼 '홀로렌즈 2'를 활용한 혼합현실 기술이 산업 전 분야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홀로렌즈 2'에서 B2C보다는 B2B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건복 팀장은 "우선 개인이 취미로 사용하기에는 가격이 높은 편이며, 아직은 산업 측에서의 요구사항이 큰 상황이다"라며 "개인이 사용하려면 콘텐츠 역시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시장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기존 제품에 비해 개선된 점이 많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다수"라며 "머리에 쓰는 장치이다 보니 배터리 지속시간에 대해서는 다양한 피드백들이 나오는데,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지은 대표는 "기존의 디바이스 같은 경우에는 기업체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AI를 구축하는 등 필요한 요소들이 많았다"라며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2에서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구축해 프로그램과 AI 등 기술을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전부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다"라고 말했다.